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연합군과 독일군이 함께 찌질했던 것은 일단 차치하고,


크리스토퍼 놀란이 영화가 되기 좋은 소재를 고른 것과 

대사까지 최소화 하면서 시각적 임팩트에 신경을 썼다고 하니 

간만에 영화관에 사람 차는 걸 볼 수 있을듯 합니다.



 


놀란 감독은 CG를 잘 안 쓰는 걸로 유명한데, 

당연히 돈이 많으면 CG는 안 쓰는게 좋습니다. 

물리적인 건 직접 만져봐야 그 느낌을 전달하는 핵심을 알 수 있기 때문이죠. 


공식 예고편에 나오듯이 폭격기가 날아오는 소리에 때 한 사람이 먼저 고개가 돌아가고

이어서 비행기가 보이자(아마도) 전체가 고개가 돌아가며 일제히 수그리는 장면이 압권입니다. 

이에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소리와 장면이 긴밀하게 연동되어있기 때문이죠. 


하여간 바닷가의 씬도 그렇고 감독이 강렬한 대비를 잘 쓰는건 

영국인이 일빠라서 그런듯. 


덩케르크 1.JPG


덩케르크 2.JPG


캡처 4.JPG


캡처3.JPG


파도와 거품 그리고 모래의 질감에서 사실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래 두 장면에서는 대비를 느낄 수 있고요.


상황을 연출할 수 있는 감독이 좋은 감독입니다. 

시나리오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림도 그린다고는 하는데, 

그것도 한계가 있죠. 현장의 살아있는, 팔딱팔딱 뛰는 질감을 잡아내야 합니다. 



아래는 영화 어톤먼트에서 나온 됭케르크인데, 


<iframe title="어톤먼트 롱테이크" width="640" height="360" src="http://kakaotv.daum.net/embed/player/cliplink/50748790?service=tvpot" allowfullscreen="" frameborder="0" scrolling="no"></iframe>


이렇게 백화점 식으로 나열하면 긴장감이 없습니다. 

롱테이크는 줄줄줄 나열할 때 찍는 수법이 아니라

작은 공간에 존재하는 인물들이 은근히 엮여있는 것을 보여줄 때 효과적입니다.



버드맨에서 이냐리투 감독은 좁은 공간에서의 이동을 롱테이크로 연출하면서도

시선이동을 표현하여 관점이동을 보여주는데 쓰기도 했었죠. 


하여간 이런 건 전부다 리얼리즘때문에 쓰는겁니다. 

롱테이크로 찍으려면 배우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연기하기 때문이죠. 

전체가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라도 이상하면 다 어설퍼집니다. 


물론 어톤먼트는 다들 따로 놀아서 어설퍼지지는 않는데

어색해졌죠. 

스크린 안의 장면은 스크린 바깥에서 결정되는 겁니다. 


경험있는 감독과 배우들은 그걸 상상력으로 채우겠지만

초고수는 그걸 그냥 직접 세워둡니다. 그리고 그 현장에서 

직접 결을 찾아내는 거죠.


그래서 어떤 감독은 시나리오를 대충 쓴다고도 하죠. 

찍을 때 다 결정한다나. 


근데 실제로 됭케르크 해변에 가보면 영화 어톤먼트에 나오는 것과 비슷하긴 합니다.

근데 실감나는건 영화 됭케르크고요. 

리얼리즘이 반드시 현실과 똑같이 만드는건 아니란 거죠. 


c71312f5ab5b940271f13e6cb0ecb4adb166285baeacea8768f67c6bccc3d9f1.jpg


캡처.JPG


실제론 요런 느낌입니다. 우측 수풀에 돗자리 깔면 낮잠자기 좋죠.


[레벨:23]양지훈

2017.07.20 (01:29:51)

로튼토마토 98%를 찍었더군요. ;;;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3612 독서메모 "이기는 패러다임" 조지 소로스 지음 image 이기준 2012-06-19 3517
3611 홈페이지 리뉴얼후 속도!! 9 권국장 2010-02-22 3517
3610 P2P 환전/송금 서비스 TransferWise 7 오리 2015-01-27 3516
» 리얼리즘을 만드는 방법, 영화 됭케르크 image 1 챠우 2017-07-19 3514
3608 공중길 image 3 김동렬 2013-11-10 3515
3607 말안장과 도마뱀이 합쳐 진다면? image 1 노매드 2011-07-16 3515
3606 모든사람이 각각 생각을 합칠 궁리만 하면 어떻게 됩니까? 6 서단아 2020-04-28 3514
3605 심판이 갑자기 선수? 1 지여 2009-08-11 3514
3604 Mother 뒷이야기.. 7 꾸이맨 2009-06-24 3514
3603 영화 '버드맨' image 4 챠우 2015-02-07 3513
3602 안철수 주가 대폭락 image 9 김동렬 2012-04-09 3513
3601 보로노이 다각형 image 챠우 2016-11-11 3512
3600 생활에서 수없이 놓치는 교육의 기회, 성장의 기회 1 이상우 2013-08-07 3512
3599 구조론연구소 공사감독 인터뷰 12 냥모 2013-04-03 3511
3598 新지역감정인가요? 3 배태현 2013-01-03 3510
3597 저도 책 확인 부탁드립니다. 1 은어처럼 2009-08-24 3507
3596 동피랑을 담다 - 김재신 화가 초대전 image 1 아란도 2014-09-29 3503
3595 대통령을 확 잘라버려? image 3 김동렬 2014-05-19 3503
3594 9월14일 화성 화산리 구조론 모임 image 9 ahmoo 2013-09-06 3502
3593 쓰나미영상 3 김동렬 2011-04-13 3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