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v.media.daum.net/v/20170913112603774
스마트폰의 서열
- 혁신은 개뿔, 기술이 아니라 서열이 혁신을 결정한다.
1. 애플, 2. 삼성, 3. 엘지와 기타등등
어젯밤에 애플이 아이폰X(10)과 아이폰8, 애플워치가 발표했는데, 발표순서가 묘합니다.
1. 애플워치는 셀룰러가 포함되어 아이폰과 번호를 공유하며 독자적으로 전화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기압계가 포함되어 등산 등 특수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때 유용하라고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2. 아이폰8을 먼저 발표하고 아이폰X를 나중에 발표했는데, 아이폰8은 7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단순 부품업그레이드 수준입니다. 그간 아이폰X 유출이 시장에 나돌았었는데, 키노트를 보는 사람들이 "8이 왜저래?"하는 착각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수작이죠. 좀 있다가 아이폰X를 보여줍니다. 조삼모사 작전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아이폰8 개념은 단종될 걸로 봅니다. 아이폰 X로 넘어가는 전환기에서 잠깐 써먹는 거죠. 일종의 꼼수인데, 아직까지는 성공적인 걸로 보입니다.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하나의 제품이어야 할 걸 두 개로 만든 겁니다. 자체 팀플레이입니다. 혁신과 안정성의 이미지를 동시에 쥐려는 작전입니다. 뒤에서도 말하겠지만, 스마트폰이 보여주는 기술에 혁신은 없습니다. 그냥 열심히 하면 되는 기술들일 뿐입니다.
3. 아이폰X는 전면 풀비젼 디스플레이와 3D안면인식 기술을 채용했습니다. 작년 갤럭스 노트 7의 경우 양면 커브드디스플레이와 홍체인식으로 아이폰을 제낄 위용을 보여줬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디스플레이와 ID인식 센서는 누가 시장에서 최강자인지를 보여줄 잣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LG의 V30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갤럭스 노트 마지막으로 아이폰X가 차례대로 출시됩니다. 딱 서열의 반대순서로 출시된 건데, 이게 묘합니다. 디스플레이 수준도 이 순서와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아이폰X를 보면, 액정화면을 저렇게 꺾고 구멍을 내도 되나 싶겠지만, 저 정도 꺾기는 이미 엘지도 V10에서 선보인 바가 있습니다.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하면 안 되니깐 안 하는 거죠. 왜냐, 엘지는 3등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엘지가 현 아이폰 X의 디스플레이를 채용한다면? 일단 가격을 올려야 합니다. 근데 가격 올리면 안 팔립니다. 시장에서 격이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3등은 3등 자리가 정해진 거죠. 작년의 노트7은 아이폰을 압도할 만한 기술을 삼성이 가지고 있었음을 증명했지만, 결국 배터리게이트에 빠졌습니다. 물론 정치적인 겁니다. 배터리에 문제가 있던 것은 사실입니다만, 애플이라면 비교적 작게 넘어갈 수 있는 사안임에도 미국 언론은 이를 정치적으로 공격했습니다.
비행기에 싣지 못하게 하는둥 난리도 아녔죠. 코너에 몰린 미국인이 당황한 겁니다. 그래서 이번 노트8은 조용히 출시합니다. 2등의 서열에 맞게 알아서 찌그러진 거죠. 참고로 아이폰X의 디스플레이는 삼성이 생산합니다. 몰라서 안 만든게 아닌 거죠. 이미 저 바닥에서는 암묵의 카르텔이 작동하고 있는 겁니다. 삼성은 2등전략으로 먹고 살기로 결정됐습니다. 올라가면 정치라는 상부구조가 개입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엘지인데, 아직까지야 미국에서 팔린다고 언플은 하지만, 엘지의 스마트폰 사업은 매년 적자인 걸로 유명합니다. 언제까지 버틸지가 애매합니다. 인공지능이 상용화되어 흐름이 바뀔 때 승부를 봐야할듯 한데, 아직까지 엘지에서 인공지능 연구를 한다는 소리를 들어보질 못했네요. 삼성도 빅스비를 만들 때 외부에서 수혈했습니다. 제조사는 소프트웨어 기업과는 DNA가 다르기 때문일 겁니다. 의사결정 구조 자체가 다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