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read 4667 vote 0 2003.10.26 (17:18:29)

카페게시판의 유지 크리슈나무르티에 관한 글입니다. -----------------------------------------------

이른바 한소식을 들었다는 사람들에 대해서, 백화제방 백가쟁명 식으로 관대한 태도를 취하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한 때는 저도 생각했더랬는데 그 부작용이 상상이상으로 심각하더라는 것이 그간의 일로 제가 겪은 경험입니다.

그 장점만을 취하고 그 단점에 대해서는 무시하면 되지 싶은데, 그게 그렇게는 잘 안되는 것이 그 사람들이 꼭 문제를 일으키더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진짜와 가짜는 분명하게 구분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 그간의 경험으로 얻은 제 결론입니다.  

◎ 제가 올린 글 중 이부분은 그가 "그 일"을 격기 전에 거쳤던 인간적인 고뇌와 방황의 과정을 묘사한 말입니다....

그 일어났다는 “일”이라는 것이 이 사람의 밥그릇이고 연장이겠지요. 하여간 저는 연장 가지고 설치는 사람은 일단 가짜로 판정합니다. 하여간 '언제, 어디서, 어떻게 깨달았다'고 시공간과 장소를 특정하는 사람은 모두 가짜입니다. 깨달음이 어떻게든 ‘특정’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라고 주장하면 일단 가짜입니다.

◎ 이 머리의 선동 없이 섹스는 불가능합니다. "그냥 보는 것보다 저 여자의 손을 잡는 것이 더 즐거울 거야. 손잡는 것보다 키스하는 게 더 즐거울 거야. 키스하는 것보다 포옹을 하는 게.." 계속되죠. 자연스러운 상태에서는 머리의 선동이 없습니다. 선동 없이 섹스는 불가능합니다.

이건 아주 유치한 이야기입니다. 일일이 반박을 해줄 가치 조차 없을 정도로.. 하여간 14살 때는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17살이 넘었는데도 이런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 더 들어볼 이야기는 없는 거죠.

네가 내고 내가 네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이런 이야기는 결코 나올 수 없는 거죠. 섹스는 결국 ‘누군가’와 섹스를 하는 거지요. 여기서 ‘누군가’에 방점을 찍으세요. 더 이야기 할 필요도 없습니다.

◎ 금욕과 절제는 욕망과의 투쟁을 의미합니다... 그는 그러한 갈등과 투쟁으로 인한 에너지의 소모를 겪지 않고 살아갈 방법은 없는지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사기 수법입니다. 사기꾼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기꾼의 언어로 사기꾼의 방법으로 말하면 그 사람이 사기꾼이에요.

◎ 깨달음이 일어나면 육체는 화학작용을 일으킨다는 다소 위험한 얘기도 거칠것이 없이 다 얘기합니다...

중증이군요. 깨달음은 물리현상이 아닙니다.

◎ 또한 그의 행동에 있어서도 그는 일체의 교단을 조직하지 않고 여기저기를 소리없이 떠돌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책의 저작권마저도 주장하지 않죠....

이건 더 심각한 사기입니다. 자기 책의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마 다른 사람의 저작권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이겠지요. 하여간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사기꾼입니다.

하긴 그의 글이 일정부분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지요. 그러므로 극장에서 영화를 보듯이, 혹은 독자가 소설을 읽듯이 편안하게 그 사람의 책을 읽는다면 좋습니다.

중요한건 알고 속는가 모르고 속는가입니다. 영화관객은 알고 속는 거지요. 소설을 읽는 독자들도 알고 속는 것이구요. 마술을 관람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괜찮아요.

근데 SBS에서 제임스 랜디의 ‘도전 백만달러를 찾아라’에서 깨진 자칭 초능력자들은 명백히 사기를 쳤지요. 이건 명백히 사기이고 일종의 범죄입니다. 이건 용납해서 안됩니다.

제 부탁은 속더라도 알고 속으라는 말입니다. 거짓말이 뻔하지만 그것도 재주라면 재주고 캐릭터라면 캐릭터지요. 나름대로 미학이 있고 일관성이 있겠지요. 사회에 기여하는 바도 있을 수 있구요. 근데 총체적으로 사기라는 본질은 속일 수 없습니다. 알고 속는건 괜찮지만 모르고 속으면 안돼지요.

진리는 보편성은 학문이 개인작업이 아니라 인류의 공동작업이라는 의미입니다. 깨달음도 마찬가지에요. 인류의 공동작업에서 벗어나면 100프로 사기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 최종적으로 책임이 귀속되는가입니다.

