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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2070 vote 0 2006.10.12 (10:37:45)

햇볕정책은 실패했는가?

“아따! 곽철용이가 니 아부지냐? 복수는 무슨 복수! 식칼로 배를 쑤시든 망치로 머리를 찍든 고기값이라도 번다는 자본주의적인 시각으로다가 접근을 해야지 그렇게 인간적인 감정으로 들이대면 안되는 것이여!”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략 이런 대사였지 싶다. 아귀는 고수다. 이건 고수의 시야다. 고수는 전혀 다른 지점을 보고 있다.

타짜는 누아르 영화니까.. 도박을 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주기 위해.. 도박꾼의 말로를 상징하는 아귀를 극악무도한 인간으로 설정했지만.. 그 부분을 논외로 하고 순전히 캐릭터의 완결성으로만 본다면.. 아귀가 가진 시야가 가장 넓다.

  

고수의 눈높이로 보자

핵 문제에 대처하는 자세도 마찬가지.. 김정일 죽일놈 하며.. 콧김을 마구 내뿜으며 눈알을 희번덕 까뒤집으며 분기탱천해서 마구 씨근덕거리며 그렇게 인간적인 감정으로 들이대면 하수다. 하수!

강풍정책 다음에 햇볕정책이 나왔다. 친일 박정희의 강풍정책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하는 식의 복수논리다. 이건 다분히 인간적인 감정이 들어간 것이며.. 하수의 방법이다. 박정희는 하수다.

DJ의 햇볕정책도 아주 고수의 방법은 아니다. 세상 모든 이치가 그러하듯이 당근과 채찍이 적절히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비유하자면 DJ의 정책은 평경장과 같은 낭만파 고수의 방법이다.

중국이 키신저의 능란한 외교솜씨에 놀아나서 문득 죽의 장막을 걷어치운 것은 전혀 아니다. 소련의 압력에 밀려서 출구를 찾던 중 마침 키신저가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는 신사적인 방법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일이 잘 해결된 것이다.

시베리아 불곰 러시아의 조이기가 없는데 유태인 장사꾼 키신저가 세치 혀로 10억 중국을 단숨에 녹여냈다고 믿는다면 아둔한 생각이다. 세상 이치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역사의 경험칙으로 논할 때 대략 세 가지의 방법을 말할 수 있다. 첫째 구한말 일제가 조선을 먹은 방법이다.

이건 돈을 왕창 풀어서 정권의 수뇌부를 부패시킨 후.. 매국노를 조종하여 통째로 사들이는 방법이다. 북한에 왕창 퍼주어서 돈맛을 알게 한 다음 부패한 북한 권력 수뇌부를 매수하는 것이다.

이 방법이 성공할 확률은 많지 않다. 무능한 구한말 조선과 고도로 조직화된 지금의 북한은 다르기 때문이다. 이완용은 매수할 수 있어도 고종은 매수할 수 없다. 김정일은 매수가 불능이다. 그러나 다른 방법과 적절히 겸용하는 즉 칵테일 요법을 구사한다면 일정한 범위 안에서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둘째 서독이 동독을 먹은 방법.. 이건 북한 주민을 구워삶는 것이다. 당시 대다수의 동독사람들은 서독 TV를 시청해서 서독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고물 트라비를 버리고 잘 나가는 BMW를 타고 싶었다.

이 방법을 성공시키려면 앞으로 20년간 북한에 퍼주기를 계속해야한다. 남한의 정보를 북한에 제공해야 한다. 북한 민중의 마음을 움직여서 내부에서 서서히 녹아내리게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부분적으로라도 개방을 해야한다. 다행히 지금 압록강 쪽으로 중국의 싸구려 제품이 북한으로 물밀듯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짧으면 10년, 길어도 20년 안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세 번째 방법은 세치 혀로 죽의 장막을 열어젖힌 키신저를 본받아 외교로 해결하는 것이다. 이때 반드시 악역을 맡아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 소련이 악역을 맡아서 중국을 위에서 눌러주었다.

중소국경 분쟁 이후.. 중국인민은 핵전쟁에 대비하여 지하벙커를 파는 사업에 대거 투입되었다. 농번기에 농사일도 제쳐놓고 전 인민이 핵전쟁 준비에 들어갔기 때문에 중국은 피폐해졌다. 닉슨이 그 틈을 이용한 것이다.

