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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냐 내일이냐

원문기사 URL : https://v.daum.net/v/20250114091024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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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렬  2025.01.14
(펌)경찰은 그들이 쓸 수 있는 가장 악랄한 방법으로 윤석열을 상대중이다

90년대 지하철 노조 파업을 서울대에서 했었습니다. 
그때 학생이었던 저는 교문 앞에서 사수대를 했었죠. 
첫날은 사수대 인원도 많았고, 의욕도 불탔었습니다. 
실제로 1차 침탈 때 화염병 꽂으면서 반격하니까 
전경이 물러나는 걸 보고 기세가 등등해졌습니다. 

이후 대치 국면이 계속됐는데 이게 하루, 이틀...일주일이 되니까 고립된 입장에서 점점 지쳐가더라구요.  일주일동안 씻지도 못하고 잠도 아스팔트에서 자는 걸  계속하다보니 심신이 지치고 사기가 땅에 떨어졌습니다. 

그렇게 기세 등등하던 동지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서서히 보이지 않기 시작하다가 급기야 어느 순간 '이 인원으로 지키는 건 불가능하겠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2차 침탈이 들어 왔습니다. 저항이고 나발이고 순식간에 무너져서 학관까지 순식간에 들어오더라구요. 개인적으로 그 투쟁에 큰 의미를 뒀던지라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지는 모습이 지금까지도 트라우마 비슷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2025년 오늘. 경찰이 윤석열과 경호처를 상대로 하고 있는 말려죽이기 전법을 보면서 1990년대 그 시절이 떠오르면서 만감이 교차합니다. 내가 당했던 그 전법을 지금은 내가 응원하고 있구나...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