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이 아즈텍·잉카문명 세웠다]
우리 민족이 기원전 베링해를 건너 중남미의 아즈텍문명과 잉카문명을 건설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배재대 손성태(孫成泰·43) 스페인어·중남미학과 교수는 21일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에서 열린 국어학회 겨울학술대회에서 ‘중남미 고대어에 나타난 우리말 흔적―아즈텍 문명과 잉카 문명은 우리 조상의 것이었다’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손 교수는 그 증거로 문장구조, 조사, 개별단어 등 여러 측면에서 나와틀(Nahuatl)어와 케추아(Quechua)어에 우리말의 흔적이 매우 많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나와틀어는 아즈텍문명을 건설한 부족의 언어로 지금도 멕시코 등 중미지역에서 약 20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케추아어는 잉카제국을 건설한 부족의 언어로 남미에서 약 700만명이 사용 중이라고 손 교수는 설명했다.
논문에 따르면, 문장구조의 경우 ‘주어+목적어+동사’로 어순이 일치하며 주어의 생략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이, 의, 을/를, 에서, 와/과, 로, 로부터, 끼리’ 등의 조사를 사용하며 그 종류와 쓰임새도 우리말과 일치하고 있다. 우리말이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도 여럿 있다. ‘나와틀’이라는 말 자체가 나와(나)+틀(복수형어미 ‘들’) 즉, ‘우리’가 지금도 남아있는 예라는 것이다. 아즈텍(Aztec) 역시 스페인어 발음으로는 ‘아스떽’이며, 이는 곧 ‘아사달’이라고 했다. 날(nal), 오다(wala), 가다(ga), 여기(ye), 누구나(noo’yuna), 어제(izi’i) 등도 우리말과 일치한다.
손 교수는 특히 지금까지 그 뜻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아리랑에서 ‘아라리가’의 뜻도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alariga’(아라리가)란 말이 나와틀어에서는 ‘이렇게해서(영어의 thus)’의 뜻이라는 것. 그는 “따라서 ‘아라리가 났네’는 ‘그렇게해서 이겼네’의 뜻이며, 아리랑은 친선경기나 전쟁에서 이겼을 때 부르는 승리가 또는 승전가”라고 주장했다.
손 교수는 “직접적인 관련 없이 이처럼 공통점이 많기란 불가능하다”며 “세계 문화사를 다시 써야 할 정도로 깜짝 놀랄만한 큰 발견”이라고 주장했다.
손 교수는 “인류가 베링해협을 건너 미주 대륙으로 이동했을 것이라는 가설이 상당한 설득력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구체적인 증거가 없었다”며 “언어적 관점에서 그 증거를 찾아낸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5월 이를 미국의 세계언어인류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며 앞으로 연구팀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연구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전=임도혁 기자 dh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