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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6]지여
read 3246 vote 0 2011.02.05 (10:48:01)

 (수박 곁핥기  간판으로 골목대장놀이 하는 정운찬  장하준류...  ..

 ~~  으로부터  무언가를 진정 배웠야 할... 최장집 , 도올 진중권 강준만류가   되려  ~~~을 가르치려 들었던....

 지난 10년 그리고 2011년  

노무현급 지성인의 글은  10년이 지났어도 무게가 느껴지오. ......

드러커 가 사망 4년전  2001년 쯤 으로 기억되는 ...인터뷰 내용인데,  좀 길지만, 사업하는 구조가족분 도움 되시길 바라며.....)

 

Business 2.0誌는 10월호에서 경영학계의 살아 있는 전설, 드러커가 들려주는 인터넷·신경제·경영

컨설팅·대공황·통화정책 등에 대한 촌철살인의 진단과 생생한 증언을 소개하고 있음

(原題:The Guru's Gu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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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학의 아버지는 자리에서 일어 나지 않은 채 강한 오스트리아 억양으로 말을 느릿느릿 이어 나갔다.

그의 뒤를 이어 경영학을 발전시켰던 여러 스승들과 달리 그는 분위기를 이끄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터 드러커는 잭 웰치로부터 앤디 그로브에 이르기까지 모든 최고경영자들이 기꺼

이 경청할 준비가 돼 있는 유일한 경영학의 큰 스승(guru's guru)인 것이다.


 

그는 이제 91살의 나이 때문에 자유로운 여행은 할 수 없지만, 비디오 테입이나 인공위성 등을 이용하여, 강연·컨설팅·저술·교육 등의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드러커의 조언을 필요로 하는 최고경영자는반드시 캘리포니아 클레어몬트에 있는 사저를 향해 순례를 떠나지 않으면 안된다. 그곳에서 드러커는 순례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숙고를 거듭한 후 그들에게 필요한 충고를 던져준다.


 

이번 대담 역시 그의 거실에서 여섯 시간에 걸쳐 이루어졌다. 그는 도중에 간간히 "무슨 얘기인지 알겠어요"라고 물은 후 잠시 말을 멈추곤 했다. 우리의 무지에 대한 일침처럼 느껴지던 침묵이 드러커의 느린 목소리에 의해 깨지기를 거듭 고대하면서 매혹적인 여섯 시간이 흘러갔다. 이제, 여러분들을 스승들의 스승, 피터 드러커의 세계로 안내한다.

 


■ 인터넷의 진정한 영향에 대해

 

질문) 선생님은 인터넷 거품의 폭발에 놀라셨습니까?

 


대답) 내 생각이 옳았다면 거품은 2년 먼저 터져야 했습니다. 1999년 1월 내 지인들에게 주식시장에서 빨리 빠져 나오라고 얘기 했었지요. 거품이 언제라도 곧 터질 것처럼 보였습니다. 거품은 그러고도 1년도 넘게 더 갔었죠? 사람들은 흔히 중요도와 규모를 혼동하고는 합니다. 이 둘 사이의 관계는 보기 보다 깊지 않습니다. 인터넷은 엄청난 중요성을 갖고 있었지만, 그 경제적 규모는 제한적이었습니다.

 

 

