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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508 vote 0 2011.11.21 (20:18:52)

 

이 글은 구조론게시판의 ‘사람이 되고 싶은 난초와 관계가 있습니다.

 

 

 

생물의 진화와 사회의 진보

 

생물의 진화나 사회의 진보나 자본의 팽창은 본질에서 같다. 생물의 진화 원인을 모르므로, 사회의 올바른 진보전략이 나오지 않고, 자본에 대한 합리적인 통제방법도 모르는 것이 현대사회의 병폐다.

 

다윈의 생존경쟁 개념은 수구꼴통의 시장지상주의와 마찬가지로 초딩 마인드다. 그야말로 무식이 하늘을 찌른다고 할 수 있다. 진보진영의 투쟁전략도 여전히 이러한 초딩수준에 머물러 있다는게 문제다.

 

한 마디로 ‘상부구조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상부구조는 원인측, 하부구조는 결과측이다. 원인측을 보라는 말이다. 다윈은 결과측을 관찰했을 뿐이다. 원인측은 첫째 유전자, 둘째 집단, 셋째 상호작용이다.

 

구조론의 모듈진화론 ↔ 다윈의 적자선택론
◎ 유전체계 ( O ) – 신체부위 ( X )
◎ 집단 ( O ) – 개체 ( X )
◎ 상호작용 ( O ) – 돌연변이 ( X )

 

다윈은 생물의 머리나 꼬리나 몸통이나 깃털이나 신체 일부분을 관찰한다. 기린의 목을 관찰하고 핀치새의 부리를 관찰하는 식이다. 틀렸다. 결과측을 보지 말고 원인측을 보라. 변이는 유전자에서 일어난다.

 

진화는 ‘모듈 단위로 일어난다’는 것이 구조론의 입장이다. 모듈은 생물 개체의 머리나 꼬리나 깃털이나 몸통과 상관되지 않는다. 인간의 혀가 특별히 진화해서 말을 하게 된 것이 아니라 사회의 진화가 혀에 반영되었다.

 

어떤 인간이 특별히 변이를 일으켜 앵무새처럼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해도 그 인간은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소비하는 비효율적인 존재이므로 곧 도태되고 만다. 그런 따위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인간의 유전체계 내에 사회적인 소통방법을 규정하는 모듈이 존재하며 그 모듈에서 변이가 일어난 것이다. 인간은 단지 혀를 잘 움직이는 정도가 아니라 종합적으로 집단의 의사소통 수준을 발전시켰다.

 

영어의 he, is, a, are 등은 턱으로 대상을 가리키는 몸짓이다. 턱짓이다. 혀가 아니라 턱이라는데 주의해야 한다. 혀만으로는 언어를 말할 수 없다. 인간은 턱과 혀와 입술과 이와 성대로 소리를 낸다.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제어하는 모듈이 있다. 결론적으로 공동체의 전개하는 방향성이 진화를 추동하는 근원의 엔진이다. 진화는 개체가 아니라 집단 단위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아프리카의 사바나 코끼리는 암수 모두 커다란 상아가 있다. 반면 정글코끼리는 상아가 가늘고 뾰족하다. 인도 코끼리 암컷은 대부분 상아가 없으며 조그맣게 있는 경우도 있다. 상아가 없는 수컷도 있다.

 

사막코끼리는 상아의 길이가 짧다. 상아가 코끼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 것도 아니다. 사바나 코끼리의 상아는 정글을 파괴하여 길을 만들고 동물이 지나다니게 한다.

 

상아가 없으면 사바나가 정글로 변하고 동물들의 이동로가 막혀 건기에 좁은 지역에 갇힌 동물이 먹이를 구하지 못해 몰살되는 수가 있다. 사바나 코끼리의 큰 상아는 코끼리보다 다른 동물에게 더 이로운 것이다.

 

인간들의 행동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갈림길을 만나면 반드시 오판을 한다. 마이너스 원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판단이 아니라 거꾸로 손해가 되는 판단을 한다.

 

◎ 합리적 행동 : 자기에게 이득이 되는 행동.
◎ 비합리적 행동 : 자기에게 손해가 되는 행동.

