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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54 vote 0 2022.02.08 (16: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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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에서 보이는 울릉도. 하단의 뿌연 직선은 수평선이 잘라먹은 증거다. 하단이 15퍼센트 잘려나갔는데 쵤영지인 동해시 초록봉 높이 529미터를 고려하면 평지에서는 40퍼센트를 잘라먹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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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설명하기 곤란한 것을 기피한다는 증거를 제시하려는 것이다. 보고도 모른 척한다. 정면도와 측면도가 공존하는 이집트 부조처럼 곤란한 부분은 얼버무리고 넘어간다. 이와 같은 사례는 많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언어의 의미다. 인류 중에 의미를 아는 사람이 없다. 


    언어가 곧 의미인데 의미가 뭔지 모른다는 것은 언어를 모른다는 말이다. 언어가 뭔지도 모르면서 말을 다 한다. 황당한 일이다. 인간은 언어를 배우지 않았다. 언어를 배워야 말을 할 자격이 있다. 운전부터 배우고 핸들을 잡아야 한다. 시작이 중요하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드물지만 모든 것의 시작점을 사유한 사람도 있다. 문명은 세 개의 점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데모크리토스 원자의 점, 유클리드 원론의 점, 다빈치 소실점의 점에 빅뱅의 점을 추가할 수 있다. 구조론은 상호작용의 접점을 제안한다. F=MA에서 M과 A가 만나는 지점이다. 


    보통은 얼버무린다. 시작점을 사유하지 않는다. 선배의 도움에 의지한다. 눈치를 보고 다수에 묻어간다. 바둑의 포석을 생략하고 전투부터 시작한다. 그러다가 꽝 된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은 맨눈으로 봐도 알 수 있다. 보라구. 둥글잖아. 왜 지구가 둥근지 설명하기가 피곤했던 거다.


    아래 20여 가지 증거는 필자가 며칠 사이에 찾아낸 것이다. 이외에도 증거는 많다. 인간들이 죄다 눈이 삐었다. 도무지 기본이 안 되어 있다. 그 점을 확인해야 구조론을 배울 수 있다. 비뚤어진 사실을 인정해야 바로잡을 수 있다. 각종 괴력난신에 허무맹랑에 종교문제가 그렇다. 


    다른 이유가 없다. 인간은 그냥 등신이다. 당신이 어떤 주장을 한다면 그건 일단 개소리다. 당신이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었다면 보나마나 헛소리다. 물론 새로운 주장일 경우에 그렇다. 어디서 배웠다면 그게 진실일 수도 있다. 인간에게는 진위를 판단하는 눈이 없다는 말이다.


    나는 일곱 살 때부터 인류의 분별력을 의심했다. 점차 확신이 굳어졌다. 인류가 근래에 상당히 성과를 내기는 했으나 활발한 상호작용에 따른 결과이고 기본이 안 되어 있으므로 가만 놔두면 본래의 삽질모드로 돌아간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받아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조선인들은 서양의 신문물을 배우고 눈을 뜨더니 일제히 서당을 다니게 되었다. 유교의 권위가 쇠퇴하고 그 자리를 무당들이 채웠다. 서구의 신문명을 접하고 일제히 사이비 종교를 믿게 되었다. 용화교, 백백교, 증산교 따위 신흥종교는 넘쳐난다. 중국인들은 갑자기 권법을 배웠다. 


    중국 고무술의 상당수는 역사가 일천하다. 그게 퇴행이다. 상호작용하지 않으면 인간은 반드시 퇴행한다. 누가 받아줘야 똑똑해진다. 치열한 경쟁이 붙으면 상대의 적극적인 반응에 의지해 성과를 내지만 조금만 풀린다 싶으면 상호작용이 감소하여 잽싸게 본래의 바보를 회복한다. 


    그러므로 인류에게 평화는 사치인 게다. 전쟁이야말로 진보의 원동력이라면 고약한 거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인류는 조금 움직인다. 지구 온난화로 멸망위기를 겪어야 조금 바뀐다. 정신차리려면 아직도 멀었다.


    1) 수평선이 보인다. 칼로 잘라낸듯 뚜렷하게 선이 보이는게 이상하다. 점점 희미해져서 안개처럼 사라져야 한다.


    2) 수평선 끝단으로 갈수록 바다의 색이 선명하게 보인다. 파장이 짧은 푸른빛이 물 속을 통과하면서 더 많이 산란하기 때문이다.


    3) 해안에서 본 수평선은 거리가 너무 가깝게 느껴진다. 토함산 추령고개에서 본 수평선은 멀었는데 동해로 갈수록 가까워져서 큰 충격을 받았다. 


