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 시간쯤 되면 아이들 등쌀에 EBS를 보는데...
그 시간대에 아이들 상대로 과학실험을 진행하는 프로가 있소.
하루는 "부력"을 주제로 실험을 하더이다.
실험을 마치고 아이들 눈높이 맞춰 이론을 설명해 주는데...
설명을 듣고 있으니 짜증이 났소.
Q:"배가 왜 뜰까요?"
A:"부력 때문입니다"
부력은 쉽게 말해서 물에 뜨는 힘이니...
배가 뜨는 것은 부력 때문이라는 답변은...
질문과 똑같은 말을 답변이라고 내 놓는 꼴이 되오.
결국은 동어반복,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오.
그래서 출근길에 가만 생각을 해 보니...
부력의 힘은 결국 중력에서 나오더이다.
물을 담는 그릇이 축이고...
한쪽에는 중력, 한쪽에는 부력이 균형을 맞추는 꼴이 되오.
중력이 커지면 부력도 같이 커지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오.
하지만 그릇이 중력을 감당하지 못해서 깨지면...
시스템은 붕괴되고 부력은 존재하지 못하게 되오.
바다는 땅이라는 그릇에 갇힌 물이고...
그 바다에 배가 놓여 물을 밀어내면...
밀어낸만큼의 물이 받는 중력이 배에게는 부력으로 작용하오.
물 속으로 쳐박히려는 힘이 오히려 물에 뜨는 힘으로 작용하게 되오.
땅이 배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쪼개지지 않는 한 그렇게 되오.
중력이 존재하지 않으면 부력 역시 존재할 수 없소.
부력의 정체가 사실은 중력이라니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들었소.
이 생각을 하니 자연스럽게 구조론이 생각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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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째 구조론을 곁눈질 하고 있는데...
곁눈질만 해서 그런지 여전히 온전하게 이해할 수가 없소.
나에게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구조론이 관계를 우선시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오.
내가 아는 한 구조론에서는 입자를 인정하지 않소.
관계가 균형을 맞춘 상태를 존재로 보는 것으로 알고 있소.
그래서 존재는 Balance가 있고 Balance를 유지하지 못하면 존재가 붕괴된다고 하오.
즉 Balance를 존재의 성립 조건으로 삼는 입장으로 읽히오.
먼저 존재가 있고 서로 다른 존재가 관계를 맺는다고 생각해 왔는데...
구조론은 이걸 완전히 뒤집어서 보는 입장 아니오?
내가 물리학은 잘 모르지만...
파동 방정식의 의미는 진동과 입자가 분리되지 않음을 나타낸다고 알고 있소.
이것 역시 나에게는 이해 불가한 이야기라오.
진동은 매질이 있어야 하는데...
그 매질 자체는 입자가 아닌 진동일 수도 있다는 것이...
그럼 대체 진동은 뭐가 진동인건가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러다 보니 도대체 뭔 소리인지 모르겠더이다.
관계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존재가 있어야 성립하는데...
구조론에서는 정반대로 관계가 먼저고 존재는 그 다음이라 말하는 듯 하니...
파동 방정식처럼 뭐가 뭔지 모르는 소리가 되고 말았소.
이런 기본적인 시선을 받아 들일 수 없어서 여전히 어려운 것이 되고 말았소.
동렬님이 쓰신 글 중 단편적인 것은 마음에 확 들어오는 것이 있지만...
한 줄로 꿰어 찰 수가 없으니 여전히 대략난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