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최근 권세라는 말이 구조론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가만 생각해보니 누구나 권세를 추구한다는 것은 알겠는데, 권세를 추구하는게 좋지 않다라는 뉘앙스 같아서 머리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 과연 권세추구는 나쁜 것인가? 아래는 여기에 대한 고민이며, 책 '미움받을 용기'와 함께 논하고자 한다.


인간이 추구하는 권세는 두가지가 있다. 사실은 한가지지만 두가지로 두고 말하면 설명이 쉽다. 


첫번째는 상대적인 권세이다. 인간이 집단 속에서 권세를 얻으려면 에너지가 있어야 하는데, '상대적 권세'는 그 에너지 조달을 타인에게서 한다. 정확히 말하면 두 타인의 사이에 나를 집어넣는데, 하나는 에너지 준위가 높은 타인, 다른 하나는 낮은 타인이다. 인간은 이처럼 집단 속에서 자신의 포지션을 잡으며 위로는 에너지를 조달받고 아래로는 권세를 휘두르려한다. 그러나 불완전하다. 진리는 변하질 않으나 인간은 변한다. 나의 의사가 타인에 의해 좌우되므로 늘 불안하다. 아래로는 타인에게 마구잡이로 간섭하고 누르려한다. 


책 '미움받을 용기'는 이 점을 지적하여 인간이 '인정욕구'와 '꼰대질(무단간섭)'을 하므로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다. 욕망대로(혹은 과거의 트라우마, 열등감으로) 살지말며 자신과 타인의 수평관계를 직시하여 현재 자신의 인생을 살라고 한다. 


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나 문제가 있다. 가장 중요한 에너지 조달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두번째로 절대적인 권세를 말하고자 한다. 


상대적권세와 달리 절대적권세는 인간이 자신의 가능성을 도구로 삼고 자연에서 발견한 진리를 에너지로 삼아 이로써 집단의 의사결정을 하는 방법이다. 이는 인간집단을 닫힌계로 두지 않고 진리에 열린계로 둠으로써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수가 있다. 진정한 자기 실현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천재론과도 맥락이 통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면이 있으며 여기서 말하는 천재는 상대적인 의미의 천재가 아니다. 인간이 적절한 장소에 적절하게 쓰인다는 개념이다. 제대로 쓰이면 누구나 천재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프로이트식 인과론이 아닌 목적론을 주창한다. 과거 트라우마가 현재를 지배하지 말도록 하라는 것인데, 아들러의 이런 관점은 옳다고 볼 수 있으나 스스로 안티테제에 머물뿐 진테제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구조론은 연역론을 말한다. 주체적 관점으로 진리에서 에너지를 조달하여 세상을 보라고 한다. 신이 쏜 화살을 다시 쏘라고 한다.


상대적 권세는 진정한 권세가 아니며 근대사회에 필요한 권세는 절대적 권세이다. 그것은 타인을 보지 말고 진리를 바라볼 때 얻어진다. 상대적 권세를 얻으려 하다가는 일베 되는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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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의 개인 심리학의 단점만 말해서 좀 그런데, 읽어보면 좋은 점이 훨씬 많은, 시사하는 바가 많은 철학이라는 점을 밝히고 싶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5.08.04 (21:45:13)

권세는 부정적일 수도 긍정적일 수도 있는데

제가 의미부여하여 말하는 구조론적 관점의 권세는 


권력.. 촛불시위를 진압하려는 경찰력

권세.. 촛불시위대의 기세.


촛불시위를 하러 모였는데 500명 밖에 안모였다면 권세가 없는 거죠.

10명 모일줄 알았는데 의외로 500명이나 모였다면 권세가 있는 거죠.


권세는 미학적 의미가 있습니다.

약자가 도리어 강자에 맞서는게 권세라는 거죠.


집단 안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려는 거.

나쁜 권세도 있는데 일베충이 주목받으려고 하는 짓. 관종병. 허세작렬.


다른 사람에게 심리적 영향력을 행사하는건 권세.

다른 사람에게 물리적 영향력을 행사하는건 권력.


결론적으로 권세는 집단의 의사결정 중심으로 나아가

자신의 존엄을 확인하려는 행동이며 나쁘게 가면 허세가 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0]id: 배태현배태현

2015.08.05 (00:00:52)

매우 잘 읽었습니다.

[레벨:10]다원이

2015.08.05 (01:18:14)

구조론 연구소가 좋은 이유는, 보통 사람들이 막연하게 알고 있는 것들에 딱 이름을 부여하고 그것의 '족보'를 제시하여 그걸 다룰 수 있는 어떤 대상으로 확정한다는 점입니다. 안개처럼 뿌연게 아니라 하나의 유리구슬처럼 윤곽과 경계를 그어서, 뭐랄까요 그걸 하나 둘 셀수 있는 알갱이 같은 것으로 낙착시킨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그것들을 합치거나 나누거나 조립 또는 해체한다든가... 어떤 조작이나 의도대로 설계할수 있는 단위로 만든다는것. 이런 점이 참 좋습니다. 많이 배웁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5.08.05 (10:13:11)

권세는 원시 부족민 사회에 없습니다.

그때는 씨족사회라 모두가 형제이고 부모이고 자매인데 뭔 권세?


튀는 넘은 죽였죠.

권세는 현대 문명사회의 질환이면서 동시에 동력원입니다.


그런데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는 말이 있듯이

권세를 피할 수 없으므로 그 권세를 미학으로 바꾸어 즐겨야 합니다.


미학은 개인이 누구나 권세를 잡을 수 있게 하는 논리장치입니다.

누가 좋은 옷이 있다면 그 옷을 자랑하며 미학적 권세를 만들 수 있고 


반대로 그 튀는 옷이 분위기와 안 맞다며 역권세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어떻든 미학적 긴장이 요동치는 사회가 된 거죠.


그리고 선진국일수록 이런 권세놀음이 심해져서 

온갖 트집을 다 잡아서 후진국을 엿먹이고 돈을 갈취합니다. 


안 당하려면 우리가 미학을 배워서 선진국의 권세놀음을 해체해야 합니다.

반대로는 우리가 권세를 일으켜 중국을 착취해야 밥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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