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렬
김어준 주장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내용이라 별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이 기사를 퍼온 이유는 언론의 태도 때문입니다.
암살조였는지 체포조였는지는 모르지만, 윤석열이 쿠데타 당시 여러 분야의 인물에 대해 조치를 취했던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그 대상자 중 당연히 있어야 할 분야의 인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눈여겨 보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언론 보도 기준입니다. 그 기준으로 언론인이 한명도 없습니다.
방송인이라는 표현은 본래 예능 출연자들에게 주로 쓰는 말입니다. “언론인”들 기준에서, 김어준은 언론인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들의 분류에 따라 김어준을 제외하면, 윤석열 정권에서 껄끄러웠던 언론인은 한명도 없습니다.
모두까기, 기계적 중립, 정치적 올바름..대놓고 수구진영 편 드는 언론은 제외하더라도, 자칭 진보언론들은 모두 자기들이 이런 스탠스라고 생각합니다. 할 말은 하는 언론, 그래서 모두 깔 수 있는 언론이라고 말이죠.
그렇지만 윤석열 입장에서 정말 자신이 비판받았다고 생각했다면, 윤석열에게 언론보도로 유효타를 날렸다면, 윤석열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언론인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 상황이 부끄러운 줄 안다면, 속보이는 짓이더라도, 김어준을 언론인으로 끌어들였어야 합니다. 그래도 언론인 하나 정도는 이 무도한 정권에서 위협을 받을 정도로 정권을 비판했다는 명분이 설 테니까요.
그러나 쿠데타 발생 이후 지금까지, 그 어떤 언론도 김어준을 언론인으로 지칭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언론인들은, 윤석열 정권 하에서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보다, 김어준 미운 게 더 큰 겁니다. 아니, 자신들이 이 정권의 타격 대상이 아니었다는 것이 부끄럽다는 자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 나라 언론은 갈 길이 멉니다. 아니, 언론이라고 할만한 집단이 있기는 한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