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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85 vote 0 2024.07.24 (13:46:57)

    세상에는 지식인과 무식인이 있다. 지식인이 사회를 이끌어야 한다. 그 경우 무식인이 등을 돌린다. 사회는 분열되고 전쟁에 진다. 망한다. 흥하려면 지식인과 무식인이 손을 잡아야 한다. 그러려면 지식인이 무식인 중에 일부를 지식인 집단에 편입시켜야 한다.


    그 경우 남은 무식인은 더 화가 난다. 백인과 흑인이 사이좋게 지내야 전쟁에 이긴다. 흑인 일부를 백인사회가 받아줘야 한다. 똑똑한 흑인은 대학교수가 된다. 흑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셋뿐이다. 1. 대학교수 되기 2. 농구선수 되기 3. 워싱턴 DC 공무원 되기.


    이제 흑인은 더 화가 난다. 흑인끼리 뭉쳐서 살 때는 흑인 지도자가 있었는데 그들이 백인마을로 이사를 가버렸기 때문이다. 흑인 엘리트가 빠져나가 버렸기 때문에 흑인사회는 더 비참해진다. 이 모순을 어떻게 풀지? 흑인을 도와야 한다. 도우면 더 나빠진다.


    노무현은 흑인 마을에서 백인 마을로 편입될 기회가 있었다. 상고를 나왔지만 뒤늦게 박사 따고 엘리트 행세하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거부했다. 흑인 지도자는 흑인사회에 남아있어야 한다. 쪽수가 많은 흑인이 정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여기에 균형이 있다. 


    일본의 경우를 보자. 도쿄는 엘리트 집단이다. 막부시절부터 그랬다. 자민당은 농촌표를 모았다. 도쿄 엘리트 대 농촌 무식인 구도가 만들어진다. 지도자는 농촌에서 나온다. 세금은 도쿄가 낸다. 일본은 농촌표가 뭉쳐서 지도자를 뽑고 도쿄를 털어먹는 구조다.


    도쿄가 백인이고 농촌이 흑인이라면 다수 흑인이 소수 백인을 포위하고 백인의 재산을 빼앗아서 시골에 공구리로 떡칠한다. 일본은 작은 시골마을도 아낌없이 공구리로 도배를 했다. 이유는? 봉건 다이묘 관점으로 보면 작은 시골도 나름 왕이 다스리는 영지다.


    아무리 작은 나라라고 해도 나라는 나라이므로 체면을 세워야 한다. 공구리 발라야 한다. 인구가 없어도 거대한 체육관은 있다. 일본의 막부 대 봉건 다이묘 대결구도는 1천 년째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자민당은 도쿄 엘리트 부자 좌파 뜯어먹기 집단이 된 것이다.


    그 안에 미묘한 균형이 있다. 도쿄는 돈 있고 지식 있고 다 있다. 정치적 실권이 없다. 이런 구조를 하는 나라가 남아공과 인도, 튀르키예, 말레이시아. 남아공은 백인이 경제권 쥐고 흑인이 정치권 쥔다. 인도와 튀르키예는 하층민들이 모디와 에르도안을 지지한다.


    인도영화 화이트 타이거에 나오지만 인도에서 하층민은 정치 아니면 밥 먹을 방법 없다. 정치는 쪽수가 되니까. 튀르키예도 가난한 남부 아랍인이 부유한 북부 투르크인과 인종대결. 북부와 남부는 생김새와 혈통이 다르다. 말레이시아는 화교와 토착민의 대결.


    일본=남아공=인도=튀르키예=말레이시아는 구조가 같다. 경제권력과 지식권력은 소수가 쥐고 정치권력은 다수가 쥔다. 교묘한 역할분담. 한국도 본질에서 이 그림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한국은 도쿄에 200만이 바글대던 일본과 달리 예전에는 서울 인구가 없었다.


    도쿄가 지방을 착취하는 방법이 참근교대다. 2년에 한 번씩 가족이 인질로 잡혀 있는 에도로 가야 한다는 것은 오가는 과정에 다른 영주와 비교된다는 것이며 체면을 차리려면 막대한 돈을 써야 한다. 일본은 아직 도쿠가와의 덫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거다.


    일본은 그 복수로 자민당 농촌표가 도쿄를 털어먹는다. 한국은? 강남이 에도가 되어 있다. 강남이 강북을 착취하는 구조다. 강북에서 돈을 벌면 강남에 집을 산다. 강남 집값이 올라간다. 그 돈은 강북사람이 낸다. 한국은 이상하게 변형된 참근교대제를 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과 달리 경상도가 먹었다. 경상도가 경제권을 쥐고 비경상도가 단결해서 경상도에 대항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해먹은 자들은 서울하고도 강남에 모여 있는 거다. 경상도가 비경상도 털어서 강남에 바치는 구조다. 누가 이익을 봤지?


    경제는 중간보스 영남이 비영남을 털어서 큰형님 강남에 바치는 구조다. 정치는 그 반대로 가야 한다. 비영남이 뭉쳐서 비대해진 영남과 강남을 견제한다. 이런 것은 말 안 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문제는 누가 이 느슨한 비영남의 결속을 지탱할 수 있는가다. 


    일본 – 도쿄가 지방을 털어먹다가 전세역전. 지방이 도쿄를 털어먹는다.

    한국 – 강남이 강북을 털어먹고 경상도가 비경상도 털어먹다가 전세역전.


    일본=남아공=인도=튀르키예와 약간 다르지만 에너지 본질은 같다. 독일이나 유럽 국가도 비슷하다. 경제권을 장악한 쪽이 정치권력에 진다. 뉴욕과 LA가 경제권을 쥐고 있으므로 중서부가 맞대응을 한 것이 트럼프 당선이다. 언밸런스의 밸런스는 예외가 없다.


    미국은 세계를 털어먹고 있으므로 다르긴 하다. 시골 가난뱅이가 쪽수로 뭉쳐 도시 부자들에 맞서는게 데모크라시다. 한국은 강남이 강북을 털어먹고, 수도권이 지방을 털어먹고, 영남이 비영남을 털어먹는 삼중 빨대 구조다. 정치는 반대로 밸런스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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