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3308 vote 0 2008.02.23 (11:55:27)

달마실이 무엇하는 곳이냐 하는 물음에 답하기 위하여 쓰는 글이다. 음악이라면 연주자도 있고 듣는 청중도 있다. 요는 이곳이 가르치고 배우는 학교가 아니고 실제로 연주를 하는 홀이라는 거다. 막이 올려진 무대라는 거다.

깨달음은 첫째 질서를 깨닫고 둘째 가치를 깨닫는다. 질서는 하늘에서 찾고 가치는 내 안에서 찾는다. 그 다음은 실천이다. 첫째 소통을 실천할 것이며 둘째 미학을 실천할 것이며 셋째 이상주의를 실천한다.

이곳을 학교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문제다. 그들은 실천하지 않는다. 그들은 영원히 학생으로 머물러 있으려 한다. 그들은 첫째 질서와 둘째 가치에 관심이 있다. 질서는 경전에서 찾고 가치는 수련에서 찾는다.

그들은 책을 뒤적이거나 아니면 자기 마음속을 들여다 보고 있다. 계속 그러고 있다. 미련한 일이다. 우리는 다르다. 실천한다. 널리 세상과 소통한다. 아름답게 그려낸다. 그리고 완성한다. 그래서 이상주의다.

달마실이 강조하는 것은 완전성이다. 학교는 불완전하다. 실제로 연주가 일어나는 홀이어야 완전하다. 연주자와 청중 사이에서 교감이 일어나야 완전하다. 흥겨움이 있고 신명이 있고 전율함이 있어야 완전하다.

질서를 찾아 이론을 뒤지거나 가치를 찾아 마음을 닦거나 다 불완전하다. 그들은 산사에서 혹은 수련단체에서 죽을 때 까지 그러고 있다.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고 삶의 미학으로 그려내지 못하고 이상주의를 남기지 못한다.

학생은 졸업이 목적이다. 이곳을 학교로 착각하는 그들은 깨달음을 졸업장을 받고 자격증을 따는 일로 여긴다. 신분상승이 목적인 것이다. 그래서 깨달았느냐 못깨달았느냐에 집착한다. 어리석다.

말하라. 말해야 한다. 천하라는 악기를 연주해 보여야 한다. 축제다. 축제판을 벌여야 한다. 연주자로 참여하건 청중으로 참여하건 참여할 수 있다. 초등학생도 연주할 수 있지만 모짜르트도 제대로 연주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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