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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74 vote 0 2022.12.28 (18:58:51)

    구조론은 사건의 수학이다.

    사물의 수학은 있는데 사건의 수학은 없다.

    세상은 변화다. 우리는 변화와 안정으로 세상을 이해하지만 안정은 변화가 관측자와 나란한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변화가 있을 뿐이다.

    변화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내부요인에 의한 자발적인 변화다. 하나는 외력의 작용에 의한 변화다.

    사건의 수학이 논하는 것은 내부 요인에 의한 자발적인 변화다.

    사물의 수학이 논하는 것은 두번째다. 외력의 작용에 의한 변화다.

    

    외력의 작용에 의한 사물의 변화는 두 가지 원인에 의해 일어났다. 첫째는 어떤 것의 속성이며 둘째는 그것에 가해진 외부의 힘이다. 부수적으로 주변환경의 영향이 있다. 사물의 변화는 외부의 작용에 따라 상대적이고 주변환경에 따라 복잡하므로 통제하기 어렵다.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의 변화는 계 내부의 모순이 원인이다. 원인이 하나이므로 예측가능하다. 외부 변수가 없으므로 절대적이다. 변화는 에너지의 몰아주는 성질과 내부 밸런스의 붕괴에 의해 일어난다. 사건은 계 안에서 하나의 밸런스가 무너지고 새로운 밸런스를 찾을 때까지 진행된다.


    구조론은 닫힌계 안에서 내부 모순에 의해 일어나는 절대적인 변화를 추적하는 사건의 수학이다.


    사건의 수학은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지만 닫힌계가 지정되므로 계에 에너지가 가득 차는 큰 사건이나 혹은 작은 사건 혹은 쉽게 계를 이루는 유체의 성질로 나타난다. 어중간한 경우는 사건을 줄이거나 키우는 방법으로 답을 얻을 수 있다. 혹은유체의 성질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답을 얻을 수 있다. 


    큰 불이 나면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뻔하다. 작은 불이라도 답을 알 수 있다. 어중간한 불은 바람과 온도와 연료에 따라 복잡하다. 변수가 많다. 잘 모를 경우 작은 불로 줄이거나 혹은 반대로 큰 불을 질러버리면 된다.


    작은 불로 줄이는 방법은 지방자치제로 단위를 잘게 나누는 것이다. 문제를 지방 책임자에게 떠넘기면 된다. 큰 불을 지르는 방법은 나폴레옹과 같은 독재자가 국민투표를 좋아하는 것과 같다. 국민을 인질로 잡고 세계대전을 벌이면 복종한다.


    사물은 외부에서 가해지는 작용과 환경의 변수에 의해 복잡하지만 사건은 닫힌계에 보호되며 절대적인 법칙을 따르므로 명확한 답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물을 사건화 하는 방법으로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사건화는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바꾸는 것이다. 겉씨식물이 속씨식물로 진화하는 것과 같다. 우연이 필연으로 바뀌고, 상대성이 절대성으로 바뀌고, 외부변수가 내부상수로 바뀌고, 귀납이 연역으로 바뀐다.


    사건화 되면 에너지가 가지는 유체의 성질에 의해 결과가 결정된다. 유체의 성질은 큰수의 법칙을 따른다. 주사위를 한 번 던지면 결과를 알 수 없지만 백만 번 던지면 결과는 명확하다. 물, 열, 압력과 같은 유체는 언제나 주사위를 백만번 던진다.


    큰수의 법칙과 반대로 작은 수의 법칙을 생각할 수 있다. 주사위 눈을 줄여서 단순화 한다. 바카라 도박과 같다. 경우의 수가 둘이면 선택은 단순해진다. 의사결정하기 쉽게 만들어서 도박중독을 유도하는 기술이다. 도박은 실력과 운에 지배되는데 바카라는 실력을 배제하고 운 하나로 좁혀서 변수를 줄이고 닫힌계를 만든다. 보이지 않는 심리적 감옥에 가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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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물과 사건의 차이가 중요하다. 사물은 외부에 관측자가 있다. 관측자와 관측대상의 대칭에 근거를 둔다. 주체를 고정시키고 객체의 변화를 추적한다. 


    객체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은 물리량이다. 길이와 너비와 부피를 자와 콤파스와 됫박으로 재고 1과의 비례로 표시한다. 물리량은 1에 대한 상대적인 변화의 크기다. 척도가 되는 1은 관측자를 대리한다.


    사물은 주체와 객체의 대칭, 관측자와 관측대상의 대칭, 척도가 되는 1과 변화량의 비례가 있다. 그것은 객체 밖에 있다. 관측은 외부에서 일어난다. 외부 변수는 통제할 수 없다. 외부에 관측자가 있고 척도가 있으므로 관측의 상대성이 작용하여 정보가 왜곡된다. 관측된 데이터는 오염된 정보다. 바로잡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거울은 좌우가 바뀌지만 사실은 앞뒤가 바뀐 것이다. 그렇다고 뒤통수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그 앞뒤가 관측자의 앞뒤는 아니다. 헷갈릴 수 밖에. 그래도 우리는 거울을 잘 이용한다. 딱 한 곳이 바뀔 뿐 다른 곳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거울울 보고 콧털을 자르다가 코피가 터진다.


    사물은 반드시 하나 이상 왜곡된 정보가 들어간다. 자동차 룸미러를 보면서 후진으로 운전하는 것과 같다. 보통은 무게중심의 이동문제다. 에너지가 외부로 전달되며 방향을 바꾸기 때문이다. 인간이 시행착오와 오류시정을 반복하는 이유다. 양치기 개가 양떼를 몰듯이 에너지를 다룰 때는 항상 반대쪽으로 움직여야 한다.


    사건은 관측자가 없다. 번데기가 나방이 되었다면 관측자가 없다. 나방의 우화는 고치 안에서 일어나므로 외부 변수의 영향이 없다. 아기는 자궁 안에서 성장한다. 계의 구성소 숫자를 크게 늘리거나 줄이면 외부영향이 없다. 만명이 하나의 그라운드에서 축구시합을 하거나 반대로 혼자 패널티킥을 한다면 외부에서 수작을 부릴 수 없다.


    우리는 애매한 것을 좋아한다. 맞대응할 생각 때문이다. 카이사르가 원로원 의원 숫자를 늘리는 것은 대응을 방해하려는 것이다. 왕은 한 명이므로 수작을 부릴 수 없다. 왕자가 성장해서 국정에 간여하거나, 외척이 목청을 높이거나, 내시가 개입하여 왕명이 여러 곳에서 나오면 망조가 든다. 왕을 한 명으로 줄여 전제군주제를 하거나 아니면 모든 국민이 왕이 되는 민주주의로 갈 밖에.    


    당구공의 변화를 추적하려면 당구공의 무게와 당구공에 가해진 힘의 크기를 알아야 한다. 외력이 가해진 것이다. 당구대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속임수가 끼어들 여지가 여러 곳에 있다. 큐대와 당구천과 쿠션에 무슨 짓을 할 수 있다. 마술사의 트릭도 같다. 천으로 가려놓고 수작을 부린다. 조중동이 미디어로 국민의 눈을 가리는 수법이다. 


    사건은 계 내부의 자발적인 변화다. 어떤 A의 변화가 B의 변화를 유도할 때 둘을 연결하는 C의 변화는 일방향성을 가진다. 그 일방향성을 추적하여 모르는 D를 찾아내는 것이 구조론이다. 외부변수를 차단하고 내부요인을 분석하여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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