구조칼럼

 거짓말 공화국의 오연호 대통령께

오마이뉴스 대표 오연호가 포문을 열었다. “모든게 노무현 때문이야.” 한겨레도 그럴거고 데일리섶 만평도 이미 그러고 있고 프레시안도 그럴거고 모두가 그럴거다.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한다.

“반노정서 때문이야!”

반노정서 확실히 있다. 인정하다. 그러나 따져보자. 도대체 반노정서의 정체가 뭐지? 왜 노무현을 반대하지? 진실을 말하자. 반노정서는 노무현의 당선시점부터 형성된 거다. 후단협 때 부터 형성된 거다.

아니 출마하기 전부터 존재했던 것이다. 무엇인가? 지역주의다. 반노정서 때문이라는 말은 결국 지역주의 때문이라는 말이다.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해야 한다. 왜 지역주의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나?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비겁한 자들.. 나는 그들이 싫다. 혐오한다. 경멸한다.

지역주의 정치시스템에서 지역기반 없는 사람이 당선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다. 그 핵은 탄핵이다. 탄핵으로 인한 국민의 상처.. 승자는 없고 모두가 피해자가 되었다.

탄핵은 탄핵에 찬성한 국민의 1/3을 역적으로 만든 거다. 그들의 열패감 그리고 분노.. 그러고도 가만 있겠나? 그렇다면 이야기 끝난 거다.

정권은 다수파에서 나와야 한다. 소수파에서 정권 나오면 이렇게 된다. 막말로 민노당에서 정권이 나왔다면 어떻게 될까? 정치는 나눠먹는 건데 권영길이 누구랑 나눠먹고 타협하고 식물대통령 노릇 하겠나?

노무현에게는 다른 길이 없었다. 식물대통령으로 취임초부터 기든지 아니면 독하게 마음먹고 한번 싸워보든지. 싸워본 결과 이렇게 되었다.

노무현 아니라 권영길이라도 이렇게 된다. 소수파의 연합이 붕괴되면 이렇게 된다. 노무현 당선전부터 연합이 붕괴되었다. 후단협으로 붕괴되었고 멍의 배신으로 두 번 붕괴되었다.

우리당 창당으로 세번 붕괴되었고 연정발언으로 네번 붕괴되었다. 우리당 몰락과 정동영의 신당창당으로 다섯번 붕괴되었다. 소수파가 연합하여 기적적으로 다수파를 이겼는데 그 연합이 붕괴되자 주인없는 정권이 된 것이다.

노무현 정부를 자기정부로 여긴 국민이 이 나라 인구의 1/7이 되지 않는다. 이래서는 나라가 굴러가지 않는다. 원래 안될 것이 안된 것이다. 지난 5년간 중도에 짤리지 않고 그나마 자리를 유지한 것이 잘한 거다.

오마이뉴스들은 5년 내내 걱정했다. 노무현의 실정이 자기네 실정으로 오해될까봐. 노무현 잘못이지 내 잘못은 아니라는 발뺌이다. 비열한 책임전가다. 민노당도 5년 내내 걱정했다. 노무현 잘못이지 진보 잘못은 아니라는 거.

호남도 5년 내내 걱정했다. 잘못된건 노무현 책임이고 호남은 잘못없어. 미안하지만 노무현 네가 혼자 독박 써라. 정권을 만들어낸 유권자의 90프로가 당선전부터 등을 돌리고 5년 내내 발뺌에 열중했다.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는데 모두가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뭐가 잘못되었지? 북한과 전쟁이 났나? 경제가 망했나? 외교를 잘못했나? 잘못한건 없다. 단지 노무현이 잘한 것을 우리가 잘한 것으로 여길 ‘우리들’이 없었을 뿐이다.

아무도 노무현 정권을 우리정권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참여정부라고 이름붙인 것은 역설적으로 참여할 세력이 없다는 의미다. 아무도 참여하지 않으므로 참여정부라 이름붙여 참여할 세력을 모집한 거다.

우리당이라고 이름붙인 것은 그 ‘우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노무현의 업적을 우리 업적이라고 부를 그 우리가 수도권에 있었나? 전라도에 있었나? 경상도에 있었나? 충청도에 있었나?

