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009 vote 0 2024.05.14 (16:28:35)

    시사리트윗의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인간이 어떤 목적과 동기와 야망에 의해 움직인다는 생각이야말로 가장 어리석은 생각이다. 위하여(for)가 아니라 의해서(by)가 중요하다..고 말해왔는데..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이 나 말고도 있었다. '바가바드 기타'에 나오는 '크리슈나의 노래'가 그러하다. 여기서 중요하게 제시되는게 '다르마'다. 인도인의 삶의 규칙 네 가지 중에서 으뜸이 다르마다. 부를 추구하는 '아르타', 쾌락을 추구하는 '까마', 해탈을 뜻하는 '목샤'가 있다.


    '달마'라고도 하고 법法이라고도 한다. 달마대사는 실존 인물이 아니고 다르마의 아바타라는 설이 있다. 다르마의 실천이 까르마 곧 업業이다. 다르마는 플라톤의 이데아와 비슷하다. 그것을 그것이게 하는 그것이다. 대승불교의 공空 사상도 다르마의 해석으로 봐야 한다.


    목적과 동기와 야망은 동물의 본능을 자신이 주관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그게 흥분한 거다. 다르마는 집단 속에서 주어진 역할이므로 주관이 배제된다. 흥분이 가라앉은 것이다. 예컨대 병사는 총을 쏴야 한다. 옳고 그름은 따지지 않는다. 왜? 위에서 명령이 내려왔으므로.


    사형집행인이 죄수가 유죄인지 무죄인지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의사가 자신이 살인자를 살리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할 이유가 없다. 의사는 살인범 체포에 필요하다고 해도 의료상 획득한 비밀을 누설할 수 없어 경찰이 볼 수 있는 위치에 자료를 놔두고 화장실에 간다.

 

    의무가 축구 심판인데 동기가 애국이면 한국에 유리하게 판정한다. 헌재 재판관이 보수라면? 의무를 따르는가, 동기나 목적을 따르는가? 의무를 따르면 미국 대법관이 교과서에 창조론을 실을 수 없다고 판결하고 동기를 따라가면 창조론을 교과서에 실으라고 판결한다. 


    미국 대법관은 보수 판사였지만 진보적인 판결을 했다. 그것은 의무 때문이다. 의무는 의하여다. 법관이 무언가를 위하여 판결하면 곤란하다. 법률에 의하여 판결해야지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판결하면 나라가 망한다. 잘못되면 국회가 법을 고쳐야지 판결을 고치면 안 된다. 


    본에서 잘못된 것을 말에서 바로잡으면 안 된다. 그게 보상판정이다. 날아가는 비둘기에 맞아서 홈런이 2루타로 둔갑해도 어쩔 수 없다. 사실 홈런이 될 공이었다며 심판이 공을 구장 밖으로 던져버리면? 다르마는 기계장치의 부속품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는 것이다. 


    동기는 별도로 애국심, 민족주의, 이데올로기가 개입하여 왜곡하는 것이다. 물론 인도인들은 다르마를 잘못 해석해서 카스트를 강요하고 있다. 


   의하여.. 다르마(의무).. 집단과의 관계 속에서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것.

   위하여.. 동기, 야망, 목적.. 동물적 본능에 의해 개인이 흥분한 것.  


    말이 본을 뒤집으면 안 된다. 본이 잘못되었다면 본을 고쳐서 해결해야 한다. 옛날에 삼성 직원들이 하청업체가 잘못 만들어서 납품한 부품을 칼로 깎아서 조립하는 것을 보고 이건희가 라인스톱을 지시했다고 했는데. 


[레벨:3]jaco

2024.05.14 (17:03:19)

평소에 헷갈렸던 부분이었는데, 이제 좀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우문현답. 감사합니다. ^^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7032 진리와의 대면 3 김동렬 2024-09-29 3657
7031 세기말의 검은 구름 김동렬 2024-09-28 4021
7030 위선보다 위악이 낫다 6 김동렬 2024-09-27 4748
7029 전체주의와 결탁한 좌파 김동렬 2024-09-26 4698
7028 신의 문제 김동렬 2024-09-26 4147
7027 악의 문제 2 김동렬 2024-09-26 3941
7026 내동설과 외동설 김동렬 2024-09-25 4721
7025 더 헌트 닫힌 사회의 비극 image 1 김동렬 2024-09-25 4855
7024 곽준빈의 경우 김동렬 2024-09-24 4694
7023 인간 여자가 발정기를 숨기는 이유 1 김동렬 2024-09-24 4742
7022 인간의 불편한 진실 김동렬 2024-09-23 4852
7021 근대과학의 두 기둥 김동렬 2024-09-23 4623
7020 장기표 그때 그 시절 1 김동렬 2024-09-22 4498
7019 결정론과 확률론 김동렬 2024-09-21 4230
7018 유한동력 김동렬 2024-09-20 3951
7017 김건희, 김영선, 이준석, 김종인, 명태균 김동렬 2024-09-19 4637
7016 무한동력의 진실 김동렬 2024-09-19 3521
7015 곽튜브 이현주 이나은 라쇼몽 2 김동렬 2024-09-18 4547
7014 갈릴레이의 가르침 2 김동렬 2024-09-17 3869
7013 구조는 안을 본다 김동렬 2024-09-16 2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