키신저와 닉슨의 당근정책은 소련의 채찍정책이 가세해 준 덕분에 먹힌 것이다.

햇볕 만으로 안 된다. 강풍이 겁을 줘야 한다. 어르고 뺨 치는 것이다. 문제는 포지셔닝이다. 강풍이 가깝고 햇볕이 멀어야 한다. 소련의 강풍은 가까이 있고 미국의 햇볕은 멀리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이 안심하고 개방을 한 것이다.

햇볕이 너무 가까이서 비치면 오히려 불안해서 문을 꽁꽁 걸어잠그고 외출도 하지 않는다. 중국은 개방했지만 여전히 사회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 국경을 맞댄 채로 중국이 개방을 했다면? 지금 중국은 붕괴했다.

한국은 햇볕을 쓰고 있고 미국은 강풍을 쓰고 있다. 이게 뭔가 아귀가 맞지 않는 그림이다. 작전미스다. 가까운 데서 강풍으로 발등을 찍고 멀리서 햇볕으로 유혹을 해야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햇볕만으로 성공한 전례가 없고 강풍만으로 성공한 사례도 없다. 햇볕과 강풍의 혼용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래도 안 된다. 그것만으로는 역시 부족하다. 햇볕으로도 안 되고 강풍으로도 안 되고 햇볕과 강풍의 혼용으로도 역시 안 된다. 뭐 어떻게 외부에서 작용해서 일이 될 것으로 믿는다면 여전히 하수다.

강풍만으로 된다고 믿는 자는 곽철용 수준의 하수다. 딴나라는 캐릭터가 딱 곽철용이다. 햇볕만으로 된다고 믿는다면 평경장 수준의 낭만파 고수다. 낭만 찾다가 피보는 수 있다. 아귀 수준의 고수라면 햇볕도 강풍도 신뢰하지 않는다.

무엇인가? 햇볕이든 강풍이든 둘 다 외부에서의 작용이다. 줄탁동기라 했다. 안에서 쪼아 신호를 보내는 병아리와 밖에서 쪼아 껍질을 깨뜨려주는 어미닭의 쪼기가 동시에 일치해야 한다.

외부에서의 작용만으로 성공한 예가 없다. 언제나 그렇듯이 내외의 변수가 손뼉이 마주치듯 일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예컨대 북한 내부에서 권력이 교체되고 있다면 찬스가 올 수 있는 것이다. 다행히 김정일 얼굴을 보니 병색이다. 저 인간의 수명도 그리 길 것 같지가 않다. 찬스는 언제든지 올 수 있다.

김정일이 지난번에 무리하게 미사일 발사를 해서 실패하더니 이번에 또 조잡하게 핵실험을 해서 국제사회의 의구심을 사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인간도 사정이 다급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북한 권력층 내부에서 붕괴 조짐이 있으니 이 인간이 군기잡는다고 미사일이다 핵이다 동원하여 군 수뇌부 소집해놓고 충성맹세 한번 받아두는 것이다. 하여간 김정일도 지금 똥줄이 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결론적으로 가장 어리석은 방법은 햇볕이든 강풍이든 어느 하나에 의존하는 것이며 과학적인 방법은 칵테일 요법을 쓰는 것이다. 위의 세 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당장 통일이 될 것을 기대하지 말고 북한 내부에서 변화가 있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 모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우리가 밖에서 개입하여 인위적으로 북한의 운명을 바꾸려고 시도한다면 건방진 생각이다. 이는 하늘의 이치에 맞지 않다. 순리가 아니라 역리다. 북한의 운명은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결정하게 두는 것이 좋다. 우리는 단지 그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을 뿐이다. 그들이 원한다면 말이다. 이것이 겸손한 태도다.

우리가 인위적으로 북한의 빗장을 열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최선을 다하되 하늘에 맡기고 북한에 맡겨야 한다. 세상 이치가 그렇다. 고기값은 번다는 자본주의적인 시각으로다가 접근해야 한다.

투자한 만큼 먹는다. 우리가 햇볕을 많이 투자하면 장차 통일비용을 줄이게 되고 통일이 되었을 때 더 많은 이득을 취하게 된다. 우리가 덜 투자하면 그 만큼 중국이 먹는다. 중국이 다 먹고 난 다음 통탄해봤자 소용없다.

