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있는가
원문기사 URL : |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5103222?sid=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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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림 2024.12.14
한강의 소년이 온다에 묘사된 장면이 12.3일에 벌어질 뻔 했으나 기적처럼 이 위기를 모면하게 되고, 한강의 노벨상 받은 일이 동시에 벌어진 것은 엄청나게 드라마틱한 일이었습니다.
몇 년 전,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으며 가장 연약한 존재를 뜨겁게 묘사한 점이 신선하다 생각했는데
한림원에서도 비슷한 평을 하더군요. (저의 막연한 느낌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 이라고요.
스웨덴 작가도 비슷한 결의 평을 했고요. 한강의 저서에는 연약한 존재가 나온다. 그러나 그들은 남은 힘을 모아 망각에 저항하고 다음 사람들에게 질문한다. 이런식으로요.
계엄 사태 때 국회 앞에서 온 몸으로 장갑차와 계엄군을 막아서던 시민들의 모습이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연약하지만 사력을 다해 이전 세대들에게 응답하고 또 다음 세대들에게 용기를 주는 모습… 촛불든 시민들도 마찬가지고요. 이들이 저희를 살린 것 같습니다.
이 기적이 설명이 안되서 순간 신이 있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유시민 작가를 신경안정제라고 표현하시던데 ㅎ 혼란스런 정국일때마다 상황 정리를 하는 논평을 해주니까 붙은 별명 같습니다.
저에겐 구조론연구소가 신경안정제 입니다. 감사한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