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삶의 수채화
그림이야기~
첫 개인전에는 쇳덩어리를 수채화로 무겁게 그리다가 현재는 서정적으로 보여지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말라 죽어버린듯한 마른 들판의 풀들을 그리며 그 속에서 부글부글 넘쳐 나는 생명력을 표현하고 싶었다.
올해 준비하고 있는 개인전은 그런 내용을 한층 더 표현 해 보고자 하고 있다.
이후에는 구조적인 그림을 그리고 싶은 희망이 있다고나 할까.
주로 소재와 주제에서는 외롭고 쓸쓸한 정서를 담은 자연풍경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모두 수채화로 그렸는데, 굳이 수채화라는 매체를 선호하는 이유는 몇 가지 있다.
하나는 동양권의 수성물감에 대한 전통 때문이다.
먹과 물, 혹은 수성채색물감을 이용하는 방식은 그에 따른 기법이나 정서의 표현에도 동양인만의 특성이 담겨있다.
또한 수성물감의 우연성과 즉흥성, 여백, 퍼짐, 농담 따위의 특성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내 그림 속의 풍경은 사람들의 관심이 덜한 소외되고, 어둡고, 외로운 풍경이지만 늘 우리 곁에 존재하는 모습들을 담았다.
현대인들은 화려함으로 자신을 치장하고 지위, 명예, 경제력을 추구한다.
원하던 원하지 않던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고 쫓기다시피 살아간다.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생활은 온통 타인의 시선에서 결정된다.
사회생활에서 타인의 시선은 삶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것이 좋든 싫든 관계없이 말이다.
자신만을 위한 삶은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 그런 것이 있기나 한 것인가?
인간은 사회를 떠나서는 살 수 없기에 타인의 시선은 운명적이다.
하지만 그 사회를 이루는 개인은 늘 초라하기 마련이다.
어느 순간, 화려함과 지위, 명예, 타인의 시선과 관심에서 멀어진 자신을 만난다.
나이가 들어 사회에서 밀려나도 그렇고, 사회활동에 실패하거나 응징을 받거나 심지어는 사랑에 실패하거나 승진에서 떨어져도, 아니면 사회생활에 깊이 개입하지 못해도 마찬가지이다.
거의 모든 사람은 이러한 사회의 시선으로부터 멀어지고 소외당한다.
누구도 피해 갈 수가 없다.
이럴 때 사람은 한없이 초라함을 느끼게 되거나 허전하고 공허함에 몸부림치게 된다.
이런 결과로 자살을 하거나 미친 사람이 되거나 낙오자가 될 수도 있다.
이것은 인간의 진정한 모습, 본연의 모습이다.
인간 심리에 대한 자크 라캉의 이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외롭고, 쓸쓸함, 고독함, 슬픈 감정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밑바닥의 깊은 정서이며 그것에서부터 삶은 시작된다.
나는 이것을 인간의 본디 자리, 본연의 자리라고 생각한다.
이런 정서는 역설적으로 인간을 기쁜 존재로 혹은 긍정적으로 협력하고 창조하는 힘을 발휘하게 한다.
그 초라함이 때로는 강력한 열정과 창조력 혹은 커다란 행동을 만들어낸다.
바닥 정서로부터 벗어나려는 행동이 곧 문명을 창조한 것이다.
또한 역설적이게도 어떤 화려한 문명을 창조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바닥정서는 없어지지 않는다. 마치 물을 마실수록 갈증이 심해지는 경우와 같다.
인간이 존재한다면 삶의 의욕은 넘쳐날 것이다. 더 나은 문명과 소외와 고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행위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는 생명력과 창조력이 넘치는 삶을 살고 싶고 또한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축구를 응원하거나 정치적인 이유로 군중이 모이는 자리에만 열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저마다 돌아가 자신만의 거울을 혼자 보고 있어야 할 자리가 있다.
나는 인간이라는 한 사람의, 자신의 거울을 보는 그 자리가 궁금했다.
나의 작품은 단순히 쓸쓸하고 초라하고 소외된 풍경을 그린 것은 아니다.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을 위로하거나 사회생활에 실패한 사람들은 다독여주려고 이런 풍경을 그린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것도 아주 역설적으로, 차분하고 안정된 색감의 화면이지만 사람의 원초적 열정이 부글부글 끓는 용광로 같은 자리를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2004년에 그린 연필화 -남해 굴 껍질 엮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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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사실적인 묘사를 한 작품들을 지루해하고 좋아하지는 않지만
(사실은 관심 밖이었다고나 할까)
참삶님의 작품에는 분명 삶의 열정이 느껴집니다.
참 좋습니다. 실제로 한번 보러가고 싶네요.
특히 민들레와 밑에서 네번째 나무그림.
그림 정말 잘 그리시네요~^^
앞으로도 정말 기대가 됩니다.
참삶님의 옛작품 중에서, 개인적으로 현장 기계그림을 좋아해서 몇 개 올려봤소.
전시제목은 "러다이트에서 머케닉으로" (저작권 문제있으면 말씀하시오^^)
鐵花
황혼.
걸어다니는 기계.
기계의 반란.
휠의 기하학
화려한 최후..
살벌한 그림을 좋아하는 분은 몇 안되는뎅~특이하시네ㅎㅎ
색다르게 이름도 붙여 주시고, 담에 작품 제목 부탁합니다
단지 예쁘고 판타스틱한 것들은 주변에 너무 흔해서 감흥이 없고,
머리를 치고 가슴을 찟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이 그림들은 기계도시 창원의 진정한 풍경화가 아닐까 싶군요.
와~ 이런 것도 그리셨군요.
저도 개인적으로 이 소재들을 그린 그림들이 굉장히 좋습니다.
계속해서 저 이야기를 듣고 싶군요.
분명 그림을 잘 그리시고 님의 열정에 애정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저 풍경화들과 인물화들의 소재나 표현형식은
솔직히 너무 흔해서 많이 진부합니다. 그림 잘 그리는 학생같습니다. (분명 그 이상이 있지만)
수채화를 잘 그리시는 분에게 잘 사사받고 잘 수용해내신 흔적이 선명합니다.
차곡차곡.
님의 열정과 재주라면 앞으로 더 큰 항해가 기대됩니다.
공장이라는 공간과 그 안의 기계와 인간이 만들어 내는 풍경과 이야기.
높다란 창문에서 새어들어와 쏟아지는 빛.
갑자기 그런 지나간 영상이 떠오르네요.
황홀하기까지 했던.
조금은 몽환적인 그림들이네요.
외롭고 쓸쓸한 풍경들이 부드러운, 조금은 경계면들이 뭉개어진 풍경에서 몽환적인 안개가 피어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구요.
외롭고 쓸쓸한 풍경을 따뜻하게 감싸안으셨네요.
제 마음도 따뜻해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적인 풍경속에 현실이 아닌 것 같은 풍경이 이입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그 풍경을 바라보는 이의 마음이 표현되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외롭고 쓸쓸한 풍경을 몽환의 안개로 감싸버리는 것은 엄마 품, 유토피아, 이상향, 근원,초극........
흠 자칫하면 현실도피까지 가버리겠네요.ㅋㅋ^^;..넝담입니다.
넝담이 가능했으면 좋겠네요ㅎㅎ 감사합니다~^^
열정을 표현하고자 하는 님의 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진담입니다.
자리.
불을 삼킨 얼음이 머문 자리.
열광을 움킨 응시를 보는 시선.
삶은 역설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