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815 vote 0 2023.10.28 (12:17:08)

    앎과 믿음은 비슷하다. 믿음은 게임의 구조에 작동하는 상호의존성에 올라탄다. 상대의 행동에 선제대응할 수 있다. 믿음의 본질이 상호의존성이면 지식은 방해자의 제거다. 두 사람이 간격을 벌리고 상호의존하면 방해자가 끼어든다. 상호의존의 구조 속에서 방해자를 하나씩 제거하여 연결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인간의 진보다.


    안다know는 할수 있다can와 관계가 있다. can은 관貫이다. 파이프 속을 관통한다. 구멍에 숨은 동물을 꺼낼 수 있을까? 원시인은 난관에 부딪힌다. 구멍에 손을 넣고 꺼내려다 손가락을 물린다. 지식know은 곤란항 상황에서 방해자를 극복하고 내부를 관통하여can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canny, ken, cunning으로 알 수 있다.


    생각think도 머리 속을 찌르며 관통한다는 뜻이다. know, can은 꺼내다, 꿰다, 캐다, 깨치다, 깨닫다, 깨어나다, 꿰뚫다에 해당된다. know는 can+on, can+now다. 채집경제는 무언가를 꺼낸다. 땅을 파서 조개를 꺼내고, 나무뿌리를 캐고, 덩이줄기를 캔다. 방해자를 제거하고 감추어진 것을 꺼내서 밖으로 드러내는 것이 지식이다.


    문제가 있으면 답도 있다. 원론적인 답은 알지만 구체적으로 실행하려면 know-how가 필요하다. 원론적인 답을 알고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것은 믿음이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노하우는 지식이다. 지식은 믿음의 구조 안에서 작동한다. 범인은 이 안에 있다고 선언하는 것이 믿음, 구체적으로 한 명을 찍는 것은 know다.


    믿음은 포괄적으로 아는 것이다. 어떻게든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자동차가 고장나면 보험사를 부르거나 카센터로 가면 된다. 대응할 수 있다면 마음은 편안하다. 그것이 믿음이다. 믿음 없는 앎은 지혜가 없는 지식이다. 상호의존성을 아는 것이 진정한 믿음이다. 인간이 신에 의지한다면 동시에 신도 인간에 의지하는 것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633 Re.. 확실한 패전처리입니다. 김동렬 2002-12-09 18006
6632 후보 선택권을 유권자가 가지는 방식으로 조사해야 한다 SkyNomad 2002-11-18 18000
6631 구조론의 완전성 김동렬 2010-04-02 17989
6630 유시민의 도발에 사래들려 재채기한 군상들 image 김동렬 2003-05-02 17981
6629 그림설명 image 김동렬 2010-07-03 17960
6628 노무현은 부패를 척결할 수 없다? 1 김동렬 2002-09-11 17956
6627 안희정의 경우는 이렇게 생각하세요. 김동렬 2003-03-26 17943
6626 조흥은행 노조 파업 타결의 이면 image 김동렬 2003-06-22 17939
6625 노무현 잘하고 있는데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 김동렬 2002-09-12 17934
6624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라 3 김동렬 2014-02-18 17917
6623 노무현의 지지율 50프로가 의미하는 것 김동렬 2003-06-01 17889
6622 우리 어디로 가야하는가? 김동렬 2005-10-05 17871
6621 소리 지르는 자 2005-09-02 17857
6620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김동렬 2002-10-05 17847
6619 도로민주당 뭐가 문제인가? image 김동렬 2003-08-02 17844
6618 신종 사기수법 조심 김동렬 2002-09-14 17834
6617 농담도 못해요? 김동렬 2002-11-14 17826
6616 세상의 근본은 대칭이다. image 김동렬 2011-09-21 17822
6615 국정원 직원들 얼굴 좀 보면 또 어때서? image 김동렬 2003-06-24 17822
6614 왕권과 신권에 대한 이해와 오해 김동렬 2002-12-29 177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