    4) 관측자 기준으로 시야의 3/4 지점에서 갑자기 파도의 크기가 작아지는게 부자연스럽다. 물 색깔이 다르고 평평하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5) 그냥 봐도 약간 배가 나온게 보인다.


    6) 수평선보다 멀리 있는 섬의 하단은 직선이다. 수평선이 아랫도리를 잘라먹은 증거다. 수평선과 뒤에 있는 섬의 거리가 이격된 것이 확연히 느껴진다.


    7) 수평선 너머의 섬 하단에 뿌옇게 흰 선이 그어져 섬이 살짝 공중에 뜬 것처럼 보인다. 수증기 때문일 게다.


    8) 동해에 파도가 있을 때 저고도에서 수평선이 울퉁불퉁하고 파도가 움직이는게 보인다. 높은 고도에서는 선이 매끄럽다. 고도에 따라 선의 거칠기가 다르다.


    9) 지구가 평평하면 구름이 수평선까지 내려올 수 없다. 구름이 하늘에 떠 있지 수면에 붙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10) 태평양 어디라도 구름은 반드시 있고 구름 높이는 로키산맥보다 낮으므로 지구가 평평하면 일출이나 일몰은 절대 볼 수 없다. 구름 높이는 2킬로에서 7킬로. 로키산맥 고원지대 평균 3천미터 이상. 북부 로키는 4천미터 이상 산봉우리가 즐비.


    11) 산을 오를 때 고도차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정도가 심하다. 지구가 평평하면 상대적으로 높이의 비중이 감소하므로 중턱이든 정상이든 풍경이 비슷하다.


    12) 수평선이 시야 정면보다 1도 아래에 있다. 이 정도는 충분히 식별된다.


    13) 서울에서 천킬로 떨어진 후지산이 3770미터이므로 지구가 평평하면 0.5도로 보인다. 울산에서는 850킬로다. 수평선이 시야의 중심에서 1도 내려가 있으므로 합이 1.5에서 2도인데 시야에서 2도가 사라지면 뭔가 텅 빈 것처럼 허전하다. 처음 수평선을 봤을 때 충격을 받은 이유다. 후지산은 10미터 앞에서 3.7센티로 보여야 한다. 롯데월드타워는 천안에서 보인다. 동해에서 160킬로 떨어진 울릉도가 보인다. 인간의 눈은 원래 멀리까지 잘 본다.


    14) 수평선 부근의 수평과 수직이 만나는 부분은 위화감이 든다. 자연스럽지 않고 뭔가 구겨진듯 하다.


    15) 지구가 둥글므로 하늘도 둥글다. 가을에 균일한 높이의 구름을 보면 지구의 곡률이 확연히 드러난다.


    16) 옛날 사람들은 지구가 실제보다 작다고 생각했다. 육안으로 보이는 지구는 반지름 200킬로 정도다. 지름이 천리에 불과하므로 황제도 만리장성을 쌓을 수 없다.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작게 보이는데 그 정도의 차이가 심하다. 처음 높은 곳에 오르면 지구가 왜 이렇게 작지 하고 충격받는다.


    17) 땅거미가 서서히 올라가는 것을 보면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해가 졌는데도 산꼭대기나 구름에는 해가 비친다. 여름에는 일몰 후에도 하늘이 파랗게 보인다. 지구가 평평하면 개기일식처럼 갑자기 깜깜해진다.


    18) 적도지방은 일몰 직후부터 캄캄해지고 고위도는 박명이 오래 간다. 


    19) 계절에 따라 박명이 지속되는 시간이 차이가 난다.


    20) 지구가 평평하면 달도 평평해서 달이 뜨고 질 때는 납작하게 보여야 한다. 천구가 둥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낯달을 보면 달이 공모양인게 보인다. 달은 언제나 태양의 반대편이 일그러지고 채워진다. 


    21) 낮달은 보름달이 없다. 달이 햇빛을 반사한다는 것은 알 수 있다. 지구는 평평하고 달만 둥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단 의심을 하는게 정상이다. 가설을 세웠는데 맞으면 대박이잖아.


    22) 별과 달이 천구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면 지구의 반대편도 무언가에 붙어서 지구가 둥글어도 반대편에 사는 사람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달에서 방아 찧는 옥토끼도 떨어지지 않는데 별 걱정을 다하셔.


    23) 지구가 평평하면 모서리 부분은 처치곤란이잖아. 지구 가장자리에 사는 사람은 어쩌라구? 그게 더 신경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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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이 공모양이고 보름달은 밤에만 뜨며 항상 태양의 반대쪽에 있다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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