 

인간이 합리적인 존재라는 통념은 망상이다. 인간은 지극히 비합리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개인의 비합리적인 행동은 역으로 공동체의 리스크를 감소시킨다. MC몽이나 이하늘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그 경우 개인은 오판으로 희생되지만 집단에게는 유익해진다. 이명박의 삽질이 그러하다. 인간의 비합리적인 판단은 집단 내의 상호작용을 증대시키기 때문이다. 인간의 오판이 상대의 반응을 끌어내는 것이다.

 

갈림길에서 하수가 어떤 판단을 할지 고수는 뻔히 안다. 보나마나 상대가 반응하는 쪽으로 판단한다. 슬그머니 반응하는 척 해주면 금방 따라온다. 권투선수는 왼손잽으로 주의를 끈 후 오른손 훅으로 결정짓는다.

 

뱀 다루는 사람은 한 손으로 뱀의 주의를 끈 후 다른 손으로 뱀의 목덜미를 낚아챈다. 일단 반응을 해서 상대를 현혹시킨 후 제압하는 것이다. 이는 마술사가 관객을 속이는 방법과도 같다.

 

개인의 비합리적인 판단은 스트레스라는 무의식의 조종을 받는다. 개가 짖는 이유는 도둑을 물리칠 의도가 아니라 단지 낯선 냄새에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떠넘길 목적으로 짖는 것이다.

 

인간은 어떤 판단의 기로에 서면 스트레스 때문에 금방 자신에게 해롭고 장기적으로 집단에 유익한 나쁜 길을 선택한다. 이러한 판단과 행동은 집단 내에 상호작용을 증대시켜 집단을 이롭게 한다.

 

아시아가 쇠퇴한 이유는 상호작용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도 한중일은 서로간에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유럽은 전쟁도 많이 했고 무역도 많이 했다. 활발한 상호작용이 그들을 진보시켰다.

 

생물의 진화 역시 상호작용의 증대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 상호작용의 증대는 개체 단위로 설명될 수 없다. 집단이나 군집 단위로 파악해야 하며 더 나아가서 생태계 전체 단위로 파악해야 한다.

 

어떤 종류의 천산갑은 불필요하게 몸을 공모양으로 만드는데 집착한다. 단지 적으로부터 방어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한다. 방향성이 있으며 의도적으로 그 방향으로 간 것이다.

 

생존 관점에서 보면 천산갑의 그러한 행동이 이해되지 않으나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납득된다. 천산갑의 진화방향은 결국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증대시킨다. 더 환경과 밀접해진다. 그것이 진화다.

 

◎ 환경과의 상호작용 – 카멜레온, 사마귀, 해마, 나방 등
◎ 집단 내의 상호작용 – 인간의 언어가 대표적이다.
◎ 이성 간의 상호작용 – 일부 성선택설로 설명되고 있다.

 

상호작용은 환경과 종 사이에서 주로 일어나지만 집단이나 군집 내에서 혹은 종 내부에서 암수 사이에서도 관측된다. 환경과 종 사이의 상호작용은 환경변화로 인한 대멸종과 그 이후의 대진화를 설명할 수 있다.

 

 

 0.jpg다리를 벌려 풀잎인척 하는 메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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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인척 하는 사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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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초인척 하는 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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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인척 하는 해마

 

 

중요한 것은 난초, 사마귀, 해마, 나방, 도마뱀붙이 등 몇몇 종만 이런 짓을 열심히 한다는 점이다. 어떤 종류의 해마는 전혀 이런 짓을 하지 않는다. 이런 행동이 개체의 생존률을 높였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

 

환경과의 상호작용은 특정 개체의 생존률을 높였다기보다 대규모적인 환경변화에서 그 종이 살아남을 확률을 증가시켰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예컨대 개는 매우 다양한 종이 있지만 치타는 1종 1속 뿐이다.

 

아프리카의 결혼관계에 있지 않은 두 부시족의 유전자 차이는 영국인과 한국인의 유전자 차이보다 크다. 즉 부시맨은 한국인이나 영국인보다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정도가 더 큰 것이다. 애초에 설계가 다르다.

 

이런 부분을 통합적으로 조율하는 유전자가 있으며 그 때문에 불필요한 미학적 완벽주의를 보여주기도 한다. 마치 고집센 장인처럼. 거꾸로 봐야 한다. 그러한 방향성, 지향성이 도리어 진화의 본질이다.