기성종교들의 경우 목사나 스님이 거짓말을 한다면 그때의 책임은 교단 전체가 나누어 지는 것이지 그 스님이나 목사 개인에게 책임이 돌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예의 랜디에게 깨진 초능력 사기꾼들의 경우 교단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공동책임이 아니라 개인책임이지요. 이 경우는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어야 합니다.

신흥종교를 창설한 사이비교주들은 불만을 터뜨립니다. 기성교단의 목사들은 내놓고 사기를 치는데 ‘왜 나만 갖구 그래’ 하구요. 이건 온당치 않은 겁니다. 기성교단은 책임주체가 분명하지만 -특히 자산관리의 면에서- 신흥종교는 애매하거든요. 그래서 엄격하게 제재를 가해야만 합니다.

예컨대 대선후보로 출마하여 70억을 해먹은 '불심으로 대동단결' 김길수의 경우 불교계 전체에 피해가 돌아갑니다. 즉 사법의 잣대로 들이대기 전에 불교계 전체가 스스로 김길수를 제재했어야 했다는 말입니다.

어쨌든 김길수 때문에 불교계 전체가 피해를 입었으니까 유사사건이 재발한다면 불교계가 책임지고 대응하겠지요. 이런 일을 방치하면 불교만 피해를 입는거구요.

그러므로 기성교단의 경우 어느 정도 자정이 됩니다. 그러므로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여 관대해질 필요가 있어요. 물론 그렇다 해서 일부 개신교 목사들의 일탈행동이 용서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기성교단은 그래도 어떻게든 큰 탈 없이 돌아갑니다.

그러나 예의 초능력자들의 경우 책임주체가 개인이기 때문에 명백히 사기죄를 적용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유지'의 경우는 어떨까요? 인도에서 구루들의 존재는 우리나라 목사, 스님들과 같아서 자정능력이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외국으로 수출될 경우에는? 이건 좀 피곤한 경우입니다. 라즈니쉬의 경우라면 명백히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물론 라즈니쉬는 항변하겠죠. “인도에서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니깐?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라!”

그러나 인도에서 잘 돌아가는 것이 미국에서도 돌아가는 것은 절대로 아니지요. 문제가 됩니다. 한국에서 구루(?)들의 행각은 상당히 위험한 것이며 저는 그 폐해를 상당히 목도한 입장입니다.

결론적으로

- '유지'는 가짜다.
- 알고 속아주는 것은 괜찮다.
- '유지'의 장점만 취하는 것도 괜찮다.
- 인도에서라면 유지의 활동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며 이는 우리나라에서 목사나 스님의 활동이 무해한 것과 같다.
- 한국에서 유지의 행동을 종교 이상의 것으로 받아들이면 명백히 문제가 된다.

어쨌든 이 게시판에서 불교나 기독교를 선교하는 일이 허용될 수는 없겠지요. 다르지 않습니다. 유지의 글을 '소설' 이상으로 대접한다면 명백히 문제가 됩니다. 아 물론 '잘 쓴 소설'의 관점에서 토론함은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추가된 내용..

우리 삶에서의 섹스는 필요 이상으로 큰 위치를 가지고 있어요... 이건 우리의 머릿속이 그만큼 정리가 되어있지 않아서 그런거구요...

========================================================================= 틀린 말일입니다. 섹스는 어떤 경우에도 인간관계의 연장일 뿐이며, 섹스의 문제는 어떤 경우에도 인간관계의 문제이며, 섹스의 문제는 인간관계에서의 마찰이 파편화되어 우회적으로 돌출되는 경우에 불과합니다. 그러므로 섹스로 말을 꺼낸다면 벌써 정직하지 않은 것입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30 매트릭스의 곁가지들 2003-11-12 3951
229 매트릭스의 구조론 2003-11-09 4138
228 매트릭스 보는 방법 2003-11-06 6174
227 섹스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2003-10-27 5508
226 깨달음에 대한 이해와 오해 2003-10-26 4511
» 가짜를 구분하는 이유는? 2003-10-26 4667
224 백기완은 적어도 가짜는 아닙니다. 2003-10-23 6095
223 진짜와 가짜 2003-10-22 5572
222 천벌을 면하려는 얄팍한 수작 2003-10-16 5577
221 어느 시간관리 전문가 image 2003-10-13 5367
220 화엄의 의미 2003-10-05 5647
219 천부경이 가짜인 이유? 2003-10-05 6135
218 쇼핑몰에서 72분 버티기 2003-09-23 4864
217 메시지와 암호 2003-09-22 5309
216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2003-09-05 5580
215 어떤 이야기 2003-09-03 4940
214 로타리엔진과 실린더 엔진의 차이 2003-08-19 10653
213 구조와 시스템 image 2003-08-16 4435
212 원근법 유감 2003-08-13 4871
211 단계적으로 가지를 쳐나가는 방법 image 2003-08-13 5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