하나, 예를 들어 봅시다. 인터넷보다 사람들의 상상력에 훨씬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영화를 들수 있습니다. 영화가 등장함으로써 사람들은 비로소 처음으로 전세계적인 의사소통 수단을 갖게 됐던 것이지요. 문맹의 가난한 사람들도 미지의 세계에 접근할 수 있게 된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반면 전화나  전신은 엘리트 등 극소수 계층들만이 향유할 수 있었던 수단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영화산업이 소멸한다면 그 경제적 여파는 헐리우드를 제외한다면 그리 크지 않을 것입니다. 내 생각으로 전세계 통털어 영화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많아도 백만명을 넘지 못할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규모와 성과를 동일시하는 오류가 인터넷의 경우에도 눈에 띄는 것이지요. 인터넷에 한참 거품이 끼던 당시 인터넷의 수익성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이 팽배해 있었지요. 인터넷으로부터 큰 돈을 기대했던 사람들이 많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나는 앞으로도 인터넷이 하나의 산업 또는 사업으로서 수익을 남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엄청날 것입니다. 규모와 영향력 사이의 이러한 불일치는 의학의 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질문)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대답) 여러분들은 19세기에 있었던 의학상의 발명 중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던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마취? 소독? 모두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발명품은 바로 온도계였어요. 바로 이 온도계에 의해, 세계의 어머니들이 어린 자식이 아픈가의 여부를 알 수 있게 됐던 것이지요. 근대 의학을 가능케 했던 것은 다름 아닌 온도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온도계는 과학적 가치로 보자면 0에 가깝습니다. 17세기 이후 온도계는 우리 주변에 널리 퍼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경제적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열을 측정함으로써 과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온도계의 사례를 통해서도 다시 한번 규모와 영향력이 불일치할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인터넷이 미친 영향 중 특히 주목하시는 것은 무엇입니까?


 

대답) 인터넷은 거리를 제거합니다. 이게 바로 인터넷의 기여입니다. 거리의 소멸은 1820년대 영국에 철도가 건설되면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철도가 미친 영향은 오늘날 인터넷의 영향력에 비해 더 크고 신속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정작 철도를 발명한 당사자들은 그 잠재력을 충분히 인식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들은 리버풀에서 맨체스터에 이르는 짧은 노선만을 건설했습니다.


 

철도의 엄청난 영향력을 처음으로 인식했던 사람이 바로 로스차일드입니다. 비엔나에서 프라하에 이르는 긴 노선을 맨 처음 건설한 사람이지요. 이 계획을 승인한 사람이 당시 오스트리아 제국의 황제였습니다. 그는 로스차일드를 아주 미워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비엔나에서 프라하에 이르는 장거리 노선건설이 로스차일드의 결정적인 실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이 청원을 승인했던 것입니다.


 

당시 오스트리아 황제가 했다는 발언입니다. "드디어 로스차일드 일당이 제 무덤을 파는구나. 일주일에 세 차례씩 운행하는 비엔나-프라하간 역마차도 항상 텅 비어 다니는 걸 보면 철도의 앞날도 다를 바 없을 것이야."


 

오늘날 인터넷도 의사소통의 거리를 줄여 놓고 있습니다. 제 고객이기도 한 주요 금융서비스 회사들의 경우, 전체 전화고객상담의 85%를 중서부에서 인도 뱅골지방으로 옮겨 처리하고 있습니다. 인도에는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양질의 여성인력이 많습니다. 이들에게 미국식 억양을 훈련시킨 후 고객상담을 처리하도록 합니다. 일상적이고 정형화된 상담 이들이 처리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전문가에게 연결해 주면 됩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러한 초보적인 상담상대가 어디에 거주하는가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들 업무를 인도인들에게 외주를 주는 것은 임금이 저렴하다는 점도 있지만, 동시에 미국 내에서는 이처럼 따분한 업무에 대한 수요가 거의 없다는 점 때문이기도 합니다.

 

인터넷의 영향력은 경제적인 영역보다는 문화적인 측면에서 더 두드러집니다. 바로 미국 금융서비스 회사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인도 여성의 예를 볼까요. 이들은 스스로를 인도 경제의 구성원이라기보다는 전세계 선진경제의 일원으로 인식합니다. 이게 중요합니다. 자신을 글로벌 중산층으로 자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으로써 글로벌 경제는 큰 변모를 겪게 될 겁니다.

 

 

질문) 신경제에 진정으로 새로운 것이 정말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답) 경기순환이 소멸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물론 소비자들의 행동이나 제품의 물류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는 정보경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경제전체의 관점에서 보자면, 인터넷은 또 하나의 배송 채널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新車의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고객들이 인터넷을 사용해서 신차를 구매하지는 않습니다. 인터넷의 용도는 오히려 기존의 차를 처분하거나 신차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인터넷이 새로운 분배채널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각각의 채널에는 상이한 사업이 대응되게 마련입니다. 

