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옛날 교과서에 나온 내용에 근거한 것으로 근래의 연구결과 사실과 다르다고 합니다. http://news.donga.com/3/all/20050310/8167904/1 구조론과 맛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분류할 줄 안다는 것이다. 모든 지식은 곧 분류로 부터 시작된다. 우리가 능히 사유하기에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분류하기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사유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먼저 분류하고 그 다음 종합하기다. 구조론으로 가능하다. 구조론은 무엇이든 분류할 수 있게 한다. 구조론은 확실히 창의력을 북돋운다. 상상력을 키워주고 분석력을 길러준다. 그 한 예로 요리에 비유하여 설명할 수 있다. ### 맛은 다섯가지가 있다. 첫째는 혀로 느끼는 맛이다. 단맛, 신맛, 쓴맛 따위다. 예전에 써둔 글을 참고할 수 있다.
단맛을 느끼는 미뢰는 혀 끝에 모여 있다. 그러므로 단맛을 느낄 때 혀는 음식을 안으로 삼키려고 한다. 쓴맛을 느끼는 미뢰는 혀 깊숙한 안쪽에 있다. 쓴 맛을 느끼면 혀는 음식을 밖으로 도로 밀어내려고 한다. 신 맛을 느끼는 미뢰는 혀의 양쪽 가장자리에 있다. 신맛은 음식을 가운데로 모으는 역할을 한다. 짠 맛을 느끼는 미뢰는 혀의 앞부분에 있다. 짠 맛은 음식을 골고루 뒤섞는 역할을 한다. 매운 맛은 없다. 매운 맛은 혀의 미각이 아니라 피부의 촉각이다. 그것은 맛이 아니라 캡사이신이 피부를 자극하여 발열하는 상태를 감지하는 것이다. 매운 맛을 느낄 때 사람들은 시원하다고도 하고 뜨겁다고도 한다. 두번째 맛은 씹는 맛이다.. 고기를 씹을 때의 쫄깃쫄깃한 맛, 찰떡처럼 쫀득쫀득 하니 입천장에 착 달라붙는 맛, 부드럽게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아이스크림의 맛,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사과의 과육맛, 오도독오도독 씹히는 물렁뼈의 맛 등이 있을 수 있다. 세번째 맛은 몸으로 느끼는 맛이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는 얼큰한 국물 맛, 목구먹을 쭉 훑고 넘어가는 해장국 맛, 쌈을 입이 터지게 싸서 한 입 가득히 목구멍으로 쑤욱 밀어넣는 맛, 코로는 고소한 참기름의 냄새를 킁킁 맡으며 손으로는 비빔밥을 쓱싹쓱싹 비비며 또는 삼겹살 불판에 고기를 올려놓으며.. 이렇게 손을 놀리고 몸을 움직이면서 혹은 배가 불러올 때의 포만감을 느끼면서 혹은 권커니 잣커니 따라주고 대화하면서 온 몸으로 느끼는 맛이다. 네번째는 선택의 맛이다. 선택이라는 개념이 좀 모호할 수 있는데.. 예컨대 이런 것이다. 노련한 식당이라면 테이블의 숫자를 줄여서 손님이 오래 기다리게 한다.(의류상가에서 의도적으로 고객이 지나다니는 길을 비좁게하여 손님이 천천히 지나가며 가게 앞에 머무르게 하는 이치와 같다.) 요리가 나오기를 기다리느라 배가 고파지면 더 맛있어진다. 그래서 비싼 음식점일수록 요리는 천천히 나오기 마련이다. 분위기라든가 음식맛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바깥의 요소들 말이다. 일본 음식이 특히 그러하다. 눈으로 먹는다고 할 정도이다. 음식을 먹을 때 우리는 무수히 선택해야 한다. 어느 식당으로 갈 것인가? 어떤 메뉴를 고를 것인가? 예컨대 .. 두 종류의 손님이 있다. 하나는 아무 음식이나 주는대로 군말없이 먹는 손님.. 하나는 굉장히 까다롭게 굴며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불평을 늘어놓고 또 반찬을 더달라고 요구하는 귀찮은 손님이다.. 둘 중 어느 손님에게 더 잘보여야 할까? 물론 정답은 귀찮게 하는 손님이다. 왜? 그 사람이 보통 동료들 사이에서 식당선택권을 가지고 있어서다. 아무 음식이나 잘 먹는 손님은 동료를 모아오지 않는다. 그는 다른 동료를 따라갈 뿐이다. 가장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사람이 동료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식당을 결정하는 법이다. 바로 그 사람에게 잘 보여야 한다. 그가 손님을 왕창 데려오기 때문이다. 또 그렇게 입맛이 까다로울수록 한번 단골이 되면 식당을 잘 안바꾸는 법이다. 결론적으로 네번째 선택의 맛이며 그 선택은 주로 분위기의 선택이다. 곧 분위기의 맛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식당의 청결상태부터 메뉴구성까지 .. 외식이 전문이라면 연인 중심인지 가족 중심인지.. 기타등등.. 단골 회사원인지 그냥 지나가는 여행객 손님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다섯째 맛은 결정적으로 직접 요리하여 먹는 맛이다. 가장 중요한 맛은 결국 본인이 직접 요리하는 맛이라 할 수 있다. 왜 요리가 중요한가? 요리는 창의적인 행사이다. 요리와 맛에 무감각한 인간은 결국 창의성 없는 인간이라 할 수 있다. 사실은 나 자신 음식 맛을 밝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아무거나 잘 먹는.. 동료가 선택하는 식당을 군말없이 따라가는.. 싸구려 대중음식만 먹는.. 라면을 가장 즐기는 그런 사람이지만 그래도.. 그 어떤 값비싼 고급 요리보다 본인이 직접 요리하는 음식이 더 맛있다. 그래서 야외에 나가서 고기를 굽거나 또 소풍을 가서 잔디밭에 도시락을 풀거나.. 그것보다 더 맛있는 경우는 없다. 자신이 잡은 물고기로 끓인 매운탕만큼 또 자신이 직접 딴 고추나 깻잎으로 싸먹는 쌈 만큼.. 또 자신이 직접 잔디밭에 펼쳐놓은 도시락 만큼 .. 맛있는 경우는 없다. 요리엔 창의가 있고 품격이 있다. 결정적으로 미학이 있다. 미학은 곧 궁합이다. 궁합은 요리와 요리의 궁합, 요리와 술의 궁합, 요리와 식당의 궁합, 요리와 이벤트(생일이나 잔치, 소풍, 데이트, 외식 등)의 궁합이다. 그러한 궁합과 조화와 멋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창의가 있고 깨우침이 있다. 인생의 묘리를 알게 된다. 그 의미를 모른다면 인생을 절반 쯤은 덜 사는 격이라 할 것이다. ### 이상은 다른 곳에 썼던 글을 대략 간추린 것이다. 맛 하나를 두고도 이렇게 다양하게 분류하여 보므로써 더 많은 감추어진 이면의 가치들을 탐구할 수 있다. 구조론으로 가능하다. 구조론을 모른다면 우선 이렇듯 분류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러므로 분류하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맛은 그저 단맛이나 쓴맛, 짠맛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더 탐구하려 들지 않는다. 구조론은 처음부터 차원이 다른, 곧 차원이 다르므로 구분이 가능한 다섯을 상정하게 한다. 그 다섯의 각각에 도달할 때 까지 사유할 수 있다. 창의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