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보면, 한 개인이 등장해서 새시대를 열고,
그 다음 집단지성이 나와 역사의 흐름을 만들어 냅니다.
스마트폰을 스티브 잡스가 열어 제치니, 이제는 모든 통신회사가 스마트폰을 만듭니다.
인간중심 상담도, 로저스라는 개인으로 출발해서
대화법 영역으로 보면, 하임 기너트- 토마스 고든 - 마샬 로젠버그 - 존 가트맨이 뒤를 따릅니다.
특히 "사이 시리즈"를 처음 만든 하임 기너트의 경우도, 처음에는 개인이 존중과 공감의 대화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데 그쳤습니다. 그러나, 그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어
토마스 고든은 부모역할훈련으로, 마샬 로젠버그는 비폭력 센터로, 존 가트맨은
감정코칭 센터로 각자 집단지성을 통하여 성장을 합니다.
문제는 이 모든 이론이 외국에서 나왔다는 것이고, 초등교육이 시작이 아니라 모두 부모교육에서 시작하여
검증된 이론을 바탕으로 교사교육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초등 다인수 학급 특유의 집단 역동적인
상황에 대화법의 적용이 한계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때문에 존중으로만 아이들을 대하면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학급이 변화될 것이라고 믿었던 많은 선생님들이 도리어 아이들에게
역공을 당하고, 학생들의 수업 방해행동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학급이 무질서로 흐르며 교사의 권위도
무시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대화법이 필요합니다.
초등 현실에 맞는 대화법 필요합니다.
대화법 자체가 인간 관계의 질적 향상과 개인간의 연결을 통해 교사와 아이들의 동반 성장을 가져 올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인 것은 분명하나, 다양한 유형의 아이들과, 교실내 문제상황과 갈등상황에 맞는 대화법이 제대로
제시되어야 대화법이 초등현장의 변화의 한 축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이제는 부드러움과 단호함을 상황에 맞게 사용합니다.
물론, 아이의 인격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아이의 감정 그 자체는 공감해주며, 문제해결책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때로는 제안하고 동의에 기반한 실천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해도
안되면, 단호함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물론 그 단호함이 상대방의 인격과 성품을 무시하고, 비난하고,
틈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지시,명령만 하지는 않습니다.
벌은 최소한으로 그치고, 방해 행동을 합리적으로 제한하고, 그것이 안되면, 동학년 차원, 관리자의 협력차원,
학생선도위나, 학폭위까지 갈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갈때까지 가면 애들도 깨갱하고 꼬리를 내립니다.
자꾸, 선생님들께서 단호한 모습보다는 말도 안되는 아이들의 말장난과 궤변에 일일이 답변을 하려고
하시니까 선생님도 지치고, 아이들도 그 틈을 파고들어 계속 선생님을 괴롭힙니다.
선생님은 한 명인데, 아이들은 여러 명이니 대화 자체가 고달플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는 애들의 말은 들어줄 필요가 없습니다. "너와는 더 이상 대화를 할 수 없다",
"선생님은 학급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지금은 너와 평등한 대화를 하는 입장이 아니라,
교권을 가진 교사로서 학부모님을 통해 교육에 대한 권한을 넘겨 받은 사람으로서 너를 대하는 것이다.
합리적이고 정당한 선생님의 권위에 따르지 않는다면, 그에 따른 처벌과 징계, 교내 봉사활동과 특별교육이
따르게 될 것이니, 명심해라"
현실적으로 학급의 선생님들을 학폭 담당교사도 인성부장도, 관리자들도 도와주지 않습니다.
