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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사를 쓰지 말아야 하는 이유

원문기사 URL : https://v.daum.net/v/20180227115401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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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렬  2025.03.20

접속사를 쓰면 안 된다. 이런 말은 흔하다. 그런데 왜 접속사를 쓰지 말아야 하는지 진실을 말해주는 사람은 없다. 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를 읽고와야 한다. 하드보일드 문체를 알아야 한다. 접속사를 쓰면 안 되는 이유는 신문사 때문이다. 신문 연재는 분량만큼 원고료를 준다. 문장을 늘려야 한다. 헤밍웨이의 노인과바다는 내용이 짧은데 원고료를 얼마나 받아야 하는가? 신문사와 연재계약을 했다면 망하는 거다. 왕년에는 길게 늘어지는 글이 유행했다. 원고료 쳐받으려고. 헤밍웨이는 부자라서 돈에 관심이 없었던 거다. 짧게 문장을 끊어주면 화자의 개입이 최소화 된다. 권투중계라 하자. 알리가 쳤다. 그러자 포먼이 받아쳤다. 그래서 알리는 피했다. 이러면 안 된다. 그건 아나운서의 개입이다. 접속사를 넣으면 객관적인 문장이 안 된다. 헤밍웨이는 쓸데없는 묘사를 빼서 독자가 현장을 떠올리게 했다. 바다의 풍경은 작가가 말하면 안되고 독자가 생각해야 한다. 즉 접속사는 자기소개형 문장이 되는 것이다. 알리가 쳤다. 포먼이 받아쳤다. 알리는 피했다. 이래야 관객이 알리와 포먼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떠올릴 수 있다. 접속사가 들어가는 이유는 그래야 작가 입장에서 쓰기 편하기 때문이다. 즉 접속사는 독자에게 필요없지만 작가에게는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문장을 쓴 다음 접속사를 대거 지우면 된다. 


알리가 쳤기 때문에 포먼이 피하고 받아쳤다. 

알리가 쳤다. 포먼이 피했다. 포먼이 받아쳤다.


두 문장을 비교해보자. 화자가 독자를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무엇인가? 접속사는 조리있는 문장에 필요한 것이다. 즉 작가에게는 논리가 필요한데 독자는 필요없다. 작가는 논리라는 고리로 문장을 낚는다. 낚시꾼이 낚았다. 그래서 물고기는 낚였다. 여기서 그래서를 빼면? 물고기가 낚였는지 작가는 알수 없다. 작가에게는 접속사가 매우 필요하다. 생각이 잘 되게 하기 위해서. 즉 모든 문장의 자기소개는 자기 머리를 굴리기 위해 필요한 장치인 것이다. 접속사가 없으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글을 못 쓴다. 접속사가 인과관계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작가에게만 필요한 것이다. 독자는 필요없다.


이 글에서 헤밍웨이는 사실 필요없는데 굳이 끼워넣는 이유는 독자를 긴장시키는 장치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헤밍웨이 하면 다들 꺼벅 죽잖아. 접속사는 생각의 연결을 나타내므로 논리적인 문장에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