우리가 없기 때문에 우리를 조달하려고 우리당이라 이름한 거다.

거짓말을 한다. 모두가 거짓말을 한다. 발뺌을 한다. 모두가 발뺌을 한다. 독박을 씌우고 빠져나가려고 한다. 나는 그들의 거짓말이 싫다. 눈치보며 잔대가리 굴리는 그들의 비열함이 싫다.  

지금 상황은 정확히 3당합당 시대로 되돌아간 것이다. 이것이 원래 출발점이다. 원점으로 되돌아온 것 뿐 더 나빠진 것은 없다.

3당합당으로 호남이 고립되어 나라가 분열되자 의식있는 국민들이 호남을 편들어 6 : 4 정도로 대략 균형을 맞춘 것이다. 거기에 김종필을 끌어들여 5 : 5로 균형을 맞춘 것이 국민의 정부다.

김종필이 이탈하여 7 : 3으로 다시 환원되었는데 부산출신 노무현과 울산에 공장을 가진 정몽준이 힘을 써서 5 대 5로 균형을 맞춘 것이다. 그러나 몽이 이탈하고 우리당이 창당되자 다시 7 대 3으로 되돌아갔다.

호남은 다시 고립된 것이다. 일이 이렇게 되자 고립에서 탈출할 방법이 없어진 호남도 등을 돌렸다. 9 대 1이 되었다. 9는 지역주의고 1은 개혁이다. 그 1은 빠지고 나머지 9가 이번 대선을 치렀다. 결론은 도로 7 : 3.

그렇다. 한국 정치의 원점은  7 대 3이고 앞으로도 7 대 3과 일시적 합종연횡에 의한 5 대 5 사이를 왔다갔다 할 것이다. 7 대 3은 한국정치의 항구적인 기본판구조이고 5 대 5는 유권자의 균형감각이 작용할 때 잠시 가능한 것이다.

이명박+이회창은 7이고 정동영+문국현은 3이다. 이러한 세력분포는 3당합당 시점의 7 대 3과 정확히 일치한다. DJ가 JP를 끌어들인 것은 DJ니까 그런거고 JP니까 그런거고 이제 지역연합을 성사시킬 거물들은 없어졌다.

오연호가 저런 소리를 하는 이유는 하나다. 또다시 지역연합을 성사시키면 된다는 생각이다. 확실히 오연호들은 노무현 정치에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노무현이면 적어도 부산경남표는 따라올 것으로 기대했을테니까.

그렇다. 노무현은 부산경남을 장악하지 못했다. 경상도를 쪼개지 못했다. 그래서 욕 먹는 거다. 노무현의 원죄다. 노무현이 부산경남의 맹주가 되었다면? 부산경남+호남으로 연합하면 충청표 이탈해도 가능성 있다.

오연호들은 어떻게 호남이라도 살려서 또 한번 지역연합을 꾀하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을 두드리는 것이다. 그래서 오연호는 말한다. ‘모든게 노무현 때문이야!, 반노정서 때문이야!’ 그러나 본심을 번역하면.

“모든게 노무현이 부산경남의 지역맹주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야!”

그렇다. 모든게 노무현 때문이다. 호남이 기대했던 부산경남표를 노무현이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며느리가 열쇠 3개는 커녕 빈손으로 왔으니 시어머니에게 구박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지역주의 정치시스템에서 지역맹주가 되지 못한 것이 노무현 잘못이다. 오연호는 그것을 추궁하고 있다. 오마이뉴스여! 오연호여! 더러운 자들이여! 당신들이 원하는게 결국 그거였나? 부산경남 지역표였나?

다시 지역주의 유령 부활시켜서 호남을 고립시키자고?

진실을 말하자. 지역주의 귀신은 원래 있었다. DJ와 노무현이 지난 10년간 그 귀신을 막았다. 그동안 호남은 고립에서 벗어났다. 노무현이 더 이상 방패막이가 되어주지 못한다. 그래서 오연호는 화가 났다.

말은 맞다. 따는 그러하다. 부산경남표 못가져오는 노무현, 대구경북표 못가져오는 유시민이 너희 썩어빠진 지역주의자들에게 무슨 쓸모가 있겠나?

