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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8]챠우
read 773 vote 0 2017.09.02 (02:34:49)

물론 대안은 구조론입니다. 근데 마냥 구조론이라고 하면 한심하고,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 봅시다.

생물의 두뇌는 기본적으로 추상화를 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개훈련만 보더라도 개와 인간의 추상능력에는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만이 추상화를 한다는 생각은 순진한 겁니다. 바퀴벌레나 심지어는 식물도 추상화를 합니다. 최근 식물에도 신경세포에 해당하는 기관이 있다는 책들이 나옵니다.

이때 추상화는 곧 귀납추론입니다. 귀납추론의 문제점은 그것이 틀릴 가능성을 언제나 내포한다는 것입니다. 지구에서의 관측 지식만 가진 사람은 내일 당장 해가 뜨지 않더라도 귀납추론에서는 이상할게 없는 겁니다.

이때 지구밖의 관측 지식이 필요한데, 이는 과거의 지구인으로서는 관측 불가능한 영역입니다. 이에 인간은 모델을 만듭니다. 태양과 지구의 관계를 상정한 모델을 만들고 이에 달과 행성의 운동을 대입해보고 모델의 결과와 관측결과를 비교합니다.

잘 알려진 천동설 모델이 지동설 모델로 대체되는 과정입니다. 이때 모델을 만들어 관측데이터와 비교 검증하는 것을 연역추론이라고 합니다. 엄밀히 말해서 인간은 보이저가 태양계 밖으로 나가기 전까지는 태양계의 운동에 대해서 불안한 모델만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귀납추론의 한계 때문입니다.

뉴턴의 이론이 아인슈타인의 이론으로 대체되는 과정도 비슷합니다. 이 모든 것은 기존의 모델로는 설명할 수 없는 관측값이 나왔을 때, 기존의 관측값과 새로운 관측값을 포괄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럼에도 귀납추론을 통한 모델링은 새로운 관측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현실과 잘 부합하므로 일정한 영역 안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귀납추론 후 모델 검증(연역추론)을 하는 하나의 시도가 숨겨진 마르코프 모델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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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위키백과 "은닉 마르코프 모델"본문 중 발췌입니다.
https://ko.wikipedia.org/wiki/%EC%9D%80%EB%8B%89_%EB%A7%88%EB%A5%B4%EC%BD%94%ED%94%84_%EB%AA%A8%EB%8D%B8

"시스템이 은닉된 상태와 관찰가능한 결과의 두 가지 요소로 이루어졌다고 보는 모델이다. 관찰 가능한 결과를 야기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관측될 수 없는 은닉 상태들이고, 오직 그 상태들이 마르코프 과정을 통해 도출된 결과들만이 관찰될 수 있기 때문에 '은닉'이라는 단어가 붙게 되었다.

(중략) 마르코프 연쇄와 같은 단순한 마르코프 모델에서는 상태를 관찰자가 직접적으로 볼 수 있으며, 그러므로 상태가 전이될 확률은 단순히 모수(parameter)들로 표현될 수 있다. 반면 은닉 마르코프 모델에서는 상태를 직접적으로 볼 수 없고 상태들로부터 야기된 결과들만을 관찰할 수 있다. 각각의 상태는 특정 확률 분포에 따라 여러가지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으므로, 은닉 마르코프 모델로부터 생성된 결과들의 나열은 기저에 은닉된 상태들에 대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여기서 단어 은닉(Hidden)이 모델의 모수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모델이 거쳐가는 연속된 상태를 지칭하는 것에 주의해야한다. 은닉 마르코프 모델에서 모수들이 정확히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은닉’ 마르코프 모델로 불리는 이유는 결과를 야기하는 상태들이 근본적으로 은닉되어있어 관찰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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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려운 말들을 이해하는 간단한 방법은 트리구조를 상정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추상화는 트리로 이루어진 경로도를 만드는 겁니다. "어떤 조건에 대하여 내가 무엇을 했을 때 다음 결과가 나타난다."를 만드는 거죠. 물론 단순히 트리구조만으로는 이 말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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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것은 관측할 수 없는 영역의 존재입니다. 이 영역 때문에 과거 수많은 인간들이 자기 분야의 이론을 만드는데 수없는 삽질을 하였습니다. 책 "마스터 알고리즘"도 이런 영역에 대한 고민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마스터 알고리즘이란 모든 현상에 내포되어 있는 보편이론에 대한 것입니다.

물론 마르코프 모델은 정답이 아닙니다. 마르코프 모델은 관측자를 배제하지 않으므로 현상에 대해서 정확하게 기술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맥락적 해석이라는 개념도 없습니다. 치명적입니다. A라는 사실은 어떤 맥락에 태워졌느냐에 따라 그 해석이 달라져야 합니다. 그런데, 순환적 모델을 썼다는 것은 이런 개념이 없다는 것의 반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르코프 모델을 논하는 것은, 현재 인간이 만든 컴퓨터 모델 중에서 마르코프 모델만이 숨겨진 상태에 대해서 논하기 때문입니다.

추상화의 한계 영역은 관측결과까지입니다. 그 이상은 추상화만으로는 알 수가 없습니다. 모델링이 필요하며, 이에 마르코프 모델이 하나의 메타 방법론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르코프 모델을 넘어서면 곧바로 강한 인공지능이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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