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http://m.kr.ajunews.com/view/20171228150344988



기사 제목부터 강하다. 근데 어쩌나, 이 기사가 더 멘붕인데!? 흠. 그러면 원화가 약해져야 좋은건가? 그렇다면 얼마나? 원화 1만원으로 1달러와 교환되면 되나? 그러면 당장 휘발유 값은 한 열 배쯤 뛸 텐데? 도대체가 통제가능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약자의 시선이다. 


먼저 환율을 결정하는 수많은 요소들을 분석해볼까? 아니 좋지 않다. 구조론으로 보면 원소의 집합이 아닌 사건의 복제가 진실이니 처음부터 한 마디로 정리하고 가자. 환율 즉 그 나라 화폐와 타국 화폐 간 교환비율의 방향성은 장기적으로 볼 때 그 나라 국력을 반영할 뿐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장기적이라는 시각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위 기사처럼 머리와 꼬리를 바꿔버리는 태클의 소지가 있다. 환율은 무역수지로나 지정학정 리스크로나 단기적으로는 올랐다 내렸다 뒤뚱거리지만 구조론의 밸런스 원리에 의하여 곧 균형을 찾아간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국력의 그림자로서 방향성을 띄며 나아간다. 


예컨대 무역수지에 있어서 단기적 뒤뚱거림은 이런 거다. 수출이 잘 되어서 기업이 외화를 많이 벌어들이면 그 기업은 국내에 기반을 두었기에 당연히 벌이들인 외화의 대부분은 자국 화폐로 바꾸어 투자가 되었든 배당이 되었든 써제끼려고 한다. 


그러면 외화에 대한 자국 통화의 수요가 강해져 교환비율 역시 높아지지만 그렇게 강해진 환율은 곧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켜 국내에 유입되는 외화를 감소시키게 되며 무역은 수출이 전부가 아니라 수입이 있으므로 이번엔 상대적으로 반대의 매커니즘이 작동한다. 


물론 개발도상국의 경우, 성장 초기에는 자국민의 낮은 임금을 바탕으로 하여 얻은 외화를 정부 주도로 곧장 선진산업 기술 습득 비용으로 투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를 위해 억지로 고정환율제를 유지하는 식으로 비용을 들여가며 자국 통화가 밸런스 원리에 의해 강세를 보여야 하는 흐름을 틀어막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다. 결국 후진국이 어느 정도 선진국의 뒤를 쫓게되면 그 이후에는 자국민이 언제까지나 허리띠를 졸라매라는 정부의 지시에 여간해선 따르지 않으므로 내수가 성장하게 되고 통화의 교환비율은 정상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 이전의 중국처럼 작정하고선 꽤나 오랫동안 환율 조작을 이어나간다면? 그 땐 대게는 거시적인 안목의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가진 조지 소로스와 같은 국제 투기 세력이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여 승부수를 띄운 베팅을 하게 되고 결국 그 부작용을 이기지 못하는 개발도상국은 그렇게 자연스러운 결을 따르게 된다. 물론 중국은 미국과의 합의가 되었기에 위안화 약세가 그렇게까지 오래 유지가 되었다지만. 


정리하자면 한국의 금융, 안보, 산업, 정치, 외교 시스템이 발전하면 국가 부도 위험 감소, 전쟁 위험 감소, 수출품의 경쟁력 증가 등에 의해 원화표시 자산의 선호도가 증가하고 환율은 그를 반영할 뿐이다. 곧 장기적으로는 일국의 총체적인 의사결정 시스템 수준이 그 나라의 통화 가치를 결정한다. 이와 같은 담론 안에서 국가 정책을 이끌어가는 것이 바르다. 


그나마 기사에서는 환리스크에 대한 헷지가 가능한 대기업보다 그렇지 못한 중소기업이 더욱 걱정된다고 슬쩍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가가 혈세를 동원해 환율을 조작하면 그 전략이 얼마나 오래 유지가 가능할 것이며 과연 효율적인 방법인가 하면 그렇지 않다. 


환헷지가 힘든 중소기업을 구해낼 방법이 마치 인위적인 환율 조정 밖에 없다는 식의 프레임은 온당치 않다. 환율을 끌어올리다보니 원화로는 외국산 상품을 매우 비싸게 사올 수 밖에 없는 모습이 우리의 장기적 목표가 될 수는 없다. 


금융위기 이전 환율을 한 번 찾아보라. 그 때는 정말이지 환율에 대해 게거품을 문 기사가 넘쳐났다. 하지만 그 당시 한국산 주력 수출품은 그 경쟁력이 커진 결과 달러로 환산된 가격이 높더라도 잘 팔려나갔으며 무역흑자는 늘어만 갔다. 