우리는 졌다. 개혁+호남의 연합은 딱 한번 써먹을 카드임이 드러났다. 두 번은 쓸수 없는 카드였다. 우리는 개혁+호남이라고 믿었는데 그들은 호남+부산경남이라 믿었던 거다. 거기서 틀어진 거 맞잖아?   

그래! 우리가 너희를 속였다. 지역표도 없으면서 너희를 작업하려 했다. 날로 먹으려 했다. 너희에게 개혁은 원래 관심밖이었다는거 알면서 작업했다.

우리는 너희에게 상처를 주었다. 너희도 우리에게 상처 주었다. 나는 너희도 개혁인줄 알았다. 나는 너희가 부산경남표를 원할 뿐임을 깨닫지 못했다. 그러므로 할말이 없다. 다 내 잘못이다. 그러나 너의 거짓말은 듣기 싫다.

이번 대선의 두 가지 핵심은 지역연합의 붕괴+경제성장에 대한 환상이다. 둘 다 거짓말 공화국을 이루고 있다.

이명박이 7프로 성장을 이야기 했는데 일시적으로 가능하다. YS의 신경제 100일작전으로 밀어붙이면 단기호황 가능하다. 그리고 장기적인 불황이 뒤따른다. 단기호황은 이명박 덕이고 뒤따르는 장기불황은 나몰라라?    

수도권 규제 다 풀고, 재벌규제 다 풀고, 지역차별 하면 경제성장 된다. 공장 몰려있는 부산경남에 돈 퍼부으면 경제성장 된다. 밀어줘도 효과없는 지역은 거지 만들고 수도권과 경상도만 밀어주면 경제성장 된다.

한 반에 60명이 있는데 공부 못하는 30명은 쫓아버리고 진도 따라오는 30명만 집중하여 가르치면 반평균 올라간다. 지역균형 성장 포기하면 성장률 올릴 수 있다. 그러나 그래서 쪼개진 나라는 누가 수습하고?

네 이웃, 네 친구, 네 형제의 가슴에 못 박고 몇푼 벌면 그래서 행복하냐?

이명박 경제는 하나다. 될놈 밀어주기다. 못클놈 솎아내기다. 지금 되는 곳은 수도권과 부산경남 뿐이다. 대구는 이명박도 못살린다. 원래 대구는 공단입지가 아닌데 박정희가 어거지로 돈 퍼부어 만든 곳이다.

대구는 하느님도 못살린다. 만약 대구를 억지로 살리면 한국이 죽는다.

서울은 지금 초호황이다. 빌딩 공실률이 제로에 가깝다. 빌딩이 바닥나서 사무실 임대료 다 올랐다. 그러니 다들 돈독이 올랐다. 버니까 더벌고 싶은 거다. 그러니 다들 경제타령하는 거다.

100만원 있는 사람이 10만원 더벌면 간에 기별도 안 간다. 잊어버린다. 그러나 1억 있는 사람이 1천만원 더 벌면 이걸로 펀드도 해야하고 부동산도 해야하고 외제차도 사야하고 해외여행도 해야하고 계획이 천가지다.

가슴이 벌렁벌렁 한다. 눈 뒤집어진다. 눈 뒤집어져서 이명박 찍었다.

무엇인가? 경제가 어렵다는 말의 본질은 우리나라에 진정한 의미에서의 중산층계급이 탄생하고 있다는 거다. 원래 중산층은 자산계급이다. 부동산과 펀드만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중산층이다.

10년 전에는 집에 컬러TV만 있으면 중산층인줄 알았다. 그러나 10년 사이에 돈 쓸데가 백배로 늘어났다. 텔레비를 사도 수백만원짜리 PDP를 사야 하고, 해외여행도 해야하고, 자식들 과외도 시켜야 하고.

돈을 벌면 벌수록 눈뒤집어지는 거다. 옛날에 10만원 더벌면 10만원어치 술먹었다. 지금은 100만원 더벌면 라이프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져서 웰빙 해야한다. 완전히 다른 세계를 목격하게 된다.

신천지가 눈앞에 보인다. 이 세계에서 저 세계로 건너가려면 천만원은 껌값이고 억단위가 있어야 한다.