가장 과학적인 방법은 중국, 러시아의 북한 조이기.. 한국과 미국과 일본의 햇볕정책.. 이렇게 가야 답이 나온다. 그런데 거꾸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돕고 있고 미국과 일본이 강풍을 몰아치니 될 리가 있나.

왜 그러한가? 시야를 조금 더 넓혀봐야 한다. 해양문명과 대륙문명의 충돌이다. 미일의 해양문명과 중러의 대륙문명이 한반도에서 충돌한다. 북한은 미일의 자본주의 공세로부터 대륙을 지켜주는 입술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이 본질이다.

문명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아프리카문명과 아랍문명 그리고 유럽문명이 삼각으로 충돌한 곳이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어리석게도 인류의 죄를 대속해서 십자가의 고행을 자처하고 있다. 미련한 짓이다.

마찬가지로 북한은 해양문명과 대륙문명 사이에서 고래 사이의 새우 노릇을 자청하고 있다. 중국고래와 러시아고래, 미국고래가 대가리 터지도록 싸우고 있는데 북한새우는 미쳤다고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서 그 사이에 찡겨서 비명을 질러대고 있나?

이유는 딱 하나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노출증.. 이 두 인간은 태생이 바바리맨이다. 어떻게든 방송에 한번 뜨려고 별 짓 다 한다. 지구촌 60억의 시선을 한 번 끌어보겠다고 공연히 중미의 고래싸움에 끼어들어 새우죽네 비명을 질러댄다.

김정일의 핵노출증.. 저런 사이코를 상대할 때는 냉정하게 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식의 복수논리로 접근하면 딱 김정일 수준 된다. 수구꼴통들은 원래가 김정일 수준이니 그렇다 치고 우리는 달라야 한다.  

이스라엘, 북한, 쿠바.. 똑 같은 수준이다. 시선 끌기 딱 좋은 위치에서 주목받으려고 별 쇼를 다 벌인다. 쿠바 역시 부유한 북미와 가난한 남미 사이에서 그 모순과 갈등을 혼자서 감당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대륙과 대륙, 문명과 문명이 마주치는 접점해서 장사를 해서 돈 벌 생각은 안하고 거꾸로 그 갈등과 모순을 혼자서 앓으려 하다니 머저리가 아닌가?

그러나 역사적으로 그런 나라들은 늘 있어왔다. 늘 지구상의 어딘가는 대륙과 대륙 사이에서 중개무역으로 떼돈을 벌고 또 어딘가에서는 그 틈바구니에서 전쟁으로 개박살이 나곤 했다. 인류는 늘 그런 식이다. 그렇게 긴장을 이어간다.

 

우리는 하수가 아니다

여우가 굴을 팔 때는 도망갈 구멍을 아홉 곳에 뚫어 놓는다고 한다. 영리하게 대처해야 한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고 과학적으로.. 거기다가 플러스 알파.. 자본주의적인 시각으로다가 접근해야 한다.

강풍과 햇볕을 겸하되 강풍 역할은 중, 러에 맡기고 햇볕 역할은 한미일이 맡아야 한다. 대륙문명에 속한 북한을 떼내어 해양문명에 속하게 하는 작전을 먼저 구사해야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북한 권력 수뇌부와 북한 민중을 분리대응하는 작전을 써야한다. 북한 권력 수뇌부와는 적절한 긴장을 이어가더라도 북한 민중은 무조건 포용해야 한다. 퍼주기는 북한 민중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북한 내부에서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김정일이 영생할 것도 아닌 바에야 언제라도 기회는 온다. 어떤 한 가지 방법으로 만병통치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확률을 조금씩 높여가는 식의 접근을 해야한다.

결론적으로 햇볕정책이 우리의 안보비용을 줄였다는 점에서 고기값은 버는 정책인 것은 분명하다. 드라마에서는 언제나 햇볕이 주인공이고 강풍은 조연이다. 조연이 너무 깝치고 나서면 안 된다. 강풍정책이 절대로 성공할 수 없는 정책임은 오래전에 확인 되었다.

햇볕만으로 단시일 안에 북한이 변화될 것이라 믿는다면 순진하다.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장기전을 해야한다. 앞으로 20년간 더 북한주민과 북한 권력 수뇌부를 구워삶아 보겠다는 태도로 임해야 한다.

우리가 세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김정일의 핵장난감은 전혀 겁낼것 없다. 그거 코미디다. 코미디. 핵 노출증.. 여고 앞에서 바바리맨 짓. 웃음거리나 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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