 

 

자동차 메이커의 예를 들어 볼까요. 이들은 인터넷 상에서 판매자의 자리를 벗어나 고객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구매자가 될 필요도 있습니다. 이게 바로 최근 GM이 천명한 새로운 전략이지요. 이들은 앞으로 고객이 원하는 것이면, 그것이 경쟁사의 제품일지라도 찾아서 고객 앞에서 전달하겠다는 겁니다. 진정한 상인이 되겠다는 것이지요.


 

 

질문) 그래서 수익성이 있을까요?

 


대답) 이러한 전환은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생존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회사가 영원히 존속하리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입니다. 인간이 창조한 것은 모두 언젠가는 소멸할 수밖에 없습니다. 25년 이상 기업이 생존한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회사는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관념은 월가의 미신에 불과합니다.

 

인터넷의 일차적 효과는 경제적인 것이 아닙니다. 심리적인 측면이 더 중요합니다. 신경제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인터넷은 신경제를 창출한 것이 아니라 구경제를 확대한 것입니다.

 


■ 컴퓨터의 한계에 대해


 

질문) 그렇다면 非인터넷 기술의 중요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답) 정보기술은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대응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제까지 사업을 해오면서 계속해서 훌륭한 정보 시스템을 갖고 있었습니다. 가령 회계 시스템은 최상의 정보체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월별 보고서를 꼭 컴퓨터에 의해 작성·제출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정보의 경우에도 경제적인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거품의 폭발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만 제대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정보산업이 사업으로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거품이 폭발했던 것이지요. 컴퓨터의 경우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수 있습니다. 제조업 전체를 고려한다면, 컴퓨터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하지만 컴퓨터 산업은 사업의 효율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커 보입니다만

 

대답) 인터넷은 이제까지 사업가들이 해 오던 것들을 기록해 두는 일종의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컴퓨터에 의해 서고에 꽂혀 있는 책의 내용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컴퓨터가 내용 자체를 만들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컴퓨터가 존재하기 이전에도 우리는 수학 모델을 갖고 있었습니다. 벡터분석이나 볼츠만 방정식이 바로 그것들이지요. 우리는 또한 운송을 조직화하는 훌륭한 모델을 과거에도 갖고 있었습니다. 운송과 하역 그리고 재고시스템은 컴퓨터가 없던 1920년대에도 이미 작동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컴퓨터는 기본적으로 바보입니다. 컴퓨터는 동시에 하나 이상의 논리 시스템을 다룰 수 없습니다. 반면 사람들은 여러 개의 논리 시스템을 동시에 운용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인터넷, 그리고 인터넷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컴퓨터가 각종 정보들을 명료하게 조직화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컴퓨터와 인터넷이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전혀 새로운 것들을 가능케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컴퓨터로는 행할 수 없는 것들도 많습니다. 제 고객 중에는 유럽에서 최초로 컴퓨터를 사용한 회사가 있습니다.

 

이들은 신뢰성이라는 기준에 의해 공급업자를 선정했습니다. 위기에 처했을 때는 생존 여부가 무엇보다도 공급업자의 의사결정에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눈 앞의 이윤에만 급급한 공급업자와 관계를 중시하는 공급업자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게 마련이지요. 이러한 이치는 과거이건 지금이건 변하지 않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컴퓨터가 우리의 판단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점도 강조될 필요가 있습니다.

 


■ 경영 컨설팅·대공황·연방준비제도에 대해


 

질문) 경영학의 큰 스승들이 컨설팅을 병행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대답) 50년전, 하바드 대학으로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결국 거절했습니다. 당시 학장이 일주일에 하루 이상의 외부 컨설팅을 금지했던 것도 한 가지 이유였습니다. 그는 교수들이 보다 많은 시간을 학교 업무에 바쳐야 한다고 믿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경영학이 무엇보다도 실천적 학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경영학자에게는 연습과 실험이 필요하다고 믿었습니다.