결국 집에 컬러TV 있고 자동차 있다고 중산층이 아니고 부동산과 펀드만으로 먹고 사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중산층이 지금 이 나라에 막 탄생하고 있는 거고 그들은 사는게 웰빙이라 라이프스타일이 다르니 눈뒤집어지는 거다.

욕망이 분출하고 있다. 이것이 진실이다. 한해 1천만이 해외로 나가는 시대다. 촌놈이 해외여행 한번 다녀오더니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떠버린 것이다. ‘이번 휴가는 발리로 갈까 하와이로 갈까?’ 이런 말 나오면 가슴이 쿵쿵 뛴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것.

한국이 국민소득 2만불로 선진국 수준에 근접하면서 마음은 선진국에 와 있고 현실은 그렇지 못한 데 따른 엄청난 괴리감이 엄습한 거다. 그러니 다들 경제를 외치게 되는 거다. 촌넘이 새로운 세계 발견하고 눈 뒤집어진 거다.

선진국이란 무엇인가? 교육, 의료, 실업, 여가에서 기본으로 보장이 되고 그 나머지 부분에서는 각자 알아서 자유롭게 가는 거다. 이러한 구조를 국민들이 인식을 해야 하는데 주위에 비교할 선진국이 없으니 개념을 못잡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세금이 많다고 아우성이지만 진실로 말하면 실제로 세금내는 것은 기업 뿐이다. 월급쟁이들 유리지갑 운운하지만 연말에 다 환급받는다. 생 구라다. 공무원, 교사들은 세금을 내는 사람이 아니라 쓰는 직업이다.

누가 세금을 내지? 농부? 군인? 공무원? 교사? 자영업자? 아니다. 엄밀하게 따지면 모든 세금은 결국 대기업이 낸다. 본질이 그렇다. 자영업자가 내는 세금도 그 연원을 따져보면 궁극적으로는 대기업의 생산력에서 나오는 거다.  

문제는 대기업이 최근에 갑자기 부자가 되었다는 거다. 왜냐하면 경쟁력이 생겼으니까. 이전에는 대기업의 경쟁력이 저임금에서 나왔는데 이래서는 세금을 낼 수 없다. 왜? 많은 세금은 적은 임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이 저임금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 경쟁력이 생긴건 최근의 일이다. 한국의 기업은 최근에 들어서야 세금내는 기업이 된 것이다. 그 이전은 세금 내봤자 노동자 임금 깎아 낸 돈이므로 주머니돈이 쌈지돈이었다.

자영업자들이 내는 세금은 노동자들의 소비에서 나왔으므로 자영업자의 많은 세금은 궁극적으로 노동자들의 많은 손실을 의미한다. 역시 제로섬이다. 주머니돈이 쌈지돈이 아닌 순수한 세금은 기업의 경쟁력에서만 나온다.

중국에서는 농부들이 세금을 낸다. 그 세금은 농부를 위해 쓰인다. 제로섬이다. 한국도 예전에는 농부들이 세금을 냈다. 그 세금은 수리시설 개선에 쓰였다. 제로섬이다. 제로섬 게임이 아닌 순수한 세수는 기업에서만 나온다.

노동자의 주머니를 털어먹는 자영업자의 세금도 본질에서 제로섬이다. 물론 자영업자의 막대한 탈세는 막아야 하지만 이건 다른 차원의 논의이고 궁극적으로 제로섬 게임이 아닌 플러스 알파의 세수는 기업 밖에 없다.

그런데 그 기업이 노동자를 착취해 번 돈으로 세금내면 역시 제로섬이다. 공무원, 군인, 교사, 국영기업체가 내는 세금은 오른쪽 호주머니의 돈을 왼쪽 호주머니로 옮긴 것에 불과하다. 제자리서 맴을 도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제로섬이 아닌 순수한 세금은 기업의 경쟁력에서만 나온다. 그 기업의 경쟁력이 노동자 착취에 기초하면 역시 제로섬이며 그 반복되는 뺑뺑이돌기에서 한국이 벗어난 때가 IMF 이후다.

