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현강
read 1183 vote 0 2020.07.26 (21:06:12)

라인은 관계이다. 그런데 과연 한 번 개설된 라인이 영원불멸할까? 그렇지 않다. 일단 이미 라인이 있어야 외력에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라인이 보다 긴밀할수록 외력에 대하여 반응성 혹은 효율성을 발휘할 확률이 달라진다.

예컨대 남녀 관계에서 평등한 커플은 불평등한 커플에 비하여 라인이 긴밀하다. 긴밀할수록 하나의 외력에 남녀 둘이 연동되는 확률이 보다 높으니 확률적으로 보면 보다 더 효율적이다. 긴밀함은 곧 질의 결합 확률과 닿는다.

불평등한 관계에선 커플에 외부환경이 가해질 때 이를 발견한 한 명이 다른 한 명에게 소식을 알리지 않을 수 있다. 이번 경우엔 1에 대한 2의 라인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계속 이런 식이다 보면 불평등한 커플은 뭐든지 합을 맞출 수 없다.

결국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이미 있는 라인을 끊는 즉 결별이라는 의사결정 밖에는 없다. 반대로 평등하므로 긴밀한 커플은 외력에 반응할 때 마다 효율을 얻는다. 그리고 그것을 새로운 라인의 재료로서 사용한다.

외부환경을 잘 극복할 때 마다 얻어진 신뢰라는 잉여분은 썸에서 연인으로, 연인에서 부부로의 라인으로 신규개설된다. 외부환경은 심지어 불평등한 커플과 평등한 커플 서로 간의 2대2 팀 싸움일 수도 있다.

똑같이 팀 먹고 같이 싸웠더라도 평등했기에 보다 멋진 팀플레이를 일으켰던 평등한 커플 사이엔 이후 신뢰가 추가되지만 불평등한 커플 사이엔 불신이 기존의 라인을 갉아먹는다. 이렇듯 우주는 수많은 라인끼리의 경쟁이다.

무수한 비대칭적 관계는 흩어지다보니 서로 겹치기도 한다. 이때 보다 대칭에 가까운 관계일수록 다른 관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효율이 좋다. 전자가 후자와 충돌할 때마다 후자가 손실 본 구조값의 일부를 먹어치워 덩치를 보존하거나 키워나간다.


외부환경이 가해지지 않는면 라인은 점차 흐릿해지며 존재는 소멸한다. 따라서 둘은 핑퐁을 하며 지속적으로 외력을 조달해 라인을 유지해나간다. 조달되어 소모되는 외부환경 역시 라인이며 두 라인 즉, 두 공간의 겹침을 표현하는 말이 시간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1100
2016 의식이란 무엇인가? image 8 김동렬 2013-11-18 7694
2015 조선8도 지역정서 지여 2011-02-26 7692
2014 사금 캐는 방법 image 2 김동렬 2013-11-28 7672
2013 즐거움이 없는 베품이랄까? 3 프로메테우스 2006-02-27 7666
2012 복잡한 인간. 4 아제 2010-08-16 7648
2011 태초의 비밀. 아제 2010-08-07 7610
2010 여자가 오래 사는 이유 3 김동렬 2010-10-26 7607
2009 엄지손가락 1 양을 쫓는 모험 2009-11-17 7517
2008 질문 - 이 사람의 잘못은? image 16 김동렬 2013-07-03 7509
2007 기술결정론 vs 도구주의 1 오세 2012-02-12 7506
2006 대칭에 의한 비대칭의 예 image 2 김동렬 2013-06-24 7477
2005 진.선.미.주.성에 대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7 아란도 2010-08-03 7449
2004 저장강박증? image 1 김동렬 2011-09-02 7430
2003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image 33 김동렬 2014-01-15 7423
2002 인류의 기원 김동렬 2013-05-15 7421
2001 대중의 한계와 인터넷 2 송파노을 2006-02-27 7388
2000 원인과 결과 그리고 판단. image 3 아란도 2010-08-10 7386
1999 진화와 인간.. 아제 2010-08-31 7379
1998 스마스마에 출연한 고르바초프 image 양을 쫓는 모험 2010-03-23 7368
1997 문제해결능력 - 고부간의 갈등 편 image 21 양을 쫓는 모험 2010-01-19 7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