 

나는 컨설팅 활동을 일종의 실험실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2차대전 이전까지만 해도 경영대학원이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상업학교만이 있었지요. 지금은 6백여개가 넘지요.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습니다. 그 결과 실무 경험을 갖춘 교수는 찾아 보기 힘든 실정이지요. 이제는 폭발적인 성장체가 주춤해지고 있습니다. 의과대학에서 임상경험을 갖는 것처럼 경영대학원에서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때가 됐습니다. 만약 경영대학원에서 이를 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대학을 벗어나 컨설턴트로서의 실무경험을 획득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질문) 그러한 실무경험의 결여로 인해 경영학이 어떠한 손실을 입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대답) 최근까지도 경영학상의 주요한 이노베이션은 모두 학계가 아닌 현장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의학의 경우에도 1890년대까지는 병원을 중심으로 이노베이션이 있었습니다. 학계에서는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와 필 코틀러(Phil Kotler) 정도가 비중있는 성과를 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1954년 출간된 {경영학의 실제}(The Practice of Management)는 "경영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최초로 던진 책이었습니다. 그때까지는 어느 누구도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았던 것이지요. 모두들 경영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내가 이 질문을 던졌던 것은 고객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던 경험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금융계에서는 아직도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는 70년전 런던에서 증권분석사로 일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계의 어떠한 사람들도 사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들은 기업이 돈을 만든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만드는 것은 돈이 아니라 물건입니다. 금융업에 있는 사람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돈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물건입니다. 물건이 좋으면 돈은 따라 나오는 것입니다.

 

다시 질문을 던지겠습니다. 그렇다면, 경영이란 무엇일까요? 경영의 유일한 기능은 고객의 가치를 창조하고 이를 혁신하는 것입니다. 이는 다름 아닌 슘페터의 생각이기도 합니다.


 

 

질문) 선생님께서는 요지프 슘페터와 존 메이나드 케인즈로부터도 배웠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만


 

대답) 아마도 내가 살아 있는 사람들 중에는 케인즈와 슘페터의 유일한 학생일 듯 싶습니다. 1929년 나는 프랑크푸르트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때 나는 월가 기업의 유럽본부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부하직원은 대학교육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던 사람을 직장 상사로 둔 덕택에, 나는 본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슘페터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몇 년 후 나는 런던의 한 상업은행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하게 됐습니다. 그때도 직장상사의 강권으로 케인즈의 세미나 모임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내가 배웠던 것은 나는 경제학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상품에 흥미를 갖는 것이 경제학자라면,

 

 나는 사람들에 흥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사람들이 조직이나 전체경제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대답) 물론입니다. 미국의 대공황은 대표적인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전형적인 人災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이 붕괴하기 시작할 당시 미국은 얕은 불황에서 회복 중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은행의 연쇄도산이 발생했지요. 후버 대통령이 임명했던 유진 메이어(Eugene Meyer) 연준리 의장은 선친의 친구였습니다. 얼마 전 타개한 워싱턴 포스트지의 사주 캐서린 그레이엄(Katharine Graham)의 아버지로서, 내가 워싱턴에서 외롭게 있었던 2차대전 당시 가끔씩 저녁을 함께 하곤 했었던 분입니다. 그가 해 줬던 얘기가 있습니다. 

 

그는 은행의 연쇄도산을 막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봅니다. 돈을 찍어서 사람들에게 주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사람들은 이 돈을 가지고 무엇을 하겠습니까? 며칠 밤 동안은 침대 밑에 둘 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곧 이를 다시 은행에 예금할 것입니다.

