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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6495 vote 0 2003.02.06 (18:20:27)

요 몇 년동안 안티조선운동을 벌여서 우리가 얻은 성과는 없다. 조선일보는 여전히 잘나가고 있다. 조선일보의 판매 부수는 줄지 않았다. 물론 여러분은 저의 이러한 견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동의하지 않는다. 안티조선운동의 성과는 매우 크다.

가장 큰 성과는 안티조선진영이 사회로부터 얻은 신뢰이다. 안티조선이 새 대통령을 만들었다. 그들의 『보는 안목있음』이 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이것은 역설이다. 조선일보를 무너뜨리지는 못했지만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는 한 이 싸움은 계속된다.

조선일보가 버텨줄수록 우리는 더 큰 성공을 이룬다. 김대중편집인이 깐죽거릴수록 우리는 힘을 얻는다. 그러므로 향후 우리의 전략은 조선일보를 일거에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사회로부터 더 큰 신뢰를 얻는 방안을 찾는 데로 모아져야 한다. 그 방법은?

언론개혁을 위한 여러가지 방안들

나이 40이면 제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데 이 인간들은 점점 닮아가더니 이젠 누가 누군지 헛갈린다. 조선일보 보면 얼굴이 이렇게 변하는가?

언론개혁 방안으로 절독운동을 통한 판매부수 줄이기, 광고주 압박, 기고 및 인터뷰 거부, 공동배송제 도입, 편집권 독립, 등의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대부분 실효성이 없거나 한나라당의 방해 때문에 가능하지 않다.

우선 절독운동부터 검토해 보자. 조아세가 열심히 뛰어주고 있지만 판매부수는 줄지 않았다. 설사 판매부수가 몇만부 줄어든다 해도 조중동이 먹고 사는 데 큰 영향은 없다. 지금 조중동은 일종의 유사종교단체가 되어있다. 사이비종교는 원래 잘 안망한다.

절독운동은 판매부수를 줄이기 보다는, 적어도 『지식인들은 보지 않는 신문』이라는 평가를  얻어내므로서 영향력을 줄이는 운동이다. 지식인들만 조선일보를 안본다고 해도 그 성과는 크다. 그러므로 조아세의 노력을 과소평가 해서 안된다.

둘째로 최근에 많이 논의되고 있는 광고주 압박운동은 부적절하다.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지배된다. 돈 있는 사람들이 조선일보를 본다. 80대 20의 법칙처럼 그들이 소비에서 비중을 크게 차지하므로 비싼 광고료를 받는다.

원인은 광고효과인데 그 원인을 그대로 두고, 결과에 불과한 광고주를 압박해서는 이치에 맞지 않다. 성과도 적다. 설사 대형업체 한 둘이 광고를 안한다 해도, 조선일보에 광고하지 못해 안달난 업체가 줄을 서 있다.

세째는 기고 및 인터뷰 거부인데 문부식 같은 쓰레기가 배신을 때리고 있다. 세상엔 다양한 인간이 있으므로 어쩔 수 없다치고, 어쨌든 인터뷰 거부는 계속되어야 한다. 적어도 『쓰레기와 정품을 가려내는 X-레이』로는 큰 효과가 있다. 이것만 해도 어디인가?

넷째 공동배송제는 큰 효과가 있겠으나 언론탄압의 인상을 주므로 한나라당이 버티고 있는 이상 쉽지 않다. 차기 총선에 이기면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편집권 독립문제인데 회의적이다. 조선일보라는 DJ광신교는 그 교주인 사주 한 사람만 맛이 간 것이 아니라, 그 목사들인 기자와 그 신도들인 독자들이 더 극성이다. 근본적으로 독자와 기자들이 바뀌지 않는 이상 큰 의미는 없다.

우리가 얻는 것은 신뢰와 인재 뿐이다

조선일보 독자가 지금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해도, 편집권이 독립된다 해도, 공동배송제가 채택된다 해도, 일부 대형 광고주들이 조선에 광고를 하지 않는다 해도 조선일보는 건재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방법은? 없다. 안티조선은 원래 안되는 운동이다. 그렇다면 왜 하는가?  

