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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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747 vote 0 2018.03.19 (17:14:08)

 

    그들은 신사가 아니다


    조선왕조 선비들은 항상 물러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별다른 허물이 없어도 특별히 세운 공이 없으면 후배들을 위해 자진해서 물러나야 한다. 누군가 탄핵을 하면 옳든 그르든 일단 물러나야 한다. 조선시대에는 시중에 떠도는 유언비어를 근거로 삼아 탄핵시킬 수 있었다.


    원래 고관의 비리는 증거가 없는 것이다. 일단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고 조사를 해서 증거를 찾아봐야 한다. 대신 무고임이 밝혀지면 탄핵한 자가 책임져야 한다. 정치인은 국민의 신임을 받은 사람이다. 신임은 특혜다. 국민에게 특혜를 받았으므로 특별히 더 잘해야 한다.


    보통 정도 했으니 됐다는 식은 곤란하다. 보통 했으면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 왜냐하면 지역주의로 들어온 토호들은 지역을 대표하여 중앙에 대항한다는 논리로 버티는데 전국구나 수도권 출신 정치인은 그런 구실도 없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과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

 

    정봉주가 민주당의 퇴짜를 맞은 것은 잘된 것이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았다. [2012년 진중권 안철수 지지는 가짜라 해서 삭제함] 정봉주는 적어도 신사가 아니다. 뜬금 이명박 불구속을 주장한 유시민도 신사가 아니다. 갑툭튀 진중권도 신사는 아니다.


    프레시안의 보도행태 역시 그러하다. 언론의 체면을 버리고 사사로운 감정을 품고 저질행동을 한다. 신사는 문재인이다. 문재인이 새로 룰을 만들었다. 문재인 룰에 따라 신사가 아니면 정치할 자격이 없다. 아전인수식 행동이라면 신사가 아니다. 정봉주는 자동탈락이다.


    사실관계를 떠나서 정봉주의 언어는 유치하다. 특히 음모론이 그렇다. 누가 지지도 꼴찌인 정봉주를 미투로 저격하겠는가? 마지막 순간까지 민주당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진건 추태다. 선비가 탄핵을 당했으면 옳든 그르든 일단 물러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도리에 맞다.


    지지자들이 들고 일어나서 구해줄 수도 있지만 제 입으로 자신을 구하면 안 된다. 김어준 등이 함구하고 있는 것만 봐도 뻔하다. 미권스라는 사조직을 만들어 민주당에 분란을 일으킨 사실 자체로 정치인의 자격이 없다. 국회의원이라면 의정활동으로 인정받아야 신사다.


    초반 며칠간 간을 보다가 제 2, 제 3의 미투가 없자 나서는 행동 하며 상대가 패를 깔 때마다 하나씩 맞대응하는게 안철수와 판박이다. 결정적으로 알리바이가 없다. 없으면서 있는 척하는게 괘씸하다. 증인 나왔으면 상황종료다. 부분적으로 억울해도 신사라면 참아야 한다.


    정봉주가 버티면 김어준, 김용민도 곤란해지고 민주당도 곤란해진다. 물귀신 작전이다. 결정적으로 20만 미권스가 곤란해진다. 성희롱으로 밝혀지면 이들 모두는 공범이 된다. 그러므로 동료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일단 민주당과 김어준과 미권스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


    나중에 진실이 밝혀지고 누명이 벗겨지면 그때 다시 손을 잡아야 맞아맞아 그때 그 시절 정봉주가 김어준과 민주당과 미권스를 보호하기 위해 혼자 누명을 쓰면서도 자신을 희생하는 결단을 내렸지 하며 감동 두 배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필자가 주문하는 신사의 행동이다. 


    유시민 진중권도 저열하다. 논객들은 말싸움에서 이기려는 마음이 앞서 쉽게 승부를 걸어버린다. 그들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게 아니라 논리의 생각을 말해버리곤 한다. 글을 쓰다보면 내 생각이 아니라 글 자체의 생각을 따라가게 되는 것이 그것이다. 결대로 막 가버린다.


    남들이 이명박 불구속을 주장하면 구속을 주장하고 남들이 이명박 구속을 외치면 자신은 불구속을 주장한다. 왜? 남들과 반대로 가야 마이크 잡을 권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남들과 생각이 같으면 그냥 예예 하고 가만있어야 한다. 할 말이 없는 거다. 언어에 치이고 만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아무 말이나 막 해버린다. 유시민의 불구속수사 발언이나 진중권의 튀려는 행동은 그런 호승심 때문에 나온 것이다. 대중에게 잊혀지지나 않을까 초조한 거다. 진중권은 솔직히 너 알리바이 없잖아 이 한 줄을 너무 길게 썼다.


    프레시안도 저급하다. 개인의 사생활 공격을 미투로 위장한다면 곤란하다. 특히 정치인을 공격하려면 자기 신상은 당연히 까야 한다. 정치는 전쟁이다. 개인의 행위가 아니다. 끝내 정봉주가 성희롱을 한 걸로 밝혀지면 정봉주를 옹호한 사람은 졸지에 공범이 되어버린다.


    순수하게 정봉주를 믿고 옹호했는데 졸지에 입장이 곤란해져버리는 것이다. 김어준과 김용민도 곤란해진다. 그렇다. 프레시안은 이들 모두를 한 방에 다보내려고 흥분해서 사고친 거다. 정봉주가 감옥에 가기 앞서 패닉에 빠져 돌출행동을 했다면 겁쟁이에 소인배이다.


    그러나 정치라는 것은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이며 시스템이 좋으면 개인의 얼굴이 못생겼고 학력이 낮고 인격이 덜렁대도 시스템 안에서 역할이 있는 이상 괜찮은 거다. 시스템이 그런 문제를 조정하기 때문이다. 정치를 개인의 도덕성 콘테스트로 만들면 안 되는 거다.


