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에 유명했던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떠울릴 수 있다. 만나면 의미가 있고 이기면 권력이 있다. 참여에는 의미가 있고 승리에는 권력이 있다. 존재는 완성하고 소유는 공유한다. 의미는 혼자 완성하는 것이고 권력은 서로 침범하며 공유하는 것이다. 꽃이 멀리까지 향기를 퍼뜨려 초대한 의미는 꽃을 보는 사람에 의해 완성된다. 권력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사람은 꽃을 소유하고 꽃은 사람을 소유한다. 사람은 무심코 꽃에 다가가지만 이미 꽃은 기술을 걸었다. 옷에 씨앗이 붙어 온다. 서로 이용한다. 사람은 벼를 심어 밥을 먹고 벼는 사람을 길들여서 자기 유전자를 퍼뜨리는 숙주로 삼는다. 이용하는 것이 권력이지만 이용하지 않아도 좋다. 이용하면 침범하며 침범하면 제한된다. 권력에 도달하는 것은 의미다. 그 권력을 행사하여 이득을 얻으면 리스크가 따른다. 부름에는 응답이 있다. 의미는 상대의 부름에 내가 응답하는 것이다. 권력은 나의 부름에 상대가 응답하게 하는 것이다. 꽃이 향기와 맵시로 사람을 불렀기 때문에 사람이 멀리까지 꽃을 찾아간다. 내가 꽃을 불렀는데 꽃이 응답하지 않으면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상대가 나를 불러주었다면 그 순간 나는 완성된 것이다. 내가 미완성이면 나를 불러주지 않으며 불러준들 알아듣지 못한다. 내가 꽃을 알아보고 향기를 맡았다면 나는 완성된 것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도원결의의 순간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는 완성된 것이다. 도원결의가 삼국지의 본질이며 나머지는 해설이다. 원인이 좋아야 한다. 그것은 내가 완성할 몫이다. 결과도 좋을지는 환경에 달려 있다. 원인이 의미라면 권력은 결과다. 의미가 자동차를 완성하고 권력은 그 자동차를 운행한다. 때로는 운행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현실에서는 권력이 일차적이다. 가만 있어도 자연이 인간을 자극한다. 눈, 코, 입, 귀, 몸으로 외부 정보가 들어온다. 맞대응 해야 한다. 하지 않으면 당한다. 떠밀린다. 짓밟힌다. 상대방에게 권력이 있기 때문이다. 맞대응 상황에서 상대방을 이기는 힘이 권력이다. 권력은 인간과 환경 사이에 반씩 걸쳐져 있으며 수동적으로 공유된다. 인간이 능동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의미다. 남편이 아내를 지배하면 동시에 지배당한다. 의미는 확실히 내것이다. 내가 내 몫을 다했는데 상대방이 받아주지 않아 실패했다면 내 잘못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