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747 vote 0 2023.10.28 (12:17:08)

    앎과 믿음은 비슷하다. 믿음은 게임의 구조에 작동하는 상호의존성에 올라탄다. 상대의 행동에 선제대응할 수 있다. 믿음의 본질이 상호의존성이면 지식은 방해자의 제거다. 두 사람이 간격을 벌리고 상호의존하면 방해자가 끼어든다. 상호의존의 구조 속에서 방해자를 하나씩 제거하여 연결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인간의 진보다.


    안다know는 할수 있다can와 관계가 있다. can은 관貫이다. 파이프 속을 관통한다. 구멍에 숨은 동물을 꺼낼 수 있을까? 원시인은 난관에 부딪힌다. 구멍에 손을 넣고 꺼내려다 손가락을 물린다. 지식know은 곤란항 상황에서 방해자를 극복하고 내부를 관통하여can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canny, ken, cunning으로 알 수 있다.


    생각think도 머리 속을 찌르며 관통한다는 뜻이다. know, can은 꺼내다, 꿰다, 캐다, 깨치다, 깨닫다, 깨어나다, 꿰뚫다에 해당된다. know는 can+on, can+now다. 채집경제는 무언가를 꺼낸다. 땅을 파서 조개를 꺼내고, 나무뿌리를 캐고, 덩이줄기를 캔다. 방해자를 제거하고 감추어진 것을 꺼내서 밖으로 드러내는 것이 지식이다.


    문제가 있으면 답도 있다. 원론적인 답은 알지만 구체적으로 실행하려면 know-how가 필요하다. 원론적인 답을 알고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것은 믿음이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노하우는 지식이다. 지식은 믿음의 구조 안에서 작동한다. 범인은 이 안에 있다고 선언하는 것이 믿음, 구체적으로 한 명을 찍는 것은 know다.


    믿음은 포괄적으로 아는 것이다. 어떻게든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자동차가 고장나면 보험사를 부르거나 카센터로 가면 된다. 대응할 수 있다면 마음은 편안하다. 그것이 믿음이다. 믿음 없는 앎은 지혜가 없는 지식이다. 상호의존성을 아는 것이 진정한 믿음이다. 인간이 신에 의지한다면 동시에 신도 인간에 의지하는 것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606 사랑과 운명 김동렬 2023-12-25 2233
6605 성탄절의 의미 김동렬 2023-12-24 2578
6604 구조론의 첫 단추 김동렬 2023-12-23 1647
6603 대승의 긍정 1 김동렬 2023-12-22 2425
6602 의도를 읽히면 망한다 김동렬 2023-12-21 3772
6601 긍정적 사고의 힘 1 김동렬 2023-12-21 1664
6600 긍정어법의 어려움 김동렬 2023-12-20 2102
6599 부정과 긍정 김동렬 2023-12-19 1667
6598 권력과 의미 김동렬 2023-12-18 1660
6597 민족주의란 무엇인가? 김동렬 2023-12-18 1562
6596 나폴레옹은 누구인가? 김동렬 2023-12-17 1725
6595 영웅 죽이기 스티브 잡스편 김동렬 2023-12-17 1673
6594 방향과 순서 김동렬 2023-12-15 1420
6593 차령산맥은 없다 image 김동렬 2023-12-15 1694
6592 김건희 마녀사냥 문제 있다 김동렬 2023-12-14 2542
6591 존재론과 인식론 김동렬 2023-12-13 1501
6590 훈요십조의 진실 image 김동렬 2023-12-13 1677
6589 정치의 본질 김동렬 2023-12-12 1992
6588 서울의 봄 위대한 전진 2 김동렬 2023-12-12 1868
6587 제 1 지식 김동렬 2023-12-11 14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