메이어는 이 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1932년 대선 직후 후버에게 갔습니다. 그때 후버는 자신이 곧 대통령직을 넘길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필요한 행동은 대통령 당선자와 상의하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메이어는 루스벨트에게 갔습니다. 그러나 루스벨트는 이 문제가 후버의 몫이라면서 회피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메이어에게, 돈을 찍어내는 정책을 혼자 힘으로도 밀고 나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물었습니다. 1932년 당시에는 대통령의 승인 없이 어떠한 일도 할 수 없었다는게 그의 대답이었습니다. 

 

 

만약 그가 은행들에게 돈을 빌려줌으로써 은행의 연쇄도산을 막았다면, 은행폐쇄 및 대공황도 없었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 어려운 네 달 동안 후버와 루스벨트는 한 번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증오했던 것이죠. 메이어는 대통령의 승인 없이 그 어느 것도 행할 수 없다고 얘기했지만, 그것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질문) 이 예화를 통해 선생님이 주려는 가르침은 무엇인가요?

 

 

대답) "왕자가 두 번 부를 때까지는 응하지 말 것"이라는 12세기 독일의 속담이 있습니다. 그래야만 소신껏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실패로 끝날 위험은 감수해야 합니다. 메이어는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질문) 오늘날 연방준비제도의 능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답) 1920년대와 30년대의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에 비견되는 사람이 바로 몬테규 노만 (Montagu Norman)이라는 당시 영란은행 총재였습니다. 그는 당시 오늘날 그린스펀이 누리는 정도의 명성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공황이 발생하면서 명성도 날아갔습니다. 그린스펀의 앞날도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준리 의장이 권력을 갖고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박약한 것입니다. 이 사람은 오로지 금리에 대해서만 권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기업가들이 은행 차입에 의존하지 않는 한 금리에 대한 통제능력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는 주식시장에만 중요성을 갖습니다.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경제전체로 보자면, 가령 금리가 18%까지 상승하거나 2%로 하락하지 않고 단순히 0.5% 정도 변동하는 것은 큰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연준이 금리에 대해 통제능력을 갖는 것 또한 사람들이 그린스펀을 신뢰할 때에만 가능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그린스펀의 말을 신뢰하지 않기 시작하는 순간 그린스펀의 행사하던 마법도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질문) 선생님께서 존경하는 경영학자가 있습니까?

 


대답) 나는 경영학과는 무관한 사상가들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우고는 합니다. 리더십에 대한 최상의 배움은 소크라테스의 절친한 친구였던 크세노폰의 책으로부터 얻었습니다. 나는 경영학 책은 거의 읽지 않습니다. 시간이 난다면, 세익스피어입니다.

 


질문) 선생님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기를 원하십니까?


 

대답) 무엇인가를 성취하려는 이들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준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1.02.05 (21:21:17)

대답) 물론입니다. 미국의 대공황은 대표적인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전형적인 人災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이 붕괴하기 시작할 당시 미국은 얕은 불황에서 회복 중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은행의 연쇄도산이 발생했지요. 후버 대통령이 임명했던 유진 메이어(Eugene Meyer) 연준리 의장은 선친의 친구였습니다. 얼마 전 타개한 워싱턴 포스트지의 사주 캐서린 그레이엄(Katharine Graham)의 아버지로서, 내가 워싱턴에서 외롭게 있었던 2차대전 당시 가끔씩 저녁을 함께 하곤 했었던 분입니다. 그가 해 줬던 얘기가 있습니다. 

 

그는 은행의 연쇄도산을 막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봅니다. 돈을 찍어서 사람들에게 주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사람들은 이 돈을 가지고 무엇을 하겠습니까? 며칠 밤 동안은 침대 밑에 둘 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곧 이를 다시 은행에 예금할 것입니다.

 

메이어는 이 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1932년 대선 직후 후버에게 갔습니다. 그때 후버는 자신이 곧 대통령직을 넘길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필요한 행동은 대통령 당선자와 상의하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메이어는 루스벨트에게 갔습니다. 그러나 루스벨트는 이 문제가 후버의 몫이라면서 회피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메이어에게, 돈을 찍어내는 정책을 혼자 힘으로도 밀고 나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물었습니다. 1932년 당시에는 대통령의 승인 없이 어떠한 일도 할 수 없었다는게 그의 대답이었습니다. 