모두에서 말했지만, 우리의 성공은 조선일보의 절독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첫째 우리 스스로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는 데 있고, 둘째 안티조선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공통분모를 모아서 이를 정치세력화 하는데 있다. 즉 안티조선을 통하여 인재를 키우자는 것이다.

과거의 민주화운동도 그렇다. 한국에서 알만한 인재는 대부분 운동권에서 나왔다. 운동가들이 주장하는 이념과 노선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 그들이 일관되게 자신의 몸을 던져 투쟁하는 데서 얻어진 도덕적 우위에 사회는 신뢰를 보낸다.

이번 대선에서 다수 시민단체는 이회창 쪽에 줄을 섰다는 분석이 이쪽 동네의 공론이다. 과거 총선연대가 활동한 것에 비해, 이번 대선에서 시민단체는 전혀 기여하지 못했다. 그들의 도덕과 양심과 시대정신을 읽는 눈은 흐려졌다.

시민단체와 학생운동이 퇴조한 지금 그 공백을 누가 메울 것인가? 마지막 인재의 보루는 안티조선진영 뿐이다. 우리가 신뢰를 창출하고 인재를 키워야 한다. 신뢰는 일관성의 견지를 통한 도덕적 우위에서 얻어진다. 그 도덕을 버리고 변절한 문부식류는 매장되어야 한다. 이 언저리에서 안티조선의 방향설정이 필요하다.

조선일보를 확실히 이기는 방법

조선일보 독자가 200만이라지만, 문제가 되는 사설과 칼럼을 꼼꼼히 읽는 사람은 1/10인 20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그 숫자는 많지 않다. 반면 한겨레 독자는 50만에 불과해도 그 중 1/3인 15만이 사설과 칼럼을 꼼꼼히 읽는다.

50만 한겨레가 200만 조선일보에 크게 뒤지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굳이 조선일보의 독자를 줄이고, 한겨레의 독자를 늘리는데 집착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왜 항상 조선일보가 의제설정을 주도하는가?

본질은 따로 있다. 문제는 조선일보를 꼼꼼히 읽는 그 20만이 이 사회의 주요 포스트를 차지한 엘리트집단이라는 점이다. 한겨레를 꼼꼼히 읽는 15만은 학생들이고, 노동자들이고, 아직 전면에 등장하지 못하고 있는 386들이다. 바로 이거다.

문제는 조선일보의 그 20만이다. 이 인간들을 꺾어야 한다. 그들은 강남에 거주하는 경상도 출신의 5060들이다. 그들이 관료사회나, 사기업이나, 재계나 어디가나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될 일이 안되는 것이다. 이것이 본질이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이들을 꺾을 방법이 없다는데 있다. 늙어죽을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다면 최후의 대안은? 결국 문화와, 의사소통과, 패러다임에서 답이 찾아져야 한다. 곧 인터넷이다.

인터넷이 신뢰를 얻고, 여론을 선도하고, 트렌드를 창출하고, 그러면서 5060과의 의사소통을 단절시켜 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회는 항상 둘로 갈라진다. 둘은 어느 쪽도 이기지 못하고 평행선을 그릴 것이다.

국민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며, 더 신뢰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다. 그 신뢰의 게임에서 우리가 이겨야 한다. 그 방법은 조선일보가 세 번 연속 대통령 만들기에 실패하게 하는 것 하나 뿐이다.

대통령만들기에 실패한 신문은 권위를 잃는다. 여전히 볼 사람은 보겠지만 어쩔 수 없다. 절충은 없다. 타협은 없다. 우리는 결연히 그들과 문화를 달리하고, 의사소통을 단절할 것이며, 국민에게는 양자택일을 요구할 것이다.

하여간 조선일보는 망해야 한다. 그래도 장사는 해먹겠지만 신뢰에서 망하고, 권위에서 망하고, 영향력에서 망해야 한다. 이제 그럴 때가 되었다.

덧글..

서프라이즈의 성공여부도 신뢰의 창출에 달려있다고 본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가 우리 자신을 믿는 것이다. 우리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다. 그러나 서로 믿고, 얼싸안고 함께 가야 한다. 이념이나 노선을 떠나 근본 인간에 대한 믿음을 얻어내야 한다.

하여간 조선일보는 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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