IMF 이후 한국은 완전히 달라졌다. 기업이 노동자 착취 아닌 다른 방법으로 경쟁력을 얻었고 결국 제로섬에서 벗어났으며 순수한 세수가 최초로 발생했고 한국경제는 다른 차원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부자가 된다. 왜? 세금수입이 늘어났으니까. 선진국들은 그 돈을 복지에 썼다. 왜? 수요확충이야말로 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니까. 교육, 의료, 실업, 여가에 그 돈을 써야 한다. 이것이 선진국 마인드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최근에 변화된 이러한 사실을 모른다. 그들은 여전히 제로섬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세금은 국내에서 돈이 뺑뺑 돌다가 중간에 펑펑 새는 것이고 정부는 가난할 수록 좋고 복지 따위는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이유가 있다. 가족주의가 교육, 의료, 실업, 여가를 대리했는데 갑자기 그 일을 정부가 떠맡겠다니 믿을 수 없다. 여전히 가족주의 시스템에 지출이 있는데 이중지출이다. 애들 과외시키느라 허리 휘는 이유가 무엇인가?

다 노후를 위해서다. 노후를 위해 정부에 돈 내고 정부로부터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식들 과외시키고 자식들에게 혜택받겠다는 거다. 한국인들은 이중으로 보험료를 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인들이 자식보험이 빵꾸난다는 사실을 모른다는데 있다. 내 자식은 효자라서 노후 책임져 줄거라고 철썩같이 믿다가 요양원 간다. 왜 남아선호사상이 있는가? 자식보험이 여성에겐 해당안되기 때문이다.

결론은 한국이 처음 제로섬게임에서 탈출하여 기업이 세금내는 구조로 이동했는데 한국인 중에 이러한 변화를 알아챈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것. 외국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유럽과 달리 우리는 주변에 비교될 외국이 없다는 것.

그러므로 정부에 돈 내고 연금받는 구조와, 자식보험에 돈 내고 가족에 의지하는 이중구조가 적용되어 이중으로 돈을 뜯기고 있다는 것. 그러므로 선진국 구조의 개혁을 감당못한다는 것. 그래서 반대한다는 것.

최근에 정부가 부자가 되었는데 그 의미를 아는 사람이 없다. 정부는 가난할수록 좋다는 제로섬 마인드에 빠져있다. 정부가 가난하면 수요확충이 안 되어 다 죽는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

이 거짓말과 오해를 깨줄 한 명의 깨어있는 지식인과 바른 언론이 없다.

이러한 상태에서 갑자기 중산층이 생겼다. 양극화라지만 거짓이고 본질은 중산층이라는 새로운 계급의 탄생이다. 진정한 의미의 자산계급은 펀드와 부동산으로 10억 이상 가진 사람이다. 옛날에는 없었다.

미국에도 중산층은 40프로 밖에 안 된다. 그들은 대부분 주식투자 한다. 한국도 그 흐름을 따라간다.

중산층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인한 쇼크다.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자 미치고 환장한다. 돈이다. 돈 밖에 없다. 컬러TV만으로는 행세할 수 없다. 해외여행에, 원정출산에, 자녀유학에, 외제차에, 40평 아파트는 기본이어야 한다.

거대한 욕망의 분출! 해외여행 하며 가난한 외국인들에게 발마사지 받으면서 마음이 들떠버린 얼빠진 한국인들! 마치 노예가 갑자기 귀족이 되어 노예를 부리는 입장으로 역전된 것과 같다.

‘노예야 노예야 요놈의 노예야! 요렇게도 부려보고 조렇게도 부려보자. 오늘은 요렇게 시중받아보고 내일은 조렇게 시중받아보자. 이참에 해볼거 다해보자. 으시대고 과시하고 위세부리자. 한 풀이 하자.’  

이것이 경제 망했다는 주장의 본질이다. 욕망이 분출한 거다. 종놈이 갑자기 귀족되어 노예를 요렇게도 부려보고 조렇게도 부려보고 해볼거 다해보려니 지갑이 비었다. 경제가 망했다고 울음 터뜨린다.

해외여행하며 중국인, 베트남인에게 발맛사지 받을 때 기분이 그런 거다. 노예에서 주인으로 바뀌었으니 마인드를 바뀌어야 한다. 모든 것을 다 바꾸어야 한다. 돈 씀씀이가 두 배로 느는 것이 아니라 열배로 늘어난다.

