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3336 vote 0 2008.02.23 (11:55:27)

달마실이 무엇하는 곳이냐 하는 물음에 답하기 위하여 쓰는 글이다. 음악이라면 연주자도 있고 듣는 청중도 있다. 요는 이곳이 가르치고 배우는 학교가 아니고 실제로 연주를 하는 홀이라는 거다. 막이 올려진 무대라는 거다.

깨달음은 첫째 질서를 깨닫고 둘째 가치를 깨닫는다. 질서는 하늘에서 찾고 가치는 내 안에서 찾는다. 그 다음은 실천이다. 첫째 소통을 실천할 것이며 둘째 미학을 실천할 것이며 셋째 이상주의를 실천한다.

이곳을 학교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문제다. 그들은 실천하지 않는다. 그들은 영원히 학생으로 머물러 있으려 한다. 그들은 첫째 질서와 둘째 가치에 관심이 있다. 질서는 경전에서 찾고 가치는 수련에서 찾는다.

그들은 책을 뒤적이거나 아니면 자기 마음속을 들여다 보고 있다. 계속 그러고 있다. 미련한 일이다. 우리는 다르다. 실천한다. 널리 세상과 소통한다. 아름답게 그려낸다. 그리고 완성한다. 그래서 이상주의다.

달마실이 강조하는 것은 완전성이다. 학교는 불완전하다. 실제로 연주가 일어나는 홀이어야 완전하다. 연주자와 청중 사이에서 교감이 일어나야 완전하다. 흥겨움이 있고 신명이 있고 전율함이 있어야 완전하다.

질서를 찾아 이론을 뒤지거나 가치를 찾아 마음을 닦거나 다 불완전하다. 그들은 산사에서 혹은 수련단체에서 죽을 때 까지 그러고 있다.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고 삶의 미학으로 그려내지 못하고 이상주의를 남기지 못한다.

학생은 졸업이 목적이다. 이곳을 학교로 착각하는 그들은 깨달음을 졸업장을 받고 자격증을 따는 일로 여긴다. 신분상승이 목적인 것이다. 그래서 깨달았느냐 못깨달았느냐에 집착한다. 어리석다.

말하라. 말해야 한다. 천하라는 악기를 연주해 보여야 한다. 축제다. 축제판을 벌여야 한다. 연주자로 참여하건 청중으로 참여하건 참여할 수 있다. 초등학생도 연주할 수 있지만 모짜르트도 제대로 연주하기는 어렵다.  

www.drkimz.com.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1934 원인의 원인, 이유의 이유 1 김동렬 2021-04-11 3475
1933 나에게는 욕망이 있다. 1 김동렬 2020-04-14 3475
1932 진리를 이야기하자 1 김동렬 2023-06-13 3474
1931 박원순, 진중권, 배현진, 류호정 2 김동렬 2020-07-14 3474
1930 구조론은 순서다 1 김동렬 2019-05-12 3473
1929 질문은 성의있게 해야 한다 4 김동렬 2019-05-07 3473
1928 답은 경계선에 있다 1 김동렬 2018-11-23 3473
1927 계를 설정하는 훈련 3 김동렬 2019-01-30 3472
1926 배신자의 변명 김동렬 2021-04-10 3471
1925 행복타령 김형석, 어리광 빌런 박영선 image 김동렬 2021-01-30 3471
1924 장미란 최윤희 추미애 2 김동렬 2023-07-02 3470
1923 강화도령 윤석열 여성과의 전쟁 김동렬 2022-01-16 3470
1922 안서방 홍서방 유서방 오서방 윤서방 2 김동렬 2021-02-22 3469
1921 배신과 의리 1 김동렬 2019-10-21 3468
1920 필연의 통제가능성 1 김동렬 2019-10-05 3468
1919 세계 10강 한국 1 김동렬 2021-03-15 3467
1918 어떻게 살 것인가? 김동렬 2023-06-06 3464
1917 엘리트의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2 김동렬 2019-12-03 3464
1916 광주승리의 의미 김동렬 2023-05-18 3463
1915 윤관의 동북9성 1 김동렬 2022-01-19 34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