 

◎ 종래의 관점 - 우연히 변이가 일어났고 적합한 것이 살아남았다.
◎ 구조론 관점 - 모듈세팅의 지나친 완벽주의가 진화를 추동한다.

 

동물 중에서 인간만이 말을 한다. 인간만이 웃을 줄 안다. 인간만이 털이 없다. 이 셋은 각각 각각 별도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동시에 진화한 것이다. 웃음과 말과 표정은 정보전달이라는 점에서 공통되므로 같은 진화의 모듈에 속한다.

 

인간의 언어는 집단 내의 상호작용을 증대시키는 유전자 모듈의 방향성이 결정한 것이며 굉장히 많은 진화가 동시에 일어났다. 300만년 혹은 500만년 전에 처음 나무에서 내려왔을 때부터 방향이 정해져 있었다.

 

300만년 전 원인이 현대인처럼 발달된 혀와 성대와 구강과 턱근육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확률적으로 그러한 조합이 탄생될 인자가 있었고 드물게 놀라운 정도로 현생인류와 유사한 개체도 있었다.

 

남자는 여자보다 천재와 바보가 많고, 흑인은 백인보다 천재와 바보의 편차가 크다. 애초에 소스가 주어져 있었던 것이다.

 

생존경쟁 개념은 멸종론이지 진화론이 아니다. 그걸로 종의 멸종을 설명할 수 있으나 진화를 설명할 수는 없다. 인과관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자연도태는 진화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자동차가 오늘날의 모습으로 진화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끝없이 새 자동차를 내놨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많은 자동차들이 폐차되었지만 그 부분은 논외다. 폐차 덕분에 신차가 나온건 아니다.

 

폐차는 그냥 수명이 다해서 폐차된 것이다. 자동차의 진화는 적자생존 때문이 아니라 고유한 환경과의 상호작용 능력 때문이다. 그리고 환경이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30년 안에 구글에서 하는 무인자동차가 전면화 된다면 그건 생존경쟁 때문이 아니라 IT산업의 발달 덕분이다. 마차의 자연도태와 자동차의 등장은 관계가 없다.

 

중국마차는 경쟁을 안해서 자동차로 진화를 못한 것이 아니다. 인간의 웃음이나 표정이나 언어는 개체의 생존과 관련이 없고 집단의 전략과 관계가 있다. 반드시 상부구조가 있고 그 상부구조에서의 규정이 핵심이다.

 

생존경쟁에 져서 멸종된 예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종은 생물의 대멸종기에 순간적으로 멸종된다. 근래 1만년 안에 멸종된 종은 거의 인간이 멸종시킨 것이다. 과거에 영국에서 검은 나방, 흰 나방 어쩌구 하는 바보같은 주장이 있었으나 개소리에 불과하다. 전혀 근거가 없다.

 

◎ 정답 - 모든 생물 종의 유전체계 내부에는 고유한 환경과의 상호작용 능력이 있으며 그것이 진화의 본질적 원인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1) 반드시 발견되어야 할 상부구조가 있고 그 상부구조에 원인이 있다.
2) 인간은 상부구조의 방향성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조종되는 비합리적 존재다.
3) 상부구조는 주로 변화하는 환경과의 부단한 상호작용 형태로 기능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아내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냥 보이는 것을 보려고 하지 말고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내는 훈련을 해야 한다. 갈라파고스 섬 핀치새의 부리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 것은 그게 원래 핀치새 집단의 전략적 방향성이었던 것이다. 핀치새는 단지 부리만 변이를 일으킨다.

 

천문학자가 눈으로 보고 행성을 찾아내는 것은 아니다. 암흑물질을 눈으로 보고 찾아내는 것이 아니다. 보이는 별들의 궤도가 불규칙한 것을 보고 거기에 영향을 미치는 보이지 않는 행성의 존재를 알아채는 것이다. 보이는 물질의 질량을 계산해보고, 거기에 공백을 만드는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의 존재를 아는 것이다.

 

상부구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눈으로 보려고만 해서는 5천년 동안 줄곧 눈으로 뻔히 보고서도 소실점을 보아내지 못한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이다. 계 내부의 상호관계에서 성립하는 질서라는 개념이 있어야 그것이 보인다.