싸서 잘 팔리던 한국 제품이 원화가 강해짐에 따라 점점 비싸져서 안 팔리게 되어 간 것이 아니라 역설적이게도 세계 시장에서 그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시장점유율과 영업이익률 면에서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가격을 올려 받았으며 그로부터 원화강세가 용인된 것이다. 


그에 더해 집권 정권이 오랫동안 햇볕 정책을 추진해 전쟁 가능성을 낮추어 원화 표시 자산의 위험 프리미엄을 낮추게 된 것 역시 한 요인이다. 즉 장기적으로 한국이 잘 되니 덩달아 원화가 강해진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경제기사 중 환율에 대해서 너무 단기적인 시각만으로 다룬 것들이 시중에 넘쳐나기에 환율의 장기적 의미에 대해 구조론적인 표현을 빌려 글을 써봤습니다. 사실 조금만 찾아보다보면 환율이 국력을 반영한다는 합리적인 분석은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정치에서도 그렇지만 경제에 있어서도 전체적인 맥락을 배제시키고 부분을 부각시키는 자극적인 기사가 참 많습니다. 그러고보면 자본시장에서는 작전세력들과 손을 잡고서 투잡을 뛰는 기레기가 많다고 알려져 있죠. 심지어는 국외 투기자본에 고용되기도 한다고... 


그나저나 경제 부문의 기사 상당수가 그놈의 '조선'자가 들어가는 경제지보다도 시야가 협소하다니 앞으로 더 패줘야겠습니다. 참, 달러와 마찬가지로 기축통화의 지위를 일정부분 점유하고 있는 엔화나 유로화 등의 환율에 대해선 꽤 다른 식의 접근을 해야한다는 것에는 물론 동의합니다. 


또한 저 역시 음모론을 싫어하지만 자본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국제 금융투기 세력의 막강한 영향력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시각을 지지합니다. 그들이 일국을 뒤흔들 정도로 워낙 큰 스케일의 작전을 펼치니 그들 중 상당수를 배출하는 세력이 세계정복의 야심이 있다는 오해 역시 받는 거라 봅니다. 


투기 작전을 뭔 전쟁 수준으로 일으켜대니 원. 과거에는 대단히 빈번했던 군사 전쟁은 현대에 이르러 그 상당수가 금융기법을 토대로 한 경제 전쟁으로 대체되었다는 말이 떠오르는군요. 이유는? 물론 효율이 높아서지요. 


첨삭 환영합니다. 특히 구조론적인 표현을 빌린 시도에 있어서는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아제

2018.01.01 (00:37:16)

집,,

프로필 이미지 [레벨:7]현강

2018.01.01 (01:37:18)

조금만 더 길게 첨삭 해주시지 않으시렵니까? 

'執 잡을 집'을 말씀하신건지. 

안 갈켜주시려나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8]아제

2018.01.01 (09:07:40)

별 의미없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프로필 이미지 [레벨:7]현강

2018.01.01 (01:23:54)

그러고 보면 한국 경제에 있어서 대단히 큰 삽질을 한 사람 중 비교적 최근에는 이명박이 있죠. 예전 직장에서 같이 일하던 사람이 그 전에 토목업계에서 일하던 중 사대강 사업 현장을 접한 적이 있었다는데 자재 사용에 있어서 정말로 심한 수준의 날치기였다는군요. 그 분은 정치나 시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기에 오히려 객관적인 시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분 말로는 원래 투입하여야 할 주요 원자재의 70% 정도만 사용하더라기에 기억에 남는다고 했던 것 같던데...


물론, 제가 삽질이라고 평하는 이유는 이맹박이 시대의 맥락에 있어서 아주 오래 전 미국의 대공황 때의 뉴딜정책에 사대강을 갖다 붙였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는 당시 금융위기와 맞추어서 보면 어떤 국책 사업이라도 있는 것이 당연히 나았을 것이며 그것이 효율 면에서 건설 부문의 사업이여야 한다는 것은 합리적이지만 어째서 사대강과 같은 심히 실속은 없으면서 겉만 번지르르한 사업이였냐는 거죠. 


더욱 어처구니가 없었던 건 이맹박의 그 공약이 일정 부분 먹혀들어갔었던 것이고 더더욱 놀라웠던 건 그의 당선 후, 한국 경제인들 중 합리적인 편인 전문가들의 의견이 묵살되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자원매국에 있어서는 진짜 동렬님 말습관처럼 오백만 방을 때려줘도 모자르죠.


화가 나는 건 저런 인간이 자신의 입으로 본인이 경제 부문에 있어서 검증된 사람이라고 떠벌였다는 것과 또 원래 한국엔 경제에 있어서 진정 목숨을 걸고 분석하는 전문가가 매우 소수라고 백 번 양보하더라도 그의 행위가 별 탈 없이 용인되었다는 것입니다. 시스템의 부재지요. 사실 이맹박을 찍은 사람들에게 그의 공약의 합리성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을 테죠. 이미 무의식적으로 꽂혔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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