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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292 vote 0 2020.03.19 (17:52:05)

      
    의사결정구조


    사건 안에서 에너지의 작용과 수용이 대칭을 이룬다. 때리는 쪽과 맞는 쪽, 주는 쪽과 받는 쪽이 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수용측을 본다. 작용측을 봐야 진실이 보인다. 수용측을 보는 이유는 보기가 쉽기 때문이다. 총을 쏜 범인은 도망치고 없으므로 보기가 어렵고 총에 맞은 피해자는 쓰러져 있으므로 보기가 쉽다. 작용은 움직이고 움직이는 것은 보기가 어렵다. 그러나 노력하면 작용측을 볼 수 있다. 사건의 원인측을 볼 수 있다.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추적할 수 있다. 결따라 가면 된다.


    쓰러진 권투선수를 보고 쓰러뜨린 선수가 어떤 주먹을 휘둘렀는지 추측하는 것이 오늘날 과학계의 모습이다. 파퀴아오 선수의 스피드가 너무 빨라서 스트레이트를 쳤는지 훅을 휘둘렀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슬로우비디오를 돌려보면 된다. CCTV를 돌려보면 범인의 뺑소니를 추적할 수 있다. 구조론은 이와 같다. 어떻게든 작용측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건이 격발되면 작용과 수용은 대칭된다. 각각 작용과 반작용을 이룬다. 대칭은 <- ->꼴이므로 계는 불균일하다. 사건의 진행은 에너지의 작용에 의해 비대칭을 따라가면서 균일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5회에 걸쳐 계의 불균일을 균일로 바꾼다. 이쪽의 방향을 틀면 저쪽이 어긋나므로 5회 반복되는 것이다. 단계적으로 에너지의 확산방향을 수렴방향으로 바꾼다. 그 범위는 점차 좁아진다. 비용문제 때문이다. 닫힌계 안에서 추가적인 에너지 투입이 없이 내부조달로 해결하려면 국지화시켜야 한다. 부분적인 균일을 얻어내는 것이다. 


   외력의 작용에 따른 질의 불균일을 입자의 균일로 풀고 그 과정에서 생겨난 입자의 불균일을 힘으로 풀고, 다시 그 과정에서 생겨난 힘의 불균일을 운동의 균일로 풀고, 또 운동의 불균일을 량으로 풀어낸다. 5회에 걸쳐 확산<- ->을 국지적인 수렴-><- 으로 바꾸는 것이다. 계의 균일화는 방향전환이며 방향을 바꾸면 또 다른 불균일이 생기므로 방향전환이 반복된다. 그것이 입자와 힘과 운동과 량으로 나타난다. 그 층위에서는 균일화되지만 그 변화가 다시 낮은 층위에서 불균일을 유발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공을 던지는 투수는 상체와 하체의 불균일을 어깨로, 어깨와 팔의 불균일을 팔꿈치로, 팔꿈치와 손의 불균일을 손목으로 옮기며 지속적으로 확산<- ->을 수렴-><- 으로 바꾼다. 계 내부에서 균일성을 따라가는 것이 결따라가는 것이다.


    이쪽의 균일화가 저쪽의 불균일을 야기하므로 5회에 걸쳐 의사결정은 반복된다. 도미노를 쓰러뜨린다면 도미노 A와 도미노 B는 원래 균일하다. 그러나 외력이 작용하여 A가 쓰러지면 계는 불균일해진다. A와 B가 마주 보고 대칭을 이루되 A가 이겨서 B를 쓰러뜨리면 두 도미노는 같은 방향을 보고 균일해진다.


   야구선수가 공을 던진다면 하체와 상체, 상체와 어깨, 어깨와 팔꿈치, 팔꿈치와 손목, 손목과 공 사이에서 같은 방식으로 도미노가 연속적으로 쓰러진다. 처음 투수의 신체는 균일하지만 와인드업에 의한 방향전환으로 불균일이 일어나면서 이를 다시 내부적인 균일로 바꾸는 과정에 에너지가 전달되어 공이 던져지는 것이다.


   처음 하나의 질에서 원심력과 구심력을 반영하는 두 입자의 대칭으로 나뉜다. 에너지의 측면에서 그러하다. 대칭된 둘의 접점에서 축이 도출된다. 축은 두 입자 모두에 속한다. 두 입자는 하나의 방향으로 통일되면서 축을 이동시킨다. 이러한 현상은 작용체와 수용체 사이에서 일어나면서 동시에 작용측의 신체 내부에서도 일어난다.


   처음 국민에 의해 균일한 국가를 일본이 괜히 건드려서 여당과 야당의 대응방향이 대립되지만 여당이 야당을 이겨서 대응방향을 통일한다. 여야의 대칭을 행정부의 비대칭으로 바꾼다. 그 과정에서 축이 이동한다. 국민에서 의회로, 의회에서 행정부로, 행정부에서 일선에 나가 있는 군대로 축이 옮겨간다. 계의 성립이 질, 축의 도출이 입자, 축의 이동방향이 힘, 축의 이동속도가 운동, 축의 이동결과가 량이다.


   씨름이라면 처음 샅바를 잡을 때는 균일하다. 심판이 신호를 주면 두 선수가 샅바를 잡고 일어나는데 이때 하나의 계에서 두 입자로 나눠진다. A가 들배지기를 시도하여 B를 들어 올리면 두 선수의 힘의 방향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승부가 난다. 처음 샅바를 잡고 균일한 것이 질, 일어서서 팽팽하게 대치하면 입자, 하나가 다른 쪽을 들어 올리며 둘이 공유하는 축을 이동시키는 것이 힘, 들면 회전해서 축의 이동을 계 전체에 전달해야 하는데 그 시간적인 진행이 운동, 승부가 나면서 그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것이 량이다.


