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현강
read 1199 vote 0 2020.07.26 (21:06:12)

라인은 관계이다. 그런데 과연 한 번 개설된 라인이 영원불멸할까? 그렇지 않다. 일단 이미 라인이 있어야 외력에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라인이 보다 긴밀할수록 외력에 대하여 반응성 혹은 효율성을 발휘할 확률이 달라진다.

예컨대 남녀 관계에서 평등한 커플은 불평등한 커플에 비하여 라인이 긴밀하다. 긴밀할수록 하나의 외력에 남녀 둘이 연동되는 확률이 보다 높으니 확률적으로 보면 보다 더 효율적이다. 긴밀함은 곧 질의 결합 확률과 닿는다.

불평등한 관계에선 커플에 외부환경이 가해질 때 이를 발견한 한 명이 다른 한 명에게 소식을 알리지 않을 수 있다. 이번 경우엔 1에 대한 2의 라인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계속 이런 식이다 보면 불평등한 커플은 뭐든지 합을 맞출 수 없다.

결국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이미 있는 라인을 끊는 즉 결별이라는 의사결정 밖에는 없다. 반대로 평등하므로 긴밀한 커플은 외력에 반응할 때 마다 효율을 얻는다. 그리고 그것을 새로운 라인의 재료로서 사용한다.

외부환경을 잘 극복할 때 마다 얻어진 신뢰라는 잉여분은 썸에서 연인으로, 연인에서 부부로의 라인으로 신규개설된다. 외부환경은 심지어 불평등한 커플과 평등한 커플 서로 간의 2대2 팀 싸움일 수도 있다.

똑같이 팀 먹고 같이 싸웠더라도 평등했기에 보다 멋진 팀플레이를 일으켰던 평등한 커플 사이엔 이후 신뢰가 추가되지만 불평등한 커플 사이엔 불신이 기존의 라인을 갉아먹는다. 이렇듯 우주는 수많은 라인끼리의 경쟁이다.

무수한 비대칭적 관계는 흩어지다보니 서로 겹치기도 한다. 이때 보다 대칭에 가까운 관계일수록 다른 관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효율이 좋다. 전자가 후자와 충돌할 때마다 후자가 손실 본 구조값의 일부를 먹어치워 덩치를 보존하거나 키워나간다.


외부환경이 가해지지 않는면 라인은 점차 흐릿해지며 존재는 소멸한다. 따라서 둘은 핑퐁을 하며 지속적으로 외력을 조달해 라인을 유지해나간다. 조달되어 소모되는 외부환경 역시 라인이며 두 라인 즉, 두 공간의 겹침을 표현하는 말이 시간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1446
2156 이소룡과 이연걸 image 3 김동렬 2017-03-27 67428
2155 생명로드56 - 새 국회의 탄생과 주요행사안내 image 수원나그네 2020-04-16 50318
2154 남자들이 버섯머리를 싫어하는 이유 image 7 김동렬 2014-07-13 41405
2153 흑인 부부가 백인 아기 낳아 image 15 김동렬 2010-07-20 25797
2152 적정기술의 실패 4 김동렬 2016-07-24 25753
2151 쿠르베, 성기의 근원 image 16 김동렬 2014-06-09 23162
2150 625때 중공군 사상자 숫자 7 김동렬 2013-07-15 23004
2149 양직공도 신라사신 image 9 김동렬 2013-02-06 21730
2148 독수리 오형제의 실패 image 김동렬 2013-07-15 21233
2147 세잔의 사과 image 3 양을 쫓는 모험 2009-05-08 20977
2146 창의적 사고의 단계들 lpet 2011-02-27 19794
2145 이방인, 이정서가 틀렸다. image 8 김동렬 2014-04-29 19159
2144 뜨거운 물이 찬물보다 빨리 언다. 13 김동렬 2011-01-04 18900
2143 이영애는 백인 유전자를 가졌을까? image 2 김동렬 2016-08-30 16056
2142 개인용 컴을 만든다면, 이 정도가 기본. 4 ░담 2010-02-19 15732
2141 사람은 왜 눈썹이 있는가? image 2 김동렬 2018-04-19 15457
2140 진화의 오류? image 10 김동렬 2012-06-06 15352
2139 눈동자의 크기 image 18 김동렬 2014-04-11 15007
2138 김조광수 김승환 커플 image 5 김동렬 2013-10-02 14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