 

 

만약 그가 은행들에게 돈을 빌려줌으로써 은행의 연쇄도산을 막았다면, 은행폐쇄 및 대공황도 없었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 어려운 네 달 동안 후버와 루스벨트는 한 번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증오했던 것이죠. 메이어는 대통령의 승인 없이 그 어느 것도 행할 수 없다고 얘기했지만, 그것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1.02.06 (06:14:39)

밑에 아제님의 글 전일성과 뭔가 통하는 글인것 같네요.

글쓰는 방식, 혹은 말하는 방식, 전달하는 방식은 달라도 거의 같은 내용이라고 생각되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어떤 사람들 글이나 말하는 것. 인터뷰를 보면....

저 사람들이 언제 구조론을 공부했나....

아니 구조론을 몰라도 ...저들은 구조적 사고를 하고 있구나를 느낄때가 많소...

그 당사자들이 혹시라도 부정을 할지라도 나는 그것을 느낄 때가 종종 있소.

그런데 그들은 대체로 얼굴이 두껍지 않아서 시대와 역사앞에서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아는 사람들이었소.

 

 

[레벨:3]스타더스트

2011.02.06 (23:32:20)

"돈을 찍어서 사람들에게 주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다들 알고는 있었지만 태환화폐제도에 있었기에 그냥 디플레이션 공황을 맞이한거고, 그래도 더 책임질 놈이 더 책임진다는 명분은 건졌으니 아주 악질은 아니었고.. 그런데 그 후, 70년 초반 미국이 금보유량과는 상관없이 돈을 찍어내는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하고 난 이후 현재 세계는 드러거 할아버지 말이 숨겨놓은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될지도 모르는 조마조마한 시간 속에 있는 게 사실이고.. 지난 40여년의 마술쇼가 계속 이어질 것인가? 아니면 문닫고 새로운 마술을 고안해 내기 위한 험난한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곧 나타날 걸로..


적어도, 정부가 중앙은행을 통한 마구잡이 돈찍어내기가 나, 당신, 그리고 그들에게 어떤 것인지를 잠시 멈춰 생각해 봐야 할 기회...


신의 것은 아닌 듯..지금의 시스템은..



프로필 이미지 [레벨:6]지여

2011.02.07 (10:14:43)

경제란 정치와 심리 사이에 꽉 끼어 있어 분리될 수 없는 그 무엇... 이라고 나는 정의하는데

금을 준비한 만큼 돈을 찍는다는 태환화폐제도 자체도 사실은 엄밀하게 보면  교과서에서 외운 그 화폐제도는 아니고 (동렬님 컬럼 복지에 대한 최근 글 참조...)

인류역사에서 화폐(돈)의 역할은 금 뿐만이 아니라 ...조개껍질, 담배, 차와 커피, 심지어 마약까지 ... 했던 건 사실이고

한반도에서도  비단.. 쌀 등...

케인즈의  화폐이론(금본위 아닌 관리통화) 자체는 본질이라고 봐야 할 듯

지금의 화폐 시스템이 그르다... 옳다 고 접근하기 보다는  ... 정치  와  심리 를 정신차리고 지켜봐 야 할 듯 ........합니다만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11.02.07 (00:58:53)

이자율, 타이밍, 삶의 양식, 돈, 가치, 문화.

 

주도권.

 

묵상.