 

니체가 권력의지를 말했을 때 그것이 개인의 내부에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권력은 개인이 아닌 집단에 존재한다. 보이지 않는 상부구조가 개인의 행동을 결정한다. 그것을 아는 것이 정신차리는 것이다. 진화 역시 상부구조가 결정한다.

 

진화의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수구꼴통들이 헛소리를 하고, 또 진보세력이 그 수구세력의 헛소리를 제압하기는커녕 오히려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반드시 상부구조가 있고 모듈이 있다. 방향성이 있다.

 

애초에 방향성이 있기 때문에 상호작용의 증대는 그것이 전쟁이든 무역이든 염병이든 반드시 장기적으로 집단에 유익하게 나타난다. 센터가 부피의 중심보다 앞에 있으면 꼬리가 어떻게 움직이든 앞으로 간다.

 

제멋대로 움직이면 제멋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한 방향으로 간다. 이때 방향은 확산 아니면 결집이다. 무리가 제멋대로 움직이면 흩어지거나 모이거나다. 늑대가 나타나면 양들은 제멋대로 가도 모여 있게 된다. 상어가 나타나면 물고기는 제멋대로 가도 공 모양으로 뭉친다.

 

집단 내부의 긴장도를 끌어올리고 스트레스를 높여서 상호작용을 증대시키면 거대한 진보가 일어난다. 반면 이 길이 맞다거니 저 길이 맞다거니 하면서 한 쪽을 닫아놓고 한 쪽으로 가면 퇴보하여 망한다.

 

구조론의 핵심은 탑 포지션을 차지하는 것이다. 탑 포지션은 외부환경과의 상호작용 밀도가 높은 곳이다. 반면 외통수로 몰리면 진다. 상호작용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간단한 거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재벌집중, 지대상승, 고립주의는 상호작용을 차단한다. 일시적으로는 집중이 효과를 내는데 그 경우는 외부에서 새로운 시장이 계속 찾아질 때다. 공격은 집중이 이기고 수비는 집중이 진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애플의 클라우드 전략은 연환계로 엮이는 건데 공격은 효과적이나 수비를 못해서 망한다. 민주당과 친노세력의 연합이 공격에서는 효과적이었다. 참여정부가 정권을 획득한 것이다.

 

그러나 수비를 못해서 한나라당에게 당했다. 지금 전세가 바뀌어서 우리가 다시 공격모드이므로 대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묻지마 통합은 적이 어떤 승기를 잡았을 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한다.

 

모여서 공격하고 분산하여 후퇴하라. 이게 정답이다.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따라잡을 때는 모여서 가는 것이 좋고 선발주자가 방어할 때는 분산하여 막는 것이 좋다. 경제의 이치와 생물의 이치와 정치의 이치는 완전히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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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6]1234

2011.11.21 (23:58:28)

흐릿하게이지만 조금은 감이 오는 것 같습니다.

 

종의 진화가 생태계에 의해 의도되었다는 것은

어떻게 본다면 정말 상식적인 이야기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상부구조가 하부구조를 결정하므로

하지만 그 당연한 상식에서 도출된 결과는 상식을 따르지 않는군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1.11.22 (01:01:43)


상부구조를 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의식적으로 계 안에서 소실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냥 눈으로 본다고 보이는게 아닙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그냥 믿으면 곤란합니다.
니체의 권력의지나 공자의 인의나 노자의 무위나
석가의 열반이나 예수의 사랑이나 전부 상부구조에 속합니다.
노자의 무위 - "내버려 둬." 내버려두면 되기는 뭐가 돼? 쫄딱 망합니다.
내버려두면 옴팡지게 망하는데 왜 노자는 냅두라고 했을까요? 이건 말이 안 되잖아요.
"노자 저 양반 미쳤구만." <- 이러면 대화가 안 되잖아요.
내버려두라는 말은 상부구조가 작동하도록 당신은 빠져주라는 말입니다.
사랑이라는 것도 그래요. 그게 뭔데? 그냥 사랑 안 하면 되잖아?
그런데 그게 맘대로 됩니까? 사랑의 열병을 앓는 겁니다. 근데 빠져나가지 못해요.
숨이 가쁘고, 일이 손에 안 잡히고, 성질이 예민해지고 뭐가 잘 안 돼요.
새끼를 낳은 엄마곰은 매우 예민해서 사람이 모르고 접근하다가는 맞아죽는 수가 있어요.
새끼를 위해서 목숨을 쉽게 내던집니다. 왜 그럴까요?
"저 곰이 미쳤나봐." <- 이건 아니잖아요.
이미 거기에 상부구조가 작동하고 있다 말입니다.
엄마곰은 그 상황에서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새끼가 죽는걸 보는것 보다는 차라리 자기가 죽는걸 선택합니다.
비합리적으로 행동한다 말입니다.
이기적 유전자 좋아하네.
모든 것은 상호관계 안에서 상호작용으로 일어나는 것입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자기 아닌 것을 자기로 느끼는 건데
인간에게는 원래 그런 능력이 있습니다.
뇌가 자기 시선이 닿는 범위까지 자기 자신으로 느낀다는 말을 옛날에 했는데
원래 인간의 뇌가 그렇게 세팅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눈은 3D로 보지만 이는 뇌가 해석한 것이고 원래 눈에는 2D로 정보가 들어갑니다.