떡값 이건희 헛소리에 이런게 있다. ‘일반 제트기가 초음속 제트기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엔진의 힘만 강해져서는 안되며 초음속 돌파의 충격파를 이기기 위해 비행기의 모든 부분이 다 바뀌어야 한다’.

음속은 340미터다. 음속을 넘는다는 건 공기의 층을 밀고간다는 것이다. 비행기가 그냥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돌처럼 단단해진 공기입자의 층을 계속 밀고간다는 거다. 그러므로 다 바꾸어야 한다.

한국인들은 진정한 중산층의 세계를 목격하면서 새로운 신분상승을 경험하고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바꾸어야 한다는 초조감에 시달리고 있다. 노예에서 주인으로 신분이 바뀌면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몰라서 어리둥절해 있다.

간단하다. 다른나라 보고 따라하면 된다. 그 비교될 다른나라들은 모두 서구에 있다. 어떤 의미에서 한국은 작은 도시국가와 같다. 유럽의 강소국들은 도시국가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도시국가는 국가의 통제를 많이 받는다. 시골에서 누구 눈치 안보고 사는 것과 도시에서 남에게 피해 안주려고 배려하며 사는 것은 다르다. 시골마인드에서 도시마인드로 바꾸어야 복지, 의료, 실업, 여가, 교육의 의미를 이해한다.

선진국이란 국가가 복지, 의료, 실업, 여가, 교육을 책임지는 것이며 한국인은 가족주의에 그것을 맡기고 있으므로 선진국으로 가는 길에 두 배의 희생을 치르게 된 것이며 그 때문에 혼란해 하는 것이다.

우리는 졌다. 왜 졌을까? 노무현은 6개의 콘텐츠를 가졌다. 상고출신의 서민이미지, 미선이 효순이 촛불시위에 따른 반미자주 이미지, 지역주의 반대의 상징성, 원칙과 상식의 개혁이미지, 인터넷 전문가 이미지, 그리고 행정수도 이전.

정동영은 하나도 없다. 정동영만 없었던 것이 아니다. 이해찬도 유시민도 김근태도 없다. 콘텐츠는 후보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다. 시대가 만들고 참모가 만들고 개혁세력이 가진 역량의 총합이 만드는 것이다.

정동영이 잘못해서 진 것이 아니다. 단지 그가 총대를 매서 독박을 쓴 것이다. 부득부득 고집을 피워서 안 써도 되는 독박을 쓴 것은 정동영 책임이지만 개혁세력에 속하는 누구도 콘텐츠를 만들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이명박은 콘텐츠가 있었다. 그 중에서 큰 것은 정권교체다. 이건 이명박이 만든게 아니라 시대가 만든 것이다. 노무현의 반미자주 이미지, 인터넷 전문가 이미지도 시대가 만든 것이다. 결국 이번에는 시대가 우리편이 아니었던 거다.

이명박은 청계천도 있고, 상고출신이라 서민이미지도 있고, TV드라마 영웅시대에서 띄워준 영웅이미지도 있고, 부시 흉내내어 여의도식 정치 운운하며 비정치적인 인물로 자기캐릭터를 만든 것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홍보물에서도 졌고 광고전에서도 졌고 이쪽저쪽에서 완패한 것이다. 정책대결에서 지고 인물대결에서도 졌다. 대통령제는 정책보다 인물의 비중이 더 큰데 인물싸움에서 진 것이다.

인물에서 졌다는 것은 이명박 경제가 한나라당 특허는 아니라는 말이다. 한나라당이 경제를 잘한다는 말은 국민이 안 믿지만 이명박이 경제를 잘한다면 속아넘어간다는 거다. 이건 이명박의 아킬레스건이다.

정책이 아닌 인물에서 이기면.. 또 그 정책이 당이 아니라 인물에서 나온 정책이면 치러야 할 반대급부가 있다.

기대되로 경제가 고성장을 한다면 몰라도 안 한다면.. 한 방에 가는 수가 있다. 한나라당은 폭탄을 가지고 출발선에 선 것. 정책에서 이겨야 진짜 이기는 것이다. 지금 인물은 없어서 어쩔 수 없고 정책은 지금부터 만들어야 한다.

