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224 vote 0 2013.11.20 (11:37:26)

 


    시라는 것은 원래 자기 안에서 나오는게 아니다. 세상의 의지를 자기가 대표하는 거 뿐. 그러므로 무릇 천하인의 마음을 품지 않으면 좋은 시인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세상은 그만큼 커지고 반대로 인간은 작아져서, 인간의 기는 꺾이고 웅지는 사라져서 요즘은 시가 좀스러워졌다.


    요즘 시는 시도 아니다.
    고은 시는 시가 아니다.


    백 편의 걸작이 있어도 한 편의 태작을 들키면 끝나는 거. 천하인의 눈높이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들키는 순간 시인의 생명은 끝나는 거. 그의 시가 세상의 의지를 대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들키는 순간 모든 것이 부정되는 거.


    지하철 시와 같다. 기개가 없고, 울분이 없고, 에너지가 없고, 기운이 없고 끓는 피가 없다. 세상이 70억 공동체로 커지는 속도에 비례해서 인간은 1/70억으로 작아졌기 때문이다.


    서정윤은 왜 망했을까?
    이문열은 왜 망했을까?


    그의 시는 그의 머리에서 나온게 아니다. 천하의 의지가 그의 손을 잠시 빌린 것이다. 그러므로 시인은 천하와의 소통이 끊기면서 망가지고 마는 것이며, 그때부터 갑을관계가 역전되어 스스로 천하를 집적거리기 시작하는데.


    저쪽에서 연락이 오지 않으니 이쪽에서 추근대며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거다. 애인의 담장 밖에서 휘파람도 불어보고. 천하의 울타리 밖에서 생쇼도 해보고.


    왜 서정윤은 변태짓을 했을까? 천하로 나와야 할 사람이 천하로 나오지 않으면 반드시 저렇게 된다. 천하인이 되어 천하를 위해 죽거나, 아니면 촌구석에서 고립되어 변태가 되거나.


    천하가 더 이상 세상 소식을 전해주지 않으니 천하인이 다 아는 천하창피를 스스로 벌어들이는 거다. 그는 매스컴 탈 때까지 계속 사고를 치도록 뇌가 세팅되어 있다.


    성욕 때문에? 아니다. 성욕은 더 이상 시를 쓰지 못하게 망가진 그가 자신을 자극하여 쥐어짜는 방편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 그는 시가 쓰고 싶었기 때문에 혹시나 싶어서 변태행동으로 자신을 학대한 것이다.


    그래도 시는 나와주지 않았다. 천하와의 소통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천하의 피울음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천하에서 빌은 것을 자기 안에서 나온 것으로 착각하고, 성적 자극으로 자기를 쥐어짜보려 한 것이다.


    이외수도 방송 못 나오면 어디서 저런 사고치고 있을 수 있다. 이문열도 요즘 방송 못 타니까 어디서 무슨 짓을 하고 있을지 알 수 없다. 천하인이 천하로 나오지 않으면 반드시 자해행위를 한다.


    언제까지?
    죽을때까지.


    천하의 본성은 낳음이며 낳음은 진보다. 보수하는 순간 소통은 끊어진다. 갑을관계는 역전된다. 더 이상 천하는 그대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는다. 그대가 먼저 천하에게 말을 걸면 구차해진다. 비참이 그 가운데 있다.


    안테나 끊어진 라디오는 스스로 방송국이 되려고 한다. 이문열과 서정윤. 조갑제와 조중동.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사발

2013.11.20 (11:52:14)

http://hapsim.egloos.com/5777745      이미 치고 있는 듯......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13.11.20 (13:57:55)

원래 망가진건데, 판권료도 떨어지고, 더 나갈데가 없으니, 스스로 초라해지고, 변태짓을 해서라도, 세상에 나가고 싶었겠죠.


인문학이, '세계'와 소통 안되면 이렇게 됩니다. 자연과학은, 절대법칙이니, 말안해도 소통되지만, 인문학은, 만날 방법밖에 없어요.


앵글로 색슨들이, 외교관 법칙과 007이니 CIA, BBC룰 만든게 그냥 만든게 아닙니다. 


혈을 뚫은거죠. 미국으로 치면, interstate highway를 뚫은겁니다. 아무도, 60년대에, 4차선을 예상하지 않았지만 말이죠.

인문학은 선제 공격입니다.

그만큼 위험성을 가지고 가는거죠.


자연과학은 이미 뚫려있어요. 다만, 자연과학자들이 찐따여서 소통 안되는거고. 도대체, 전달할 언어들이 안되어 있어서 그런거죠. 자체로는 완벽하죠.


자연과학쪽에서 '소통'은 노가다가 필수불가결한데, 인도프로그래머하고, 중국인들이 잘 채워주고 있어요. 다국적 제약회사를 보면 알수 있습니다.

[레벨:4]라쿤

2013.11.21 (10:46:02)

서정윤의 경우는 세상이 자신을 봐주길 원해서 하는 광대짓보다는 내밀한 욕망이나 결핍이 원인인 듯한데요.

겉은 순수한 영혼만이 자신을 온전히 사랑해줄 수 있다는 롤리타 컴플렉스지만, 속은 그냥 헛된 망상, 추레한 욕망이 

자신감 결여와 결합한 것입니다.

창의성 고갈과 빛바랜 명성, 경제적 궁핍과 육체적 노화가 성숙한 여인과의 화끈한 사랑보다는 만만해 보이는 이성을 향하게 한 거죠.

은교 신드롬을 만들어낸 박범신을 원망해야죠. 노년을 위한 해리 포터...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0865
1995 서울역 목요 모임(마스크 필수) image 오리 2020-09-16 1321
1994 탈원전 333 참여자 명단과 한겨레 7차 모집 image 수원나그네 2018-10-01 1323
1993 상품과 금융시스템에 대한 유효수요 2 현강 2019-08-06 1327
1992 구조론 목요모임(강남역) image 2 오리 2020-06-04 1327
1991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된 두 개의 주제 수원나그네 2018-03-28 1329
1990 안암동 목요모임(안암생활 지하 1층) image 오리 2020-11-04 1329
1989 이번주 구조론 모임은 취소 되었습니다. 3 오리 2020-08-19 1332
1988 수학의 기원과, 아랍 (페르시아)의 역할 image dksnow 2023-01-07 1334
1987 올해도 학생주도형 출제와 상호평가 시행 2 수원나그네 2020-06-09 1335
1986 경기부양 전략 레인3 2022-06-23 1338
1985 땅값 집값 문제 8 - 땅은 물, 공기와 같은 것 수원나그네 2018-01-18 1340
1984 땅값 집값 문제 9 - 보유세는 대세 수원나그네 2018-01-20 1340
1983 한국이 양궁을 잘하는 이유 chowchow 2022-04-22 1343
1982 생명로드 34 - 후반기 일정 및 코스 image 수원나그네 2018-12-16 1344
1981 강제징용문제에 대한 일본 변호사들 의견[수정] 2 수원나그네 2019-07-15 1347
1980 [경향] 비리 사학 비호하는 사법부 image 수원나그네 2018-03-31 1349
1979 개구리 소년 흉기는? image 10 김동렬 2022-06-10 1353
1978 종교의 시대 눈마 2018-06-15 1354
1977 온라인 모임으로 대체합니다. 김동렬 2022-03-17 1355
1976 12/1 유튜브 의견 dksnow 2022-12-01 1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