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844 vote 0 2024.01.13 (17:47:16)

    어떤 생각이 맞느냐 틀리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생각이 이어지느냐가 중요하다. 한 걸음 더 전진했느냐가 중요하다. 방향이 맞으면 계속 가야 한다. 생각이 이어지면 방향이 맞다. 중간에 끊어지면 방향이 틀린 것이다.


    생각을 이어가는 방법은 넓은 곳에서 시작하여 단계적으로 범위를 좁혀가는 것이다. 출발점이 중요하다. 보편 아니면 특수다. 보편은 넓은 곳이고 특수는 좁은 곳이다. 진리는 보편성이다. 보편으로 방향을 잡고 넓은 데서 시작해야 생각이 계속 이어진다.


    메커니즘이냐 단위냐다. 메커니즘은 범위를 좁히고 단위는 범위를 좁히지 못한다. 메커니즘을 따라가면 흥하고 단위를 따라가면 망한다. 인간의 실패는 단위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메커니즘 중심으로 보는 보편성의 사고방식을 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작은 그릇에 큰 그릇을 담을 수 없다. 에너지의 방향은 갈수록 작아지는 마이너스다. 우주 안의 모든 힘은 미는 힘이다. 세상은 깔때기다. 모든 의사결정은 간격을 좁힌다. 내부에 조절장치가 있다. 밸런스가 내부의 힘을 모으고 지렛대가 외부로 내보낸다.


    닫힌계를 지정하고 압력을 증가시켜 내부를 균일하게 한 다음 압력을 단계적으로 감소시키면 메커니즘이 단위로 바뀌고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이 작동한다. 그럴 때 에너지의 일방향성이 드러난다. 전체가 한 줄에 꿰어지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


    범인은 이 안에 있다. 단계적으로 범위를 압축할 수 있다. 아닌 것을 제거하면 남는 것이 정답이다. 잃어버린 동전은 도깨비로 둔갑하여 도망치지 않았고 사차원의 구멍으로 빠지지도 않았다. 떨어진 동전은 주변 어딘가에 분명히 있다. 확신을 가져야 한다.


    주변을 100구역으로 나누어 99구역을 조사했는데 모두 실패했다면 나머지 한 구역에 동전이 있을 확률이 100퍼센트다. 그것을 믿을 수 있느냐다. 보통은 99번 실패했으니 나머지 한 번에 성공할 확률은 1퍼센트라며 포기한다. 정반대로 생각하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 수학자 에라토스테네스는 하지날 정오에 위도가 다른 두 지점의 그림자 기울기 차이를 보고 지구 크기를 쟀는데 시대를 감안하면 놀라운 정확도로 맞았다. 수학은 연역이므로 믿을 수 있다. 틀려도 자가 잘못된 것이지 이론이 틀린건 아니다.


    헷갈리는 것은 복잡성 때문이다. 복잡성은 중복과 혼잡이다. 같은 것의 중복을 제거하고 다른 것이 끼어든 혼잡을 걸러내면 단순화된다. 단순화하면 보편성이 작동한다. 특수성은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두 개다. 하나를 제거하면 보편성으로 바뀐다.


    특수성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하고 조건이 붙는다. 에너지를 주는 쪽과 받는 쪽이 대칭될 때 특수성이 작용한다. 받는 쪽을 고정시키면 된다. 과녁을 고정시키고 바람이 없는 실내에서 활을 쏘면 실력대로 점수가 나온다. 특수성은 보편성으로 바꿀 수 있다.


    ###


    보편성은 필연이고 특수성은 우연이다. 필연은 하나의 조건이 결과를 결정하고 우연은 두 가지 조건이 결과를 결정한다. 원인이 둘이다. 간단하다. 두 가지 조건 중에 하나를 제거하면 된다. 주사위의 조건과 바닥의 조건이 있다. 조건이 둘이면 우연이다.


    생물의 진화를 결정하는 요인은 둘이다. 유전자의 변이와 환경의 변화다. 변인이 둘이므로 진화는 우연이다. 틀렸다. 생태적 지위는 정해져 있고 진화압에 의해 맞는 생태적 지위를 찾을 때까지 계속해서 변이를 일으키므로 자기 생태적 지위를 찾아간다.


    원인이 하나이므로 진화는 필연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독성의 감소는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다. 내부에 의사결정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독성이 약한 바이러스가 이긴다. 이기지 못하면 이길 때까지 변이를 일으키므로 결국 이기게 되어 있다.


    생태계에 조절장치가 있다. 모든 의사결정 메커니즘에 조절장치가 있다. 변인 둘을 하나로 줄여서 조절한다. 투수와 타자가 둘이므로 우연이다. 좋은 투수는 타자 쪽 변수를 무시하고 배트를 어떻게 휘둘러도 아웃시킨다. 압도적인 힘의 우위로 가능하다.


    닫힌계를 걸고 압력을 늘리면 내부가 균일해지고 밸런스가 작동한다. 밸런스의 대칭 2가 지렛대의 코어 1로 바뀐다. 방향이 좁혀져서 에너지의 일방향성이 작동한다. 특수는 보편으로, 우연은 필연으로 바뀌고 조절장치가 작동한다. 그래서 지구는 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647 조절장치 김동렬 2024-01-29 2859
6646 간섭 김동렬 2024-01-28 2982
6645 천공의 전쟁지령 김동렬 2024-01-27 6284
6644 이것과 저것 1 김동렬 2024-01-26 3258
6643 권력자의 심리 김동렬 2024-01-25 5704
6642 석가의 깨달음 김동렬 2024-01-25 4635
6641 이언주의 귀환 김동렬 2024-01-23 6100
6640 시정잡배 윤한 1 김동렬 2024-01-23 5737
6639 윤영조와 한사도 김동렬 2024-01-22 3990
6638 클린스만은 손절하자 김동렬 2024-01-21 5794
6637 입력과 출력 김동렬 2024-01-20 2808
6636 마리 앙투아네트 김건희 김동렬 2024-01-20 4447
6635 한동훈의 까불이 정치 1 김동렬 2024-01-19 6029
6634 긍정적 사고 김동렬 2024-01-17 3985
6633 한동훈의 본질 김동렬 2024-01-15 5512
6632 존재의 핸들 김동렬 2024-01-14 5880
» 이론적 확신의 힘 김동렬 2024-01-13 5844
6630 오마이 한겨레 경향의 배신 이유 1 김동렬 2024-01-12 5531
6629 최동훈 영화는 영화가 아니다. 김동렬 2024-01-11 5737
6628 읍참건희, 석열 동훈 비밀의 비밀 김동렬 2024-01-10 5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