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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뉴스페이스의 칼럼을 읽다가 감동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감동이 결국 저를 이 곳까지 안내해주었습니다.
제 눈은 번쩍 뜨이고, 제 귀는 뻥 뚫리고, 제 머리는 멍해졌습니다.
저는 첫 대학에서 생물학도였습니다.
당시 에티오피아의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주먹만한 쌀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결정한 진로였습니다.
그런데 공부가 생각만큼 재미있진 않았습니다.
굶어 죽는 문제는 생산의 문제가 아니라 분배의 문제라는 핑계를 알고나니 재미 없던 공부는 더더욱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진로 고민을 다시하고, 생물학을 중도에 그만두고 한의사의 길을 택하였습니다.
한의학도로서의 공부또한 재미있진 않았습니다.
공부가 아닌 직업을 선택한 것 뿐이었습니다.
지금 나이 41에 임상 10년차 한의사이긴 하나..
산다는게 뭐지? 내가 누구지? 내가 보는 사물들은 정말 실재하는 것인가?
고통이란건 뭘까? 고통의 원인은 뭐지? 내가 지금 치료를 하고 있는 건가?
가격은 뭐지? 가격은 어떻게 정하는 거지? 경제가 뭘까? 경영은?
이런 생각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구조론의 관점으로 제 마음을 들여다 보고, 세계를 바라보고 싶은 바램입니다.
많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구조론은 한 마디로 밸런스입니다.
한의학의 약, 뜸, 침 등은 기존의 양의학과 교통할 수 있는 부분으로
한의학만의 고유성은 약합니다.
철학적 토대가 없다는 말이지요.
철학으로 병을 치료한다는 개념 자체가 넌센스이지만
한의학의 밸런스 개념 자체는 유효합니다.
그런데 기는 없습니다.
기의 밸런스가 아니라
체온의 밸런스, 호르몬의 밸런스, 체중의 밸런스(섭생 비타민 등 기타포함)
여기에 수술(물리적 밸런스)과 유전자(선천적 밸런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약도 넓은 의미에서 수술에 해당합니다.
단지 의사의 메스가 침투하지 못하는 곳을 약으로 침투하는 거.
물리적인 밸런스를 바로잡는게 수술이고 약도 그 일환이라는 거지요.
유전자 문제는 줄기세포 등의 연구가 해당되겠고
미래는 모든 치료가 거의 유전자 조작에 의지하지 않을까 짐작합니다.
현대 한의학이 옛날의 음양개념 기개념을 계속 가져가려면
체중조절, 근육조절, 신경조절, 섭생조절, 비타민 조절 등 일체의 물리적 신체조절이 첫번째가 되고
두번째 호르몬 조절은 침이나 뜸이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짐작합니다.
미래의학은 거의 유전자 아니면 호르몬 조절로 방향을 잡지 않을까 추측.
마지막으로 체온의 조절
체온조절기능은 우리가 몸으로 느끼는 것과 실제가 다르기 때문에
예컨대 사우나를 하면 체온이 일시적으로 올라가지만 장기적으로 내려가는 수가 있습니다.
완전히 반대로 착각하는 수가 있는데
체온조절이 미래의 건강관리에서 가장 핵심이 된다고 봅니다.
이런 면에서 한의학이 새로운 진로를 열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과거의 패러다임인
기나 음양 따위는 버려야 합니다.
일체의 밸런스 조절이 있을 뿐이며
그것은 유전자 조절, 물리적 조절, 신체조절, 호르몬조절, 체온조절이 아닐까 합니다.
이상 구조론적 관점에서 의학에 대한 시선입니다.
바로 이런 답변을 주심에 정말 두번째 감동이 밀려옵니다.
저는 한의사이지만 기와 음양오행을 버린 한의사입니다.
아마도 그래서 선생님과 마주할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의학 순환구조론> 이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책이름도 동일합니다.
한의학을 기와 음양오행이 아닌, 물질과 구조의 문제로 분석하는 이론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구조는 해부학적인 구조를 말합니다.
선생님의 밸런스 관점을 순환구조론에서는 압력의 균형으로 이야기합니다.
순환구조론에 따르면 한의학적인 치료란 한 곳에 모인 압력을 상황에 따라 그때 그때 적절한 부위로 흩어주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은 서양에서 2천년이상 지속되어왔던 갈렌의학에서도 사혈과 설사법으로 발견됩니다.
한의학은 땀내기, 토하기, 대변으로 배설하기, 소변으로 배설하기 방법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미천한 지식이지만, 저는 유전자치료는 시도는 될 것이나 끝까지 성공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의료가 하이테크놀로지로 가는 한 의료비 상승은 막을 방도가 없으며,
인간의 유전자로 실험하는 시도 자체가 복제 인간의 문제와 같이 윤리적으로 허용되어선 안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의료의 정책은 로우테크놀로지의 의료가 할 수 있는 분야를 확대하고 강화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뭏튼, 이제야 공부가 재미있어질 것같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오프라인 모임이 있으면 안내 부탁드립니다. 필참해서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반가이 맞아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