뇌는 카메라처럼 2D로 찍어서 슈퍼컴퓨터를 돌려서 그걸 다시 3D로 해석해 내는 겁니다.

잘못 해석하는 수가 있기 때문에 착시현상이 일어나는데 이거 굉장히 심합니다.

일전에 게시판에 착시이미지가 많이 올라왔지만  완전히 색깔을 바꿔버리곤 합니다.

심지어는 직선을 휘어버리고 휜 것을 펴버리기도 합니다.

맹점에 위치하면 시세포가 없어서 안 보이는데 주변에 것을 끌어와서 적당히 얼버무리며 메워버립니다.

이렇듯 외부자극을 뇌가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건데

사랑은 자기 바깥의 존재까지 그냥 자기 일부로 해석해 버립니다.
머리칼이나 손톱은 죽었으므로 생물학적으로는 자기 신체의 일부가 아니지만

이미 자기로 느끼는 거고, 따져보면 인간 안에 인간 아닌 것이 굉장히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인간은 원래 목축업을 하는데 뱃속에 바이러스를 키우고 있어서
이것들이 식물을 분해해서 각종 단백질을 생산해 냅니다.
그래서 소는 풀만 먹어도 살이 찝니다.

풀에서 없는 단백질을 졸라리 찾아내는게 아니고 공장 돌려서 찍어내는 거에요.

그 공장의 바이러스 노동자는 엄밀한 의미에서 자기에 속하지 않습니다.
그 나와 나 아닌 것의 경계는 모호한 것입니다.
여드름을 일으키는 모낭충은 작은 벌레인데 외부에서 침투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인간에게 포함되어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위 본문의 이미지 중에서 산호인척 하는 해마는
카멜레온이 컬러를 복제하듯이 외부환경을 그대로 복제한 것입니다.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원래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외부환경을 자기로 인식하기도 하고 자기를 외부환경과 섞어버리기도 합니다.

상부구조의 작동에 의해 인간이나 생물은 활발하게 상호작용을 하고 있고

그것이 진화의 근본 원인입니다. 

 

구조론의 상부구조설을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고

다윈의 성선택설을 보편화하여 확대적용한 것으로 보면 됩니다.

다윈 주장이 거의 개구라지만 성선택은 약간 말 되는 건데

근데 그게 왜 성별 간에만 적용되겠습니까?

다윈의 성선택 개념은

말하자면 돌턴이 태양계의 모습을 보고 원자도 똑같을 것이라고 상상하여 원자가설을 베풀었듯이

그냥 인간 사회의 결혼이나 중매, 맞선 따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같다붙인 거에요.

그게 말이나 됩니까?

성선택에 의하여 진화한게 아니고 성별간 상호작용이 있는 겁니다.

예쁜 여자를 남자들이 선택해서 예뻐진게 아니고 근친혼을 안 하면 예뻐집니다.

정글에는 수천개의 언어가 있는데 정글족들은 의도적으로 부족내에서 혼인합니다.

일부러 타 부족과 말을 다르게 해요.

고립시켜서 한 방향으로 진화해 가려는 거지요.

이 역시 상호작용에 따른 스트레스가 원인입니다.

일부일처제나 일부다처제를 선택하는 것도 그런 건데

어떤 경우 일부다처가 유리하기도 합니다.