이러한 세태가 문제입니다. 담임책임제는 계속 존속되어야 하지만, 담임이 처리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아이들은 선생님들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학급 분위기가 이미 소수의 비과제행동에서 남자 애들
다수의 반항행동으로, 여학생들의 일부 동조와 착한 학생들의 수업참여 미비까지 가게 되면,
이미 손을 쓸 기회가 없게 됩니다. 이 지경이 되면, 아무리 선생님이 노력해도 학부모들이 협조를 하지 않고
도리어 자기합리화에 빠져, 교사의 무능과 담임교체의 분위기로 몰고 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아이들과 부드러운 대화법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이끕니다. 가능하면 한 아이의
잘못을 전체가 있는데서 지적하지 않도록 하고, 따로 불러서 얘기합니다. 왜냐면, 그렇게 해야 아이들도 자존심이
상하지 않고, 다른 애들에게 괜한 화풀이를 하지 않습니다. 학급 분위기가 부드러워집니다. 저희반에서는
남녀 학생들이 서로 놀리거나 때리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좌충우돌의 극단적 위기를 겪고난
대화법 4년차의 학급현실입니다.
여전히 아이의 문제행동의 표면적인 교정에 매달리기 보다, 아이의 문제행동의 근본적인 원인을 학부모와 친구들,
전담임 선생님과 아이와의 수차례의 면담을 통해 다각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와 더불어 아이의 자원을
활용하고, 아이의 강점을 발견하고, 아이의 장점이 점차 확산되어 갈 수 있도록 돕다 보니 아이들이 조금씩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문제행동을 하는 아이는 자존감과 소속감의 문제 때문에 비정상적인 관심끌기와 복수, 잘못된 힘의 과시, 실패의 두려움에 시도자체를 거부하는 학습된 무기력에 빠져 있습니다. 이런 아이는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찾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삶의 스트레스를 교사나 주변 친구들에게 공격을 가하는 방식으로 해소하거나,
아예 자기 집속에 숨은 거북이처럼 소통 자체를 꺼리게 됩니다.
평화교육 프로젝트를 만든 문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분들의 집단지성을 보면서,
앞으로 인디스쿨과 초등임용고시 함께해요의 교대생분들과 현직 선생님들 중에서
관심있는 분들이 초등현실에 맞는 한국형 대화법을 집대성할 필요를 느낍니다.
앞으로 3년 봅니다. 개인적으로 받은 대화법 연수는 비폭력대화 기본 연수 17시간 청강,
아내가 받은 감정코칭 원격연수 청강, 교사역할훈련 24시간 기본연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3년 반동안 학부모님들과의 대화법 공부, 교내 선생님들과의 생활지도 연구,
1년간 인디스쿨 상담실 댓글 달기, 교내 문제 아동들의 개인 상담, 100 차례 이상 방과후 아이들과의 체육활동,
초등학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 대화법 단기 연수 실시, 인터넷과 카톡을 통한 초등선생님들 상담 등으로
대화법에 대한 정립이 서서히 완성되어 감을 느낍니다. 앞으로 상담 대학원 교수님들께도 조언을 받을 생각입니다.
문제는 개인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함께 갈 때입니다.
한명의 고수도 진을 짜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소집단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저의 관심사는 대화법의 완성이 아니라, 아이들이 성장하는 학교 모델 만들기입니다.
그 일환으로 대화법의 정립과 초등현장에서 통하는 대화법 보급도 의미가 있습니다.
집단지성의 일원으로 각자의 포지션에서 활약하고 팀웍을 발휘할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이 글은 동렬님의 글을 읽고 필 받아서 쓴 글입니다.
제가 섭렵한 대화법의 절반이상은 동렬님의 조언(특히 소통지능과 마음의 구조)에
힘입은 것입니다.
지난 토요일에 초등교사 대화법 단기연수를 잘 마쳤습니다.
아마, 개인이 주최가 되어 초등교사 연수를 하는 사람은 초등현장에서는 제가 유일할 것입니다.
신기하고 놀라웠던 것은 구조론 연구소의 초등학교 선생님이 멀리서 오셔서 제 연수에 참여해주셨다는 겁니다. 그리고, 구조론 회원중 교사가 아닌 공무원 한분도 참여해 주셨습니다. 왠지 모르게 힘이 더 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