프로필 이미지 [레벨:10]mrchang

2011.02.07 (09:47:53)

"돈을 찍어서 사람들에게 주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이 대목은 얼떨떨 하구만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6]지여

2011.02.07 (10:27:00)

한반도가 남북한 분단으로  죽고 죽이는 아픔 속에 언어가 뒤틀려 버렷오

언어 본연으로 가면... 슘페터 케인즈  드러커까지... 모두 진보세력이오  특히 케인즈는 보수우파는 커녕 거의 모택동 레닌 수준급으로 분류되어야 하는데(케인즈 이후 메카시 열풍의 배경은 사실 케인즈에 대한 반케인즈 역풍으로 보아도 무방)....  한반도의 정치논리가  미국은 보수 우파  소련 중국 북한은 좌파 이따위 초딩보다 못한 이분법으로 가르치고 외우고.... 머리가 다들 골통 되 버린 것....  미국의 정치를  극우보수독재(러시아 혁명식)로 부터 구출한 건... 케인즈의 좌파(?) 이론과 루즈벨트의 퍼주기 복지실천이었오.    중국이나 소련보다 더 교묘하고 강한 사회주의가 사실 루즈벨트시절 미국이었오

 

[레벨:3]스타더스트

2011.02.07 (12:35:50)

돈을 찍어낸 다음 그 메카니즘이 가져오는 결과들을 알고서도 저리 간단하게 말을 하는 것처럼 들린다면 저는 어떨떨이 아니라 살이 떨리겠는데요, 님은 아니 그러신가보네요. 개인의 포지션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아주 무서워하는 사람입니다. (실물에 기초한)빚이라도 많음 좋겠어요. 인플레이션 헷징이라도 해서 손해 안보게..스태그플레이션도 있으니 누구의 바람대로 가는 지는 뭐 아직 모르겠네요. 어쨌든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이 손해 안보는 세상이 더 나아보이네요.


좌파냐 우파냐 혹은 실은 좌파였냐 우파였냐?가 무슨 문제겠어요. 이분법을 비판하는 건 본질을 못보기 때문 아니겠어요? 그럼 본질을 봐야겠죠. 신의 것엔 옳고 그름이 없지만 인간의 것엔 있는 것도 본질.

있는 걸 없다고 할 수도 없고..신이 인간을 그렇게 설계했으니 그렇게 보기도 해야지요..


학자든 뭐든 그래도 최대한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선 원전을 꼭 봐야겠더군요. 중간단계를 많이 거치면 거칠수록 원래의 지점에서 벗어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참고로 저는 케인즈의 <고용, 이자 및 화폐이론>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를 알 수 있는 다른 저서들도..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11.02.07 (12:46:01)

요즘  신용을 최대한 끌어써야하는거 아닌가라는 의문에 쌓여있소. 

 

하이퍼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정수준 이상의 인플레가 진행될듯하여 심히 두렵소.

 

경매시장이라도 다녀야하는거 아닌가???   

 

 

[레벨:3]스타더스트

2011.02.07 (12:53:54)

현재 신용을 쓰는 건 아니라는 생각..

은행이 돈을 잘 안 빌려주는 시기가 오래 지속되면 신용을 쓰시고..

아직 은행이 돈을 빌리라고 유혹하는 시기로 보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6]지여

2011.02.07 (13:02:11)

물가가 폭등해서 일반서민이 고통을 받아도 된다  라고  오해할 수 있다면 .... 댓글 내용 그런 의도 뜻은 없었읍니다. 

시차 문제이겠지요.    

 가뭄때                        비가...  선물로 느껴지겠지만 ... 

 장마철 게속된 폭우는  징벌로 느껴질 수 있겠지요

 

대한민국의 현실 ... 명박의 물가정책 을  언급한 건 아니고 

1930 년 당시  미국....  그리고   화폐 의 본질..... 복지... 좌우익 개념을 업급하다 보니  오해 소지 있겠군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담 기회에  ....   

 

[레벨:3]스타더스트

2011.02.07 (13:13:20)

아시겠지만 화폐공급의 적정량이 문제겠네요. 생산성 증가로 인한 성장시스템에서 태환제도를 버린 건 잘한 일이고 케인즈이 바람처럼 되었죠.인류의 구원이었죠. 그런데 그 다음 문제..GDP는 3배늘었는데 총화폐공급량은 10배 늘었다면? 그 안에 다양한 현상들이 있는  거겠죠. 그 중엔 정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고..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있습니다. 결국 정치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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