암사자들은 사냥을 못하는 숫사자가 방해되므로 처치곤란으로 여겨서 일부다처를 선택하는데

그래도 큰 물소를 사냥하거나 하이에나를 쫓아낼때는 숫사자가 필요하지요.

여기서 전략적 선택이 있는 것이며 다부냐 일부냐 방향성이 정해지면 그 길로 곧장 갑니다.

환경이 나쁘면 암컷을 낳아 식구를 늘림으로서 생존확률을 올리고

환경이 좋으면 수컷을 낳아 세불리기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막연히 생존을 꾀하는게 아니고 생존전략과 세력전략 중에서 적절하게 선택하는 것입니다.

역시 환경과의 상호작용입니다.

 

 

 

[레벨:6]1234

2011.11.22 (13:19:17)

'나와 나 아닌것의 경계는 모호한 것이다'

 

이런 사실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사람들이 이런 현상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이유인 듯 싶습니다.

학계도 마찬가지

물론 저도 마찬가지구요

 

손톱이 나라면 

내가 옷을 입으면 그 옷은 나인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내가 아닌가?

나 자신보다도 더 사랑하는데?

 

나와 교감하는 것은 내가 아닌가?

정신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해마도 자기가 산호인지 해마인지 헷갈릴 것입니다

[레벨:2]노란고양이

2011.11.22 (12:58:49)

혹돔이라는 물고기 녀석은 모두 암컷으로 태어나서 그 중 일부만 수컷으로 전환한다고 하드라구요..  같은 이유겠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1.11.22 (14:15:53)

 

자연계에서 상호작용의 폭이

의외로 매우 크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혹돔 무리 중에 수컷이 하나 있으면 암컷이 수컷으로 변하지 않습니다.

수컷이 없으면 그 중에 하나가 수컷으로 변합니다.

즉 혹돔들은 수컷의 존재를 항상 의식하고 있다는 거지요.

문제는 인간 사회에도 이런 상호작용이 활발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개 자신의 이성적 판단이라고 믿지만 실은 상호작용에 의한 무의식입니다.

일부다처제를 교리로 하는 종교집단에서 그런 점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한번 방향이 정해지면 일제히 그 방향으로 달려갑니다.

환경에 적합한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환경 그 자체를 만들어 갑니다.

박정환과 이하늘이 지금 몇 주 전에 동물농장에서 방영된 일본원숭이처럼 싸우는데

TV에서처럼 옛날에 같이 갔던 한 목욕탕에 집어넣어 놓아야 치유가 됩니다.

김성근, 이만수도 지금 그러고 있고.

두 감독이 공통적으로 상부구조가 개입하여 '나쁜 길로 가도록' 유도한 것입니다.

구조적으로 항상 나쁜 카드를 선택하게 되어 있습니다.

왜 이만수는 전화를 하지 않았을까?

패를 한 장 더 보려다가 타이밍을 놓친 것입니다.

왜 김성근은 전화를 받지 않았을까?

역시 패를 한 장 더 보려고 긴장을 걸어준 것입니다. 

이러한 판단은 자신이 이성적으로 결정한 것처럼 착각되지만

실제로는 무의식의 명령에 의한 것입니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상대에게 더 많은 자극을 주는 쪽을 선택한 것입니다.

훈련되지 않으면 거기서 벗어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

교사나 목사나 바람둥이들은 훈련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무의식의 함정에서 잘 벗어나기도 하는데

그 방법으로 사람을 조종하기도 합니다.

사람을 능수능란하게 잘 다루는 사람을 조심해야 합니다.

 

[레벨:15]르페

2011.11.22 (20:23:01)

진화론의 자연선택설, 적자생존설을 뒤집어엎는 <상호작용설>이 출현했소.

대한민국의 학자들은 모두 까막눈들인가??


프로필 이미지 [레벨:15]aprilsnow

2011.11.22 (22:03:01)

<상호작용설>  위대한 이론의 탄생입니다.

자연선택설, 적자생존설이니... 생존보존,약육강식... 다 유치한거네요.

 

정말 대한민국의 학자들은 모두 까막눈인가봅니다.

세종의 한글창제를 폄하하려는 심리같은 걸까요?

 

좀더 일찍 젊어서 구조론을 만나지 못한게 아쉽네......

