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35 vote 1 2018.12.23 (19:33:58)

      
    구조동일성


    어떤 연산구조에 대하여 두 집합이 완전히 동일하게 작용하는 경우 이 두 집합을 그 연산구조 하에서 이소모픽isomorphic하다고 부른다. 증명은 간단히 이소모피즘을 찾는 것이다. 

    수학에서 동형사상同型寫像, isomorphism은 서로 구조가 같은 두 대상 사이에 모든 구조를 보존하는 사상이다. 두 대상 사이에 동형 사상이 존재하는 경우 서로 동형同型, isomorphic이라고 하며, 서로 동형인 두 대상은 구조가 같아 구조로서 구별할 수 없다.[웹에서 발췌]


    구조는 같고 소재만 다른 것이 구조동일성이다. 서로 다른 두 그룹이 원소들은 다른데 그 그룹의 핵심 정의에 해당하는 부분이 동일한 경우다. 동일한 것을 좌표로 나타낼 수도 있고 수식으로 나타낼 수도 있다. 여기에 흥미를 느껴야 한다. 구조동일성을 읽는 방법을 터득하면 우리가 판단해야 할 문제의 숫자가 크게 줄어든다.


    드러난 팩트들에서 숨은 패턴과 로직과 매커니즘과 패러다임을 찾는 것이다. 패턴이 같은 것들은 모집단에 가두어져 있다. 로직이 같은 것들은 서로 엮여서 대칭되어 있다. 메커니즘이 같은 것들은 의사결정의 축이 움직인다. 패러다임이 같은 것들은 에너지 입출력이 같다. 에너지 입출력이 같으면 사건이 같은 것이다.


    팩트에서 패턴을 찾고 패턴에서 로직을 찾고 로직에서 메커니즘을 찾고 메커니즘에서 패러다임을 찾는다. 인간은 만 가지 고민을 하지만 문제는 하나다. 여러 가지 고민은 그 하나로부터 가지쳐 나왔다. 이소모피즘을 적용한다면 문제의 수를 줄여서 근원의 하나를 바라보게 된다. 인생의 문제는 결국 완전성의 문제로 귀결된다.


    완전성의 문제는 무의식의 형태로 개인의 존재를 규정하는 집단과의 관계다. 인간은 왜 존재하는가? 인간은 왜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 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다양하게 말해봤자 근본은 하나다. 에너지다. 어떻게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는가? 삶을 이어가게 하는 에너지의 출처와 끌어오는 방식을 묻고 있다.


    에너지는 집단에서 나온다. 집단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 이 하나의 문제를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가족과 부족과 국가와 인류에 충성해야 하는가? 아니다. 진보해야 한다. 개인이 어떻게 해도 의미는 없다. 잘 살든 못 살든, 행복하든 불행하든, 성공하든 실패하든 아무런 차이가 없다. 완전성이 문제다. 


    완전성은 개체에 있지 않다. 방송국 없이 라디오가 완전하거나 불완전할 수 없다. 인간은 완전한가? 완전성은 집단과의 연결에서 찾아진다. 개인은 에너지를 얻을 때 완전하다. 언제라도 집단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에너지의 출처는? 집단의 진보다. 인간의 문제는 하나뿐이다. 그것은 죽는다는 사실이다. 불완전한 것이다.


    에너지가 없어 불완전하다. 불완전하므로 문제가 있다. 에너지를 충전하면 완전하다. 집단과의 관계를 바로 설정할 때 에너지를 얻어 인간은 완전해진다. 집단의 진보하는 방향을 읽고 그 에너지 흐름에 올라탈 때 인간은 완전하다. 방송국의 전파를 수신하여 방송을 토해낼 때 라디오는 완전해진다. 인간이나 라디오나 같다.


    구조로 보면 같다. 사건이 같다. 패러다임이 같다. 인간은 인생길을 달리고 자동차는 도로길을 달린다. 메커니즘이 같다. 인간은 심장이 뛰고 자동차는 엔진이 뛴다. 로직이 같다. 인간은 여당과 야당으로 나누어 있고 배는 이물과 고물로 나누어 있다. 패턴이 같다. 인간은 집단에 의지하고 글자는 활자에 의지하여 존재한다.


    생태계의 수렴진화도 이소모피즘isomorphism으로 해명할 수 있다. 생태적 지위가 구조동일성을 가진다. 호주와 아메리카의 대륙이 달라도 환경이 같으면 상호작용이 같고 상호작용이 같으면 서로 닮아간다.


   


[레벨:9]회사원

2018.12.23 (20:03:17)

오늘 서점에서 '수학이 필요한 순간' 이라는 베스트 셀러를 샀는데, 동렬님의 구조론과 상당히 비슷하게 세상을 설명하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구조론 회원님들도 한 번씩 보시면 구조론의 세부적 이해에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8.12.24 (03:50:36)

"인생의 문제는 결국 완전성의 문제(무의식의 형태로 개인의 존재를 규정하는 집단과의 관계)로 귀결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6727 박용진은 정치를 배워라 2 김동렬 2024-03-20 1387
6726 아무도 말하지 않는 정치의 진실 김동렬 2024-03-19 1337
6725 옥새파동이 무슨 상관? 1 김동렬 2024-03-19 1147
6724 엔트로피와 직관력 김동렬 2024-03-18 783
6723 야당 찍는게 선거다 2 김동렬 2024-03-18 1074
6722 엔트로피 완전정복 김동렬 2024-03-16 996
6721 조국 돌풍의 진리 1 김동렬 2024-03-15 2112
6720 엔트로피가 어렵다고? 김동렬 2024-03-15 840
6719 국혐 포기는 이르다 김동렬 2024-03-14 1602
6718 구조를 보는 방법 김동렬 2024-03-14 722
6717 구조론 대강 김동렬 2024-03-13 881
6716 교언영색 한동훈 image 김동렬 2024-03-13 1241
6715 처음의 처음 김동렬 2024-03-12 1034
6714 그림은 완성되었다. 1 김동렬 2024-03-12 1325
6713 정치란 이렇게 하는 것이란다 김동렬 2024-03-12 1241
6712 다음의 다음 김동렬 2024-03-11 1003
6711 총선이 한 달 앞이다 김동렬 2024-03-11 1349
6710 물방울이 둥근 이유 김동렬 2024-03-11 763
6709 토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 볼 김동렬 2024-03-10 1039
6708 지구가 둥근 이유 image 김동렬 2024-03-10 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