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과 곡선의 차이
1) 소재 > 2) 외곽선과 중심부(덩어리) > 3) 덩어리를 이루는 꺾인 부위 > 4) 꺾임으로 인해 발생한 선 > 5) 선이 끝나는 점 으로 시선이 이동하는데, 이 때 3)의 선이 곡선일 경우 곡선을 만들어내는 상부구조가 훨씬 다양한 확률으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인간의 뇌가 처리해야할 정보의 량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하나의 곡선이 나타나려면, 그 소재가 고체일 수도 액체일 수도 혹은 기체일 수도 있으며, 소재로 연역되는 덩어리의 크기 및 거기에 연동된 무게중심 또한 하나 혹은 여러개로 복잡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그 중심들 간에 영향으로 만들어지는 꺾인 부분 또한 더욱더 복잡한 연산으로 생깁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뇌는 곡선을 훨씬 부담을 느끼며 이 때문에 마술사의 손이 곡선을 그릴 때 훨씬 더 집중합니다. 한편 제품을 디자인할 때 곡선이 쓰기가 어려운 이유도 이와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래는 마크 뉴슨이 디자인 한 제품
<문제> 아래의 자동차 디자인에서 대표적으로 잘못된 점을 찾아보세요. 참고로 전 이 차가 굴러다니는 걸 볼 때마다 불안해집니다.(곡선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뒷바퀴가 작아보이는 이유와 관련이 있습니다.
눈길이 뒤로 자꾸 갑니다.
그리고 오르막길 급출발 할때 뒤로 넘어갈 듯 해보입니다.
정답에 거의 근접하셨습니다.
여성의 하이힐이 떠오르네요.
위 사진은 랜드 로버의 레인지 로버
아래는 2015 레인지 로버 이보크 모델
랜드로버의 모델은 제법 잘 된 디자인 입니다. 적어도 가로, 세로 결에 맞게 디자인을 하니까요.
가로, 세로 기본도 못하는 차가 수두룩 합니다.
사실 별거는 아니고요, 사람들이 제품의 무게 중심에 대해서 잘 말을 안하니깐 제가 해보는 겁니다.
"질(이것과 아닌것의 대칭)-입자(중심부와 주변부의 대칭>>무게중심 찾기)" 인 것은 다들 아시겠고,
자동차의 옆면 사진을 올린 것은 옆에서 봤을 때 시각적 무게 중심에 맞는 바퀴 위치를 보여 주기 위해서고요,
보시다시피 자동차가 뒤로 넘어갈 것 같아 보입니다. 왜? 시각적 무게 중심이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에 있지 않고
뒷바퀴 쪽으로 쏠려있기 때문이죠.
물론 대부분의 차량은 엔진이 앞에 달려 있으므로 뒤로 넘어가는 일은 없습니다만,
인간의 눈은 속에 있는 엔진을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내부가 텅텅 비어 있는 외골격만 있는 경우에도 그것이 공간을 차지한다고 인지하기 때문에 시각적 무게 중심에 따른 디자인이 중요하게 됩니다.
볼 때마다 불안하거든요.
요새 나오는 쌍용의 픽업트럭차량 디자인 입니다. 뒤에다가 선만 그어주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실제 차량을 보더라도 스턴트 프레임?(넘어질 때 자동차 보호해주는 거) 인가 하는 것을 화물 칸에 붙여 놓으면 디자인이 괜찮아 집니다. 왜냐? 인간의 눈은 테두리만 그어져 있어도 그것 내부의 공간감을 느끼기 때문이죠.
고딩 때 '여러가지 삼각형의 무게 중심 찾기'를 해보신 분은 잘 아실거.
1번과 같은 삼각형에 바퀴를 그릴 때
2번 처럼 그리면 망하고
3번처럼 그려야 앞 뒤 무게가 시각적으로 고루 분산 됩니다.
제가 포샵으로 손 본 겁니다.
커보일라고 만든 차가 작아 보이는게 불편하다면 앞뒤로 밸런스를 맞추면서 크게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디자이너들이 그닥 연구는 안하는 거 같네요.
디자인 꼬진 수많은 차를 냅두고 그나마 괜찮다고 하는 차를 시비 거는 이유는 이 차가 단순한 디자인을 사용했기 때문에 무게 중심이 맞지 않은 게 눈에 띄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현대는 말할 것도 없고 대부분의 SUV 들이 시각적 무게 중심과 상관없는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습니다만 뒷부분에 스포일러를 단다던지 해서 시각적 교란을 하던지, 곡선을 알쏭달쏭하게 그려서 헷갈리가 하던지 해서 눈에 띄질 않게 만들어서 대충 넘어가고 있습니다.
요건 한 번 더 손을 본 것.
앞 범퍼를 앞으로 돌출 시켰으므로 앞 유리도 살짝 더 앞으로 나오게 하면
꽤 괜찮아지네요.
작은 차이를 가지고 뭘 그러냐 하시면 할 말 없지만, 전문가들은 1mm 움직여서 전체의 밸런스를 맞춘다는 것을 이해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이해가 안되시면 할 수 없고요.
차가 멈춰있을 때의 밸런스와 달릴 때의 밸런스가 다르고, 포장도로에서의 밸런스와 오프로드에서의 밸런스가 다릅니다. 구조론은 늘 '사이'를 봅니다. 레인지 로버의 디자인이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고 그건 아주 지엽적인 부분입니다. 큰 틀에서 방향이 맞습니다.
둘이서 해야할 이야기가 있고 남들이 볼 때 해도 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양모님의 말씀은 둘이서만 했으면 좋은 이야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