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68 vote 0 2024.04.16 (15:51:30)

    동력


    우주의 근본 모순이 있다. 그것은 부정의 법칙이다. 마이너스의 원리다. 우주는 나빠지면서 동력을 생산한다. 밸런스의 복원력이다. 세상은 변화하며 모든 변화는 나빠지지만 우리는 이를 역이용할 수 있다. 나빠지는 만큼 좋아지는 타이밍에 편승해야 한다.


    인간은 죽는다. 이는 나빠지는 것이다. 생명은 탄생한다. 이는 좋아지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나빠지면서 부분적으로 좋아진다. 산기슭에 자라는 야생화는 활엽수에 잎이 자라기 전에 일제히 피어난다. 타이밍이 늦어서 잎이 그늘을 만들면 꽃을 피울 수 없다.


    우주의 원리는 나빠지는 것이다. 엔트로피 증대 원리로 설명된다. 좋아지고 나빠진다는 말은 중립적 표현이 아니다. 자연에 좋고 나쁜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한 방향으로 간다는 것이다. 예측할 수 있고 대응할 수 있다. 이길 수 있고 확신할 수 있다.


    운명


    나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 대신 운명을 믿는다.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꾸며야 한다. 그 속에 거짓이 있다. 실패한다. 권력 메커니즘 때문이다. 동물은 수컷끼리 싸워서 하나가 남는다. 선택의 여지를 없앤다. 인간은 상대가 기준을 충족하면 다시 허들을 높인다.


    허들을 낮추면 상대가 흥미를 잃는다. 긍정하려면 부정해야 하는 모순이다. 부정은 세상이 작동하는 원리다. 동물은 동료를 부정한다. 수컷은 다른 수컷을 부정하여 암컷을 얻는다. 사람은 상대를 부정한다. 허들을 높여서 상대가 내 기준에 맞추도록 압박한다.


    사랑은 서로가 허들을 높이는 위태로운 게임이다. 반면 운명은 선택의 여지가 사라진 상태다. 동물은 수컷끼리 경쟁하여 선택의 여지를 제거하지만 인간은 환경의 압박에 의해 선택의 여지가 제거된다. 서로 협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에 자신을 가두게 된다.


    게임


    인생의 목적은 이기는 것이다.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 아니고, 쾌락이 아니고, 성공이 아니다. 인간은 이겨야 한다. 왜냐하면 현재 수렁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수렁에서 탈출하는 미션이 주어졌다. 세상은 마이너스다. 가만있으면 죽는 상황에 빠져 있는 것이다.


    행복과 쾌락과 성공은 인간에게 자신이 게임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는 수단에 불과하다. DNA에 새겨진 본능의 프로그램에 의해 인간은 행복과 불행, 쾌락과 고통, 성공과 실패 중에서 선택하려다가 자신이 힘든 게임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인간은 경사로에 위태롭게 서 있는 존재다. 가만있으면 깔때기 속의 구멍으로 굴러떨어진다. 시험에 든 것이다. 의사결정해야 한다. 안으로는 호르몬을 이기고 밖으로는 환경을 이겨야 한다. 좋은 흐름이 돌아왔을 때 타이밍을 맞추어 동료의 손을 잡아야 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6500 앞으로의 전망- 이회창 감소 수치보다 더 많이 이겨야 한다. SkyNomad 2002-11-23 14203
6499 전라도가 불안합니다. ㅡ_ㅡ 과자 2002-11-23 13963
6498 Re..오 아다리님 윤카피 2002-11-24 17245
6497 Re..우엑~! 그치킨 누가 먹노?? 안먹어 2002-11-24 15801
6496 김원웅 뭐하러 오나? 김동렬 2002-11-24 15037
6495 미군 여중생을 한번치고 확인살인한 것으로 밝혀져.. 김동렬 2002-11-24 13918
6494 Re..만약엔 전 정몽준이 단일후보가 된다면 아다리 2002-11-24 15398
6493 노무현 단일후보 결정 국민 2002-11-25 17776
6492 Re.. 개쌔끼들...다 죽여야한다. 미군개새끼 2002-11-25 13031
6491 축하드립니다. 김동렬 2002-11-25 14895
6490 후보단일화 때문에 대통령된다?? 폐인 2002-11-25 16095
6489 "정녕, 죽으면 죽으리라" 시민K 2002-11-25 14597
6488 양김(兩金)씨의 전철을 밟지 말라!! image 김동렬 2002-11-26 14350
6487 Re..정몽준이 내치대통령을 바라는데 어떡하죠? 손&발 2002-11-26 15336
6486 Re.. 신당 창당공약이 적절할듯 김동렬 2002-11-26 14968
6485 엽기캐럴임돠. 김동렬 2002-11-26 15886
6484 문화일보 도올인터뷰 김동렬 2002-11-26 16113
6483 '환멸의 정치' 청산이 이번 대선의 '화두'가 되어야 한다. 시민K 2002-11-26 13690
6482 [노하우 펌] 린이아빠의 대발견 김동렬 2002-11-26 15344
6481 Re.. 서프라이즈에도 올리지..참 그 날자는 언제? 김동렬 2002-11-26 16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