말 타면 경마잡히고 싶고, 벼슬하면 비단옷 입고 싶고, 돈 벌면 사치하고 싶다.  선진국 문턱에서 한국인의 터무니없이 늘어난 욕망을 통제하는 방법은 둑을 쌓는 것이 아니라 물꼬를 터주는 우임금의 치수여야 한다.

2만불시대에 촌놈이 해외여행 한번 하고, 중국에서 발맛사지 한번 받고, 졸지에 하인에서 상전으로 신분이 역전되어, 말로만 중산층 말고 진짜 중산층, 진짜 자산계급의 완전히 다른 세계에 충격을 받아, 눈이 뒤집어진 한국인들의 터무니없이 분출하는 욕망을 우리가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우임금의 방법은 욕망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욕망의 배출구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고속성장을 하면서 겁대가리가 없어진 한국인들은 안전욕구에 둔감하다. 보장과 보험과 의료와 여가와 복지에 둔감하다.

안전에 둔감한 한국인들에게 안전욕구를 자극하는 서구의 방법으로는 그 분출하는 욕망을 통제할 수 없다. 공사장에서 노동자가 죽어나가도 무리하게 공기를 단축하는 이건희식 경제수법에 중독된 한국인들에게 안전욕구의 자극이라는 북유럽식 요법은 안 통한다.

그렇다면? 넘치는 욕망을 배설하게 해야 한다. 그 대상은 교육이다. 진보의 강점은 교육에 있다. 국민의 정부 시절에 일부 있었다. 학교 교사를 늘리고, 급식을 일반화 하고, 이해찬식 교육을 도입하고, BK21사업을 시행하고, 신지식인을 선정했다. 신바람나는 국민운동을 조직한 것이다.

이 방법은 일부 성공했다. BK21은 말이 많았지만 일단 바람직한 방향이었고, 신지식인사업은 심형래 때문에 우스워졌지만 민심의 정곡을 찔렀다. 콘텐츠가 부실했을 뿐 본질에서 옳았다. 이해찬식 교육은 미국에서 70년대에 유행하던 히피철학에 기초한 잘못된 방법이었지만 일부 성공한 부분도 있다.

방향은 옳았는데 세기가 부족했다. 이것이 나의 평가다. 특히 이해찬식 교육은 일부 평가할 점이 있지만 근본에서 한국인들의 정서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한물 간 낡은 이론이다. 반만 맞는 이론이다.

나는 DJ가 하다가 중단한 이 길에 우리의 승산이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방향을 바로잡고 세기를 가다듬고 콘텐츠를 확충한다면.. 이해찬식 교육을 넘어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올바른 교육정책을 수립한다면, 신지식인 사업을 넘어선 범국가차원의 대학술사업을 전개한다면? 대형 프로젝트가 나와주어야 한다.

무엇인가? DJ시절 진보는 유일하게 교육이었고 노무현 시절 진보는 유일하게 인터넷이었다. 진보는 오직 교육에만 장점이 있는 거다. 경제는 약점이거나 아니면 수구의 잘못을 바로잡을 뿐 나아가서 비전을 제시하지는 못하는 거다.

결론은.. 진보와 보수의 대결은 궁극적으로 교육이냐 경제냐다. 각기 그 부분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진보가 분배를 강조하지만 분배하려면 성장이 앞서가며 길을 열어줘야 하므로 역설의 덫에 빠지는 수가 있다.  

분배하기 위해 먼저 성장해야 한다는 이명박 논리가 먹힌 것이다. 그러므로 성장은 했는데 분배를 못하면 진보의 주장이 먹히지만, 그 타이밍에서는 통하지만, 성장이 안되었는데 분배를 주장하면 국민이 납득을 못한다.

결론적으로 진보의 분배입장은 역사의 특정 시점에 먹히고 그 시기가 지나면 먹히지 않는다. 반면 수구의 경제입장은 4만불 선진국이 될 때 까지 먹힌다. 식민지, 분단, 독재에 상처를 입어 유난히 후진국 콤플렉스가 심한 한국인들의 열등감을 조금 자극해주면 그저먹기로 먹힌다.