    능력이 있으면 인격에 문제가 있어도 키워줘야 한다. 민주당시스템과 자유한국당시스템 중에 당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다. 시스템의 자정능력에 맞겨야 한다. 개인의 도덕성은 상대적인 것이며 속일 수 있다. 시스템의 한계는 속일 수 없다. 민주당 그릇이 더 큰 그릇이다.


    안철수 인격이 좋다 해도 바미당 작은 그릇으로 시스템을 돌릴 수 없다. 정의당도 마찬가지다. 메갈리아 소동 따위 작은 일에 한 방에 훅가는게 정의당 시스템의 취약함이다. 반대로 홍준표가 삽질해도 버티는건 조중동이 받치는 자유한국당 시스템이 거대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제안한다. 선비냐 아니냐가 기준이 되어야 하며 성희롱을 했거나 안했거나 간에 그 대응과정에서 선비답지 않았으면 물러나야 하며 그 선비의 기준은 문재인의 처신이 되어야 하며 문재인 만큼 못하겠으면 자진해서 물러나야 한다. 그새 한국인의 눈이 높아졌다.


    문재인이 기준이다. 작은 나를 앞세우는 소인배는 정치할 자격이 없다. 정치는 시스템 대결이다. 도덕군자 아니라도 시스템에 필요하면 키워야 한다. 탄핵 받았으면 억울해도 시스템을 보호해야 한다. 자기가 살기 위해 물귀신처럼 시스템을 걸고 자빠지면 안 되는 거다.


    논객들도 마찬가지고 언론도 마찬가지다. 신사가 못되는 소인배들은 자진해서 사라져주자. 니들이 설치기에는 이 땅이 너무나 소중하다. 도덕이 아니라 의리를 주장하는 거다. 선당후사가 의리다. 팀에 도움되면 일단 밀어주고 팀에 누가 되면 일단 물러나는 것이 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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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17]수원나그네

2018.03.19 (17:35:39)

"선비의 기준은 문재인의 처신이 되어야 하며 문재인 만큼 못하겠으면 자진해서 물러나야 한다. 한국인의 눈이 높아졌다."


정말이지 큰 일이에요!

정치인이 3D업종보다 더 해 먹기 어려운 세상이 되어 버렸어요~


[레벨:4]미루

2018.03.19 (17:56:49)

"남들이 이명박 불구속을 주장하면 구속을 주장하고 남들이 이명박 불구속을 외치면 자신은 구속을 주장한다."

뒷부분이 반복인 듯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8.03.19 (18:01:56)

감솨~

[레벨:6]부루

2018.03.19 (18:03:57)

동렬님은 오탈자 지적하면 기꺼이 수용하시네요
진중궈니는 그런거 본적 없음
프로필 이미지 [레벨:2]Beholder

2018.03.19 (19:00:27)

너무 선의로 해석하나 싶기도 합니다만..


1. 

정봉주의 알리바이 어딘가에 빈 곳이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만약 거꾸로, 정봉주가 알리바이를 입증해야 하는 시간대에 만난 누군가가 절대로 누군지 밝혀져선 안 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걸 노리고 걸어온 스킬이라면, 정봉주의 현재 처신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2.

음모를 꾸민다면 정봉주보다 김어준이나 주진우를 노릴 겁니다. 평소 처신이 헐렁해 보이는 날라리 정봉주는 누명-음모라면- 씌우기 좋겠구요. 

얼마 전 하태경이 뉴스공장에서 "배후의 기획자가 있다는 얘기냐"는 추궁을 집요하게 반복하던데, 함정으로 느꼈습니다. 김어준이 함께 나꼼수 했던 정봉주를 미투 관련 한 마디라도 옹호했거나, "음모가 있다"고 했다면 지금처럼 조용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미투 관련해 KBS 기자들이 뉴스공장을 다녀간 다음날 담당 PD가 짤렸지요. 

이 개별 사건들이 모두 누군가의 의도 하에서 벌어진 일이라곤 말할 수 없겠습니다만, 가카가 겨우 100억대 뇌물에 대해서만 책임지는 걸로 끝내고 싶은 사람들의 열망은 그 어느때보다 강렬할 것이라고는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어느때보다 김어준 주진우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 아닌가 합니다.


3.

덧붙여, 미투 이슈 훨씬 이전 오랜동안 여러 20~30대 중심의 커뮤니티 게시판을 모니터링 해온 저는, 대부분의 메이저 커뮤니티에서 즉각적인 밴 사유가 되어 버린 지역이나 계급 갈등 외에, 새로이 젠더 갈등을 조장하는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어왔다는 부분도 함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설마 정봉주가 당선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출마하진 않았겠지요. 당적 회복 못하면 개인으론 경선 비용도 치를 수 없을 겁니다. 굳이 출마를 강행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18.03.19 (19:02:02)

진중권의 안철수 지지짤은 가짜라는 말을 보았습니다. 확인해보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8.03.19 (19:23:53)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50640.html


안철수 옹호했는데요? 일단 이미지는 내리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18.03.20 (00:49:39)

감사합니다.

링크 찾았습니다.

김정란 교수님 페북 포스팅의 댓글보시면 근거 나옵니다.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884540218402910&id=100005408204340


프로필 이미지 [레벨:9]슈에

2018.03.20 (12:20:01)

11번째 문단에 '그들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게 아니라 논리의 생각을 말해버린곤 한다.' -> 말해버리곤 한다. ^^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8.03.20 (13:00:56)

감솨~

프로필 이미지 [레벨:7]風骨

2018.03.20 (18:08:11)

이번 사태에 대한 가장 정확하고 세련된 논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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