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 2476 vote 0 2003.08.01 (14:03:49)



50년 후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 1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면 대부분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할 것입니다. 유토피아입니다.

같은 질문을 학자들에게 던지면 어떤 답변을 내놓을까요? 당연히 디스토피아가 됩니다. 학자들은 결코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학자라면 당연히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비관적인 근거는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낙관적인 근거는 원래 잘 발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50년 후에는 저온핵융합에 성공해서 에너지난이 해결될 것이오』

전문가가 이런 전망을 제시한다면 점장이로 몰릴 것입니다. 사실이지 지식인이라면 약간 비관적인 전망을 내어놓고 훈계조로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인류는 핵전쟁과 생태계 파괴로 재앙을 면치 못할 것이오.』

이것이 먹물들의 정답입니다. 이 경우 예상이 빗나가면?

『그것이 다 내가 미리 경고한 덕분이오.』

하고 면피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너무 한국적인 현상이 아닌가입니다. 즉 유교주의의 잔재로서 양반들의 권위의식 때문에, 지식인 특유의 엄숙주의가 발동해서 비관적인 견해가 당연시 되는 것이 아닌가입니다.

말하자면 먹물양반들이 에헴 하고 겁을 줘서 백성들을 군기잡으려는 거지요.

모든 소설가들은 인류의 멸망을 전제로 공상과학소설을 씁니다. 인류의 번영을 전제로 소설을 쓸 수 있는 천재소설가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비관은 쉽고 낙관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진짜라면 낙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머리나쁜 사람이 미래를 예측하면?
지식인의 비관주의는 그래도 양반입니다. 최악의 경우는 머리나쁜 사람이 과도한 책임감을 느껴버리는 경우입니다.

최근 미국에 미녀 극우주의자 매카시스트가 나타나서 수백만권의 저서를 팔아치우며 스타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느닷없이 진보사냥, 빨갱이사냥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데 브리짓드 바르도가 연상되는 군요.

간단합니다. 머리 나쁜 사람이 미래를 예견하려 하면 당연히 이렇게 됩니다. 그들은 워낙 머리가 나쁘기 때문에 미래가 더욱 암담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거기에다 과도한 책임감이 더해진다면? 최악이죠. 극우주의자는 이렇게 탄생합니다.

결론적으로..

● 평범한 상식인의 견해.. 경험칙을 적용하여 낙관이 비관보다 크다는 사실을 안다.

● 잘난 척 하는 지식인.. 근거를 댈 수 있는 부분만을 쫓아 비관주의로 간다. 상황은 비관적이나 지식인이 나서서 잘 예방하면 실낱같은 희망은 있다는 식의 훈계조.

● 돌대가리가 과도한 책임감을 느껴버리면.. 비관이 지나쳐서 극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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