그러므로 갑자기 중산층이 발생하여 국민의 욕망이 끓어오른 지금 그 욕망의 배출구로 교육에서 활로를 열어야 한다. 분배는 간헐적으로 먹히는 방법에 불과하므로 항구적으로 먹히는 교육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지금부터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인터넷을 활용한 국가적 차원의 대학술사업을 계획해야한다. 모든 어린이가 영어교육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론을 고안해야 한다. 머리 싸매고 연구해야 한다.

나는 그 해답이 있다고 믿는다. 단지 찾아내지 못했을 뿐. 그걸 찾아내는 것이 진보의 사명인데, 진보가 그 길을 찾아내지 못했으니 우리 잘못이다. 우리가 국민 앞에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교육천국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다른 사치는 삼가야 하지만 교육과 문화는 사치해도 괜찮다는 인식을 퍼뜨려야 한다. 서구의 복지대국에 맞서는 교육천국, 문화대국의 비전을 선포해야 한다. 물론 각론이 받쳐주어야 한다.

2만불 시대다. 이걸 긍정해야 한다. 욕망이 끓어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진보의 방법은 담을 쌓는 방법이다. 이 방법으로는 이미 눈알이 뒤집어져버린 한국인의 들끓는 욕망을 통제하지 못한다. 우임금의 치수를 활용해야 한다.

우리가 지금이라도 교육천국의 비전을 섬세하게 가다듬는데 성공한다면, 그리고 5년 후 이명박 요령주의 경제가 한계에 봉착한다면 정권을 되찾아올 수 있다. 정권을 되찾기 전에 왜 우리가 정권을 맡아야 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정동영은 콘텐츠가 없었다. 노무현은 6개 있었는데 단 한개도 없었다. 그러므로 완패다. 왜 우리가 정권을 담당해야 하는지 설득하지 못했다. 밑그림이 나와야 한다. 유시민이 말하는 사회투자의 핵심은 교육이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한국을 이끌어갈 지식이 멸종해서 진 것이다. 엘리트에 대한 반감이 높아져서 상고출신 이명박에게 진 것이다. 진중권의 디워 해프닝은 가만있는 대중을 모욕하여 한나라당에 백만표를 가져다 바친 것이다.

그는 평범한 대중을 ‘영구’라고 모욕했다. 영구라는 표현은 금치산자를 의미한다. 지체장애인에 대한 인종주의적 모독이다. 내 얼굴에 침뱉는데 누가 좋아하겠는가? 진보 특유의 엘리트주의에 대한 대중의 반감이 작용한 거다.

인물이 없었다. 김대중, 노무현이라는 두 천재가 지난 10년을 이끌었을 뿐 그 밑에서 받쳐줄 인재가 없었다. 앞날을 예견하고 방향을 제시할 한 명의 지성이 없었다. 국민의 정부가 만든 일련의 교육프로젝트를 이어가지 못했다.

대중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서민후보를 내야 한다. 자주노선 천명하여 젊은이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교육천국, 문화대국의 비전을 선포하여 들끓는 욕망을 통제해야 한다.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국민의 안전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는 복지, 의료, 실업, 여가 부문에서 한국의 정서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북유럽모델 직수입은 실패다.

정권교체 욕구를 자극하고, 이명박의 지역분열 정책을 폭로하고, 소수파 연대의 정신을 홍보하고, 결정적으로 경상도를 둘로 쪼개면 이길 수 있다. 희망은 있다.

꼴등하는 사람이 중간까지 치고올라오는 방법은 요령이다. 중간하는 사람이 정상에 올라가는 방법은 신용이다. 이명박 경제는 요령이다. 요행수를 노리는 것이다. 벌써 외국인 투자가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어떡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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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여! 거짓말은 하지 말자. 노무현에게 독박 씌우고 정동영에게 독박 씌우고 비열하게 그러지 말자. 인정할건 인정하자. 콘텐츠가 없어서 졌다. 콘텐츠는 우리가 가진 역량의 총합에서 나온다. 총력에서 진 것이다. 인정해야 한다.

적의 실패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대지 말자.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이 되자. 국민이 납득하는 수준의 정교한 콘텐츠를 만들자. 서구의 것을 강요하지 말고 우리 정서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자. 지식이 살아나야 한국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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