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철학자 러셀이 이런 말을 했다는군요.

『사람은 누군가를 좋아할 때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속에서 자기 마음대로 만든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다.』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자기 속에서 자기 마음대로 만든 그 사람이 바로 그 누군가입니다.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곧 한 사람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 사람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 창조되는 것입니다.

레고블럭은 형태가 없습니다. 그 사람도 형태가 없습니다. 레고블럭처럼 그 순간에 만들어지고 그 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입니다.

만인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 있습니다. 만개의 그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랑의 숫자만큼 그 사람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라집니다.

나는 너, 너는 나,

나는 형태가 없습니다. 너는 형태가 없습니다. 내가 네 이름을 불러줄 때 그 순간 너는 탄생합니다. 네가 내 이름을 불러줄 때 그 순간 나는 탄생합니다. 네가 눈을 감을 때 나는 사라집니다. 내가 눈을 감을 때 너는 사라집니다.

그러므로 그것을 정당화하려 들지 마세요. 그러므로 그것을 합리화하려 들지 마세요. 그러므로 그것을 설명하려 들지 마세요. 아이는 레고블럭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그림을 창조합니다. 아이는 아무것도 정당화하지 않습니다. 실존은 본질에 앞서는 것입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171 우리에게 21세기는 무엇일까요? 2004-07-13 4907
170 속물이야기 한번 더 2004-08-06 4901
169 영성을 깨닫기 김동렬 2006-10-19 4897
168 1, 동양정신의 대안은 무엇인가? 2003-02-14 4886
167 관계망의 세계관을 깨달음 김동렬 2006-10-31 4882
166 깨달음의 소식은 전파되어야 한다 2003-12-09 4880
165 한겨레 헛소리-가난을 미화하는 발언은 부자의 전략? 2002-09-10 4877
164 어떤 이야기 2003-09-03 4875
163 소통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2004-02-15 4862
162 깨달음에 이르는 바른 길과 삿된 길 2003-07-14 4862
161 왜 인간은 사랑하는가? 2002-09-10 4861
160 빌다와 빌리다의 차이 2002-09-10 4839
159 언어를 깨달음 김동렬 2006-10-27 4834
158 인터넷의 쌍방향성과 문화권력 2004-03-25 4812
157 나에게는 꿈이 있다 2003-06-17 4810
156 이상과 현실의 간극 2004-08-18 4792
155 김용옥을 넘어서 2003-12-09 4789
154 쇼핑몰에서 72분 버티기 2003-09-23 4786
153 원근법 유감 2003-08-13 4786
152 삶이 고픈 나그네 2003-06-06 47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