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97 vote 0 2024.04.16 (15:51:30)

    동력


    우주의 근본 모순이 있다. 그것은 부정의 법칙이다. 마이너스의 원리다. 우주는 나빠지면서 동력을 생산한다. 밸런스의 복원력이다. 세상은 변화하며 모든 변화는 나빠지지만 우리는 이를 역이용할 수 있다. 나빠지는 만큼 좋아지는 타이밍에 편승해야 한다.


    인간은 죽는다. 이는 나빠지는 것이다. 생명은 탄생한다. 이는 좋아지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나빠지면서 부분적으로 좋아진다. 산기슭에 자라는 야생화는 활엽수에 잎이 자라기 전에 일제히 피어난다. 타이밍이 늦어서 잎이 그늘을 만들면 꽃을 피울 수 없다.


    우주의 원리는 나빠지는 것이다. 엔트로피 증대 원리로 설명된다. 좋아지고 나빠진다는 말은 중립적 표현이 아니다. 자연에 좋고 나쁜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한 방향으로 간다는 것이다. 예측할 수 있고 대응할 수 있다. 이길 수 있고 확신할 수 있다.


    운명


    나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 대신 운명을 믿는다.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꾸며야 한다. 그 속에 거짓이 있다. 실패한다. 권력 메커니즘 때문이다. 동물은 수컷끼리 싸워서 하나가 남는다. 선택의 여지를 없앤다. 인간은 상대가 기준을 충족하면 다시 허들을 높인다.


    허들을 낮추면 상대가 흥미를 잃는다. 긍정하려면 부정해야 하는 모순이다. 부정은 세상이 작동하는 원리다. 동물은 동료를 부정한다. 수컷은 다른 수컷을 부정하여 암컷을 얻는다. 사람은 상대를 부정한다. 허들을 높여서 상대가 내 기준에 맞추도록 압박한다.


    사랑은 서로가 허들을 높이는 위태로운 게임이다. 반면 운명은 선택의 여지가 사라진 상태다. 동물은 수컷끼리 경쟁하여 선택의 여지를 제거하지만 인간은 환경의 압박에 의해 선택의 여지가 제거된다. 서로 협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에 자신을 가두게 된다.


    게임


    인생의 목적은 이기는 것이다.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 아니고, 쾌락이 아니고, 성공이 아니다. 인간은 이겨야 한다. 왜냐하면 현재 수렁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수렁에서 탈출하는 미션이 주어졌다. 세상은 마이너스다. 가만있으면 죽는 상황에 빠져 있는 것이다.


    행복과 쾌락과 성공은 인간에게 자신이 게임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는 수단에 불과하다. DNA에 새겨진 본능의 프로그램에 의해 인간은 행복과 불행, 쾌락과 고통, 성공과 실패 중에서 선택하려다가 자신이 힘든 게임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인간은 경사로에 위태롭게 서 있는 존재다. 가만있으면 깔때기 속의 구멍으로 굴러떨어진다. 시험에 든 것이다. 의사결정해야 한다. 안으로는 호르몬을 이기고 밖으로는 환경을 이겨야 한다. 좋은 흐름이 돌아왔을 때 타이밍을 맞추어 동료의 손을 잡아야 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790 탁구공과 쇠공 문제 image 김동렬 2024-04-17 1089
6789 윤석열의 총선반성 뻥이야. 김동렬 2024-04-16 1432
» 동력 운명 게임 김동렬 2024-04-16 697
6787 이상의 오감도 image 김동렬 2024-04-15 929
6786 국힘당이 사는 길은 없다 김동렬 2024-04-15 1244
6785 여당이 참패한 진짜 이유 1 김동렬 2024-04-15 1243
6784 조롱 경멸 혐오의 윤석열 김동렬 2024-04-15 962
6783 한동훈이 뭔 잘못? 김동렬 2024-04-14 1363
6782 돈 룩 업 윤석열 김동렬 2024-04-13 1419
6781 생각인간 김동렬 2024-04-13 683
6780 메타영역 김동렬 2024-04-12 1196
6779 노무현을 죽여라 김동렬 2024-04-12 1446
6778 윤석열은 물러나는게 맞다 김동렬 2024-04-12 1433
6777 국민은 반칙을 심판했다 김동렬 2024-04-11 1418
6776 동양은 신이 없다. 김동렬 2024-04-11 1194
6775 총선 총평.. 구조론이 옳다 김동렬 2024-04-11 1472
6774 국민명령 윤한퇴출 김동렬 2024-04-10 1707
6773 국민은 이겨먹으려는 자를 이겨먹는다 김동렬 2024-04-10 1153
6772 대한민국 큰 위기 그리고 기회 김동렬 2024-04-09 1462
6771 국힘이 88석을 해도 놀라지 않는다 3 김동렬 2024-04-09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