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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7]안단테
read 16276 vote 0 2011.08.09 (10:08:35)

고구마줄기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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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밭 초입, 잎이 하트 모양을 하고 있다. 고구마 밭인듯, 풀밭인듯 참 보기 좋다.

 

아는 분의 밭인데 이 분이 제주도로 휴가 간 사이, 몰래 밭에 가서 고구마줄기 서리해오다...^^

평소에 따다 먹으라 했지만 시간이 없어 미적거리다가 '아! 때는 이때다'하고 이런저런 채소들을

야금야금 서리해 오다. 난 가끔 땅 주인에게 속으로 묻는다.

'이보시오, 이 땅 투기요, 투자요?' 내가 보기엔 투, 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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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익치익...' 질긴 고구마줄기 껍질 벗겨 내리다.

 

질 말려 감으면 질긴 실이나 끈이 될까, 부서질까?

끈... 생각하니 그물(끈)에 수박 담아 오는 그림이 그려진다.

그렇다면 축구경기가 따로 없지 않을까? 아무래도 수박 사오는 날은 누구나 한 방 시원히 골인을 하고 오지 않을까...^^

그렇다면 반쪼개 잘라 먹으면 '골먹었다?'.... 우하하하하...^^ 하여튼 수박밭은 구조론 축구경기장, 차에 수박을 실을

때는 공을 차고(패스) 있는 느낌, 수박을 가득 실은 화물차가 대도시로 달려 갈때는 박지성 선수가 골 가지고 마악

달려가는 모습, 오늘도 집집마다 '골먹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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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디마디 뚝뚝... 끊어 목걸이도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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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와 봐봐봐봐'

 

옆에서 껍질 벗기는 시늉만 하는 아들 녀석한테 걸어 줬더니

"앗 차가워!" 하며 남자는 목걸이를 안한다 하기에 "잔 말 말고 하라면 해!"일방통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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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다 벗겨가노라니, 시간이 꽤 지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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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단 정도 되는 고구마 줄기 껍질을 벗기다보니 도닦는 줄, 이거 좀... 미틴 짓이다.

내가 뭐하러...이런 것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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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친다. 어, 파란물... 이 우러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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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분홍 빛깔의 물이 다시 우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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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열매)의 그대로의 분홍 빛깔... 물빛깔이 하도 고아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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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가루, 빠알간 생고추 갈고, 찹쌀풀 넣고 갖은 양념 넣어 휘젓고,

양파 썰고 새우젓 넣고, 부추 썰어 함께 양념준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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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무려 완성한 고구마줄기 김치(잘 담가 익히면 배추김치 저리가라 함.(아삭아삭! 인기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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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 고추장 가미한 고구마줄기 무침(참기름 듬뿍)도 한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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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즙 넣어 볶은 고구마줄기 나물도 한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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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고구마우표! 또 한 점 완성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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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한 잔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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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고구마줄기 데칠때 우러나온 파란물... '앗, 차가라!' 파란 수국이 떠오르고.

(이때 기분 말로 표현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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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빛깔의 물속, 분홍 빛깔의 수국도 떠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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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줄기 가지고 놀다보니 어느새 마음 밭에 한대 '퍽!' 퍼런 멍인듯...^^

산수국이 자라나는듯,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이 느낌!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 게시글을 꾸몄는지, 이 자체도 내겐 순간의 즐거움이다.

고구마 줄기김치 때문일까, 산수국 때문일까? 아, 난 이유를 잘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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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1.08.09 (10:30:17)

 고구마순 껍질 벗기기... 노가다였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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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1.08.09 (10:56:51)

거북이더러 누가 느리다 그랬어..다 나와...ㅋㅋ^^

프로필 이미지 [레벨:17]안단테

2011.08.09 (11:00:57)

리플 압권! 누가 거북한테 느리다 했어?^^

 

요즘 패트병 밑을 보면서 거북이를 만나고 있어요...^^

패트병 밑을 보면 '폭!' 들어간 모양이 찍혀 있는데

난 이것을 거북이라 생각하면서 본다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1.08.09 (11:25:53)

 

ㅎㅎ..패트병 바닥을 들여다 보고 있는 중....'거북이 등껍질인가...?

프로필 이미지 [레벨:17]안단테

2011.08.09 (1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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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병 밑바닥, 거꾸러 엎어진 거북이 떠오르다... ^^

바닷가에서 엎어져 노는 모습을 떠올려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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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영 / 남생이와 망초 / 45*95 / 수채 / 2005

 

 

우리가 마시는 다양한 쥬스병(패트병)을 떠올려 보며...

엉금엉금 기어가는 거북이의 모습은

 쥬스병을 서로 주고 받는 손길들의

느린 속도와 연결이 되고... ^^

 

아이고, 아침부터 말도 안돼는 소리를 하느라 진땀 뻘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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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1.08.09 (12:53:58)

 

어릴 때 지붕위에 꽃이 있는 그림을 친구들이랑 많이 그렸던 것 같은데..., 꽃 밭이 하늘에도 있고...ㅋㅋ

요즘은 그런 그런 그림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남생이와 망초도 그런 상상속 현실의 연장선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패트병 바닥의 문양은 다양하네요.

물병 태트병은 신발 굽 바닥 같기도 해요.하하

 

[레벨:7]꼬레아

2011.08.11 (11:17:18)

발러계의 대왕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11.08.09 (10:48:30)

고구마줄기 나물 있으면, 밥 두 공기 추가.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1.08.09 (10:55:24)

ㅋㅋ..한번 벗겨 본 적이 있는데..미칠 것 같은 좌불안석...

그래도 먹을 때는 좋더만은...^^

그야말로 방임한 고구마 밭이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7]안단테

2011.08.09 (11:05:20)

곱슬이님과 아란도님께서는 제가 왜 이 게시물을 꾸몄다 생각하는지요?

한동안 누우면... 파란물, 분홍 빛깔의 물이 내 머리 속에 스며 들어와 수국을 피우는데...

그만 고구마 줄기 데친물에 내가 지고 말았어요...^^

이제 수국한테 할건 다한 듯 싶어요... ^^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1.08.09 (11:24:17)

연상...결 때문이라고 생각되오.

그렇게 풀어내어야 할일을 한 것 같은 편안함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보네요^^

마음이 가는데로 풀어주는 해원을 원하는 것이라고 사료되오. ㅋㅋ

프로필 이미지 [레벨:30]ahmoo

2011.08.09 (11:25:28)

꼬르륵 뱃속이 아우성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1.08.09 (12:55:14)

동화속 나무 그림자....^^

프로필 이미지 [레벨:17]안단테

2011.08.09 (16:34:43)

논두렁밭두렁~

이제야 오리님의 이미지 암호 풀다.

손 탈탈~^^

 

 

프로필 이미지 [레벨:28]오리

2011.08.09 (20:42:18)

안단테님이 올린 음악이랑 이사진을 확대해서 같이 보고 있으면.

사진속에 있는분이 안단테님 같아요. 

해보세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7]안단테

2011.08.11 (11:55:29)

나무 그림자 이미지를 우리집 배경으로 깔았더니 고딩 딸 왈: 완전 울엄마네...^^

[레벨:12]부하지하

2011.08.09 (1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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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가면 꼬불한길 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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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17]안단테

2011.08.09 (13:37:28)

[레벨:7]꼬레아

2011.08.11 (11:16:34)

안단테님은

최고의 요리 여신님

감탄 또 감탄 ^^

프로필 이미지 [레벨:17]안단테

2011.08.11 (11:55:53)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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