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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6]id: 15門15門
read 3092 vote 0 2012.12.20 (19:51:18)

대선 끝나고 나니 왠지 이 노래가 떠오르더군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큰 것은 사실이지만


결과에 대해 더이상 왈가왈부하고 싶진 않습니다.


다만 여당 지지자들중 마치 진 바둑을 훈수두듯


이랬으면 저랬으면 하고 지적하는 주위분들이


있어서 자못 속이 상했습니다.


너무 따지고 덤빈다, 점진적으로 개혁을 해나가야지,


네 말이 옳지만 그건 이상이고 이건 현실이다.


많이 안다고 해서 다가 아니다라는 말등을 끝맺으며


위로라고 하는 말


언젠가는 되겠지.


과연 모든 사람들을 포용하기 위해 타협을 해야 할까요?


우리의 생각이 그다지도 이상적인 생각이었을까요?


저는 간단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어차피 정치가 연극이라면 


국민은 관객일 뿐이다.


물론 그들이 없다면 연극은 존재할 수 없겠죠.


하지만 그들이 연극에 참여하는 것은 표를 사는 관객 


딱 거기까지 입니다.


연극을 만드는 것은 연극배우와 투자자들 그리고 극본가와 무대스텝들 입니다


즉 정치인들과 그들에 관계된 이익집단들, 그리고 깨어있고 참여하려는 국민일 것입니다.


이 비유를 말하면 대다수 사람들은 깨어있고 참여하려는 국민이라는 뉘앙스에


반발하더군요. 그럼 난 덜떨어진 국민이냐, 잘난 것들만 정치할 수 있는 거냐, 그러니까


토론 못해도 박근혜를 지지하는 거다 이런 식이죠.


전 그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과연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남아 공연이 끝난 무대를


본 적이 있는지.


완성된 무대가 아닌 허술한 무대뒤의 불편한 현실과 마주할 자신이 되어 있는지.


그게 아니라면 당신은 관객일 뿐이라고 저는 말합니다.


관객들은 연극을 보며 잠들 수 있어도 우리들은 절대로 잠들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관객들이 연극을 보며 이렇게 했으면 저렇게 했으면 하고 훈수를 늘어놓더라도


우리가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극을 만드는 것은 우리이고 연극이 끝난 그 어둠 속에 커튼콜을 상상하며 미소짓는 것이


우리이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우리의 진정성이 세상에는 아니꼽게만 비춰지는지 흥행 안되는 연극무대를 지키는 것


만큼이나 괴롭습니다. 


전 오늘 그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관객이 되어서 배우가 된 관객들이 만드는 연극을 지켜보겠다고.


하지만 난 절대 당신들처럼 연극이 끝난 뒤에도 떠나지 않을 겁니다.


그 어둠까지 그 고독까지 지켜보며 당신들의 진실과 마주할 것입니다.


그것은 당신들의 연극은 끝이 났지만 우리의 연극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아제

2012.12.20 (20:00:45)

울컥 했소.

연극은 끝나지 않았소.

 

그리고 우리는 단순한 관람자가 아니라.

관람자이면서 동시에 관계자요.

 

다음 극도 준비하는 자이오.

힘 내시길~

프로필 이미지 [레벨:15]pinkwalking

2012.12.21 (02:58:00)

우리는 감독, 주연, 조연, 행인1, 아니 나무 역할도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아... 앞으로 우리가 할 연극이 너무 설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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