    사건은 간단히 축을 이동시키는 것이다. 나머지는 전제조건의 충족과 이동의 반영이다. 축의 이동은 방향을 정해야 하며 축의 이동사실이 계 전체에 전달되어야 한다. 방향의 결정이 힘이라면 계 전체에 전달될 때까지 관성의 법칙에 따른 시간적 진행이 운동이다. 핸들을 꺾는 것이 힘이라면 자동차가 실제로 방향을 트는 것이 운동이다. 핸들은 돌아갔는데 방향은 바뀌지 않았을 수 있기 때문에 힘과 운동이 구분된다.


   이러한 작용측와 수용측 사이에 대칭의 확산<- ->에서 비대칭의 수렴-><- 으로의 방향전환은 두 씨름선수 사이에도 성립하고, 축구경기의 공격측과 방어측에도 성립하고, 정치판의 여야 사이에도 성립하고, 시장의 수요와 공급 사이에도 성립한다. 모든 작용하는 것과 수용하는 것, 주는 쪽과 받는 쪽 사이에 성립한다. 원인과 결과, 시작과 종결, 전체와 부분, 머리와 꼬리, 상부구조와 하부구조 사이에 일어난다. 모래시계의 윗부분과 아랫부분 사이에 일어나고 시계의 태엽과 바늘 사이에서 일어난다. 


    한편 주는 사람의 신체 내부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상체와 하체, 상체와 어깨, 어깨와 팔꿈치, 팔꿈치와 손목 사이에서 같은 일이 반복된다. 여당과 야당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 여당 내부에서도 주류와 비주류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그것이 구조론의 복제원리다. 뇌 안에서 일어난 변화가 마음으로 복제되고, 호르몬에 의해 몸으로 복제되고, 커플을 이룬 상대방에게로 복제되고 마침내 세상 모든 것에 전달된다.


   운동선수는 자기 신체를 상체와 하체로, 어깨와 팔로, 나누며 대칭을 성립시켜 그중에서 중심쪽이 주변쪽을 이겨서 중심에서 주변으로 힘을 전달한다. 중심과 주변을 대칭시키고 이 상태에서 중심이 주변을 이기면 힘이 전달된다. 한쪽이 다른 쪽을 이기는 과정에서 비대칭이 도출되는 것이다. 그러한 내부의 의사결정과정이 공격수와 수비수 사이에서도 재현된다. 자기 몸을 이겨서, 상대를 이기고, 관객을 이긴다. 


   자연의 모든 전개는 평등한 대칭과 불평등한 비대칭으로 진행된다. 평등해야 시합이 성사되고 불평등해야 승부가 난다. 출발선에 설 때는 평등해야 하고 시상대에 오를 때는 불평등해야 한다. 세상은 평등에서 불평등으로 가므로 가만 놔두면 세상은 점차 불평등해진다. 인간의 수명이 무한정 길다면 세상은 끝도 없이 불평등해진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시합을 새로 열어서 다시 평등상태로 되돌리지 않으면 자본주의도 망하고 사회도 망한다. 뭐든 가만두면 망한다. 노자의 무위자연은 멸망의 길이다.


   자연의 생태계가 망하지 않는 이유는 진화과정에서 그런 존재만 남았기 때문이다. 진화론은 동시에 멸종론이다. 진화로 탄생한 종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종이 망했다. 즉 자연의 균형은 많은 불균형들이 망해서 얻어진 결과이지 자연이 균형을 잡으려고 용을 쓰는 것은 전혀 아니다. 화성은 너무 추워서 망하고 금성은 너무 더워서 망했다. 은하계 안의 거의 모든 별은 망한 별이다. 오직 지구 하나만이 운 좋게 버티고 있다. 물론 미지의 망하지 않은 별에 외계인이 살고 있을 수도 있다. 자연의 법칙은 망하는 법칙이다. 중국은 춘추전국시대에 4천 개의 작은 나라가 망해서 이루어졌다.


    흥하는 코스는 확률적으로 드물다. 어떤 둘의 우연한 일치라는 절묘한 디자인에 의해서 흥한다. 그러므로 종에는 암수가 있는 것이다. 어쨌든 시계바늘은 하루 두 번은 만나게 되어 있다. 많은 불일치 속에서 하나의 절묘한 일치를 끌어내는 것이 디자인이다. 어쨌든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절묘한 일치를 이루고 있다. 


    세상은 다이아몬드나 황금과 같은 우수한 하나에 의해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둘의 일치라는 앙상블과 하모니에 의해서 작동한다. 다이아몬드의 견고함이나 황금의 불변은 그것으로 끝나지만 어떤 둘의 일치는 또 다른 일치를 연쇄적으로 끌어내어 널리 복제되기 때문이다. 시계바늘의 일치가 두 사람 사이에서 약속의 일치를 끌어내고 배우들 간의 호흡의 일치가 관객들 사이의 입소문의 일치를 복제하듯이 말이다. 


    사건은 다음 단계로 가면서 연속적인 일치를 도출한다. 원인의 일치가 양의 되먹임에 의해 과정의 일치를 거쳐 결과의 일치까지 가는 것이다.  




[레벨:15]오민규

2020.03.21 (17:54:52)

우리는 많은 불일치가 아니라 절묘한 일치를 강조해야 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3.22 (04:35:08)

"어떤 둘의 일치는 또 다른 일치를 연쇄적으로 끌어내어 널리 복제되기 때문이다."

- http://gujoron.com/xe/1181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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