이건 뭐... 엄청난 신대륙이고 보물인데....

몸도 눈도 느려 퍽퍽 퍼먹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5]aprilsnow

2011.11.22 (21:56:28)

종종 그러지만,

내내 감탄하면서 읽을 수 밖에 없습니다.

파편화된 의문들이

이렇게 선명하게 한줄에 꿰어져 걸림없이 느껴지다니...

감동입니다. 멋집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1.11.22 (22:42:04)

다윈의 진화론과 스펜서의 사회진화론은 같은 패거리인데

스펜서의 사회진화론을 맹비판하는 진보가 다윈의 진화론에는 침묵한다면 이상하지 않소?

 

다윈의 적자선택론과 수구꼴통의 시장경쟁론이 거의 판박이인데

수구꼴통의 시장만능론은 맹비판하면서 다윈의 적자선택은 '긍가부다' 하면 이상하지 않소?

 

스펜서의 사회진화론이나 수구꼴통의 시장만능론은

거의 콘텐츠가 없다는 점에서 딱 봐도 이건 아니야 이런 느낌이 들지 않소?

 

세상은 복잡한데 그냥 시장에 맡겨놓고 냅두면 된다면 노자의 무위자연이란 말인가?

노자의 무위자연은 전혀 안 믿으면서 시장만능설은 믿는다는 말인가?

 

노자의 무위자연도 웃어넘기고 수구꼴통의 시장만능도 비웃으면서

다윈의 적자선택은 말이 된다고 믿는다는 건가?

 

물론 노자의 무위에도 일말의 진리는 있고 수구꼴통의 시장주의에도 일말의 진리는 있소.

그러나 세상은 복잡하고 정밀한데 일말 가지고 되겠소? 백말 천말 만말 억말이 필요하지 않소?

 

다윈의 진화론에도 일말의 진리는 있소. 그걸 부정하는 것은 아니오.

그런데 말이오. 말은 바로 하자는 거요. 단지 말만 바로 해도 의문은 상당히 풀리오.

 

제가 UFO라는 단어는 잘못된 단어이고

미확인된 비행추정 물체추정 관측자료라고 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소.

 

미확인인데 무슨 비행이고 물체라는 말이오? 물체도 아니고 비행도 아니오.

만져보기 전에는 물체라고 말하지 말고, 타보기 전에는 비행이라고 말하지 마오.

 

사실을 논하기 전에 말이 틀렸소. 사실은 뭐 볼 것도 없소.

창조론도 그렇소. 창조론이라는 말은 지구에 없소. 사전에도 없소. 물론 이 사전은 그 사전이 아니오.

 

왜 창조론은 없는가? 창조론은 AS가 없기 때문이오.

유전자의 존재로 보아 진화는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데 하느님은 한번 창조해놓고 땡인가?

 

정확히 말하면 창조론은 창조후 새로운 진화금지 감시론이오.

하느님은 생명을 창조한 후 생명이 스스로 진화하지 못하게 지속적으로 감시감독하고 있노라.

 

이래야 말이 되잖소? 그럼 창조론이 아니라 조절론이 되고 마는 거요.

하느님이 생명을 창조한 후 무수히 AS를 베풀었나니라. 이거 창조론 아니오.

 

창조는 딱 한 방에 끝나고 손떼야 하오. 근데 수상한 미생물은 지금도 발생하고 있소.

인간의 인위적인 교잡으로 이미 신종과 아종이 탄생하고 있소.

 

그럼 창조론자는 창조론을 업데이트하여 지구상의 생명은 하느님에 의해 창조되고

한편으로 인간에 의해서도 창조되었다고 해야 하남요?

 

하나의 근거에 의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설명될 수 있어야 론인데

 AS 해주면 론이 아니잖소. 론이 아닌데 무슨 창조론?

 

결론 창조론이든 진화론이든 대강의 방향성만 주장할 뿐

결정적인 콘텐츠가 없다. 이게 맞소.

 

무위자연-헛소리임

시장만능-헛소리임

창조후땡-헛소리임

자연선택-헛소리임

사회진화-헛소리임

 

그냥 하나 툭 던져놓고 다 때려 맞추려는 점장이 수법으로 접근하면 곤란하오.

구조론은 복잡한 것을 복잡하게, 정밀한 것을 정밀하게 해체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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