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254 vote 0 2022.06.23 (12:35:51)


    우리는 내던져진 존재다. 눈 뜨고 보니 문득 눈 앞에 세계가 펼쳐져 있다. 그렇다. 우리는 특별한 게임에 초대받은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은 남의 게임에 내던져진 자의 수동적 상태를 자신의 게임을 설계하는 자의 능동적 상태로 바꾸는 것이다. 맵을 살피고 도구를 사용하여 게임을 공략하면 클리어 할 수 있다.


    플레이어에게는 어떤 도구가 주어져 있는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계의 통제가능성이다. 그것은 방향성, 대칭성, 일원성, 효율성이다. 장기를 두듯이 말을 움직여서 이길 수 있다. 이 말들은 자신이 유리한 위치에 서야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권력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제 포지셔닝 게임이 벌어진다. 내가 먼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불리한 위치에 자리잡은 적을 내려다봐야 한다.


    방향성, 대칭성, 일원성, 효율성을 적절히 조직하여 계의 통제가능성을 획득하는 것이 권력이다. 그것이 게임의 지배다. 인간은 권력을 이용하여 사람을 통제한다. 자연도 권력을 이용하여 대상을 통제한다. 인간은 동물적 서열본능으로 권력을 만들지만 자연은 에너지의 기세로 권력을 만든다. 본질은 같다.


    큰 것 하나를 작은 것 여러 개로 바꾸면 기세를 얻는다. 큰 황소 한 마리를 작은 개 다섯 마리로 바꾸면 기세를 얻는다. 소 한 마리를 다루기는 힘들지만 개 다섯 마리의 무리를 다루기는 쉽기 때문이다. 대장개를 장악하면 부하개는 따라온다. 그것이 기세의 효과다. 자연은 닫힌계 안에서 공간의 거리를 시간의 속도와 바꿔치기하여 기세를 얻는다. 인간 역시 먼저 넓은 영역을 차지한 자가 빠른 속도로 바꿔치기하여 권력을 획득한다.


    칼이 큰 날을 한 번 휘두를 때 톱은 작은 톱니를 백 번 휘두른다. 여럿이 하나처럼 행세하여 기세를 얻는다. 서로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떨어져 있으면 여러 번 작업해야 하지만 맞물려 있으면 머리를 장악해서 꼬리까지 얻는다. 승용차를 일일이 세워야 하지만 기차는 기관차만 세우면 객차는 자동이다. 맞물려 돌아가는 것에 이득이 있다. 인간사회에서 그것은 권력이다. 권력은 한 사람의 결정으로 여러 사람이 움직여서 기세를 올리고 효율성을 얻는다.


    계는 닫힌계다.
    환경은 에너지의 동적환경이다.


    통제가능성은 기세다.
    방향성은 거리를 내주고 속도를 얻는다.
    대칭성은 움직이는 것을 막아선다.
    일원성은 둘이 하나로 행세한다.
    효율성은 이긴다.


    100톤짜리 고래는 운반할 수 없다. 10톤짜리 10개로 쪼개면 운반할 수 있다. 작게 만들면 비용이 절감된다. 지렛대는 큰 바퀴를 한 번 움직여서 작은 도드래를 열 번 돌게 한다. 단 작은 구슬이 사방으로 흩어지면 안 되고 한 줄에 꿰어야 한다. 


    의사결정은 큰 것을 작은 것으로 바꾸므로 무질서도가 증가한다는게 엔트로피다. 필요한 것은 전략이다. 전략은 적의 자원을 소모하고 나의 이득을 늘리는 방향과 순서다. 통제가능성, 방향성, 대칭성, 일원성, 효율성을 장기의 말처럼 움직여야 한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계속하는 방법으로 주어진 자원을 적절히 사용하여 원하는 것을 얻고 목표에 다가설 수 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51506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42090
6600 재벌야구 실패 차명석 야구 성공 김동렬 2023-11-16 2297
6599 이번 총선의 의미 김동렬 2024-04-07 2302
6598 가두는 것이 있다 김동렬 2023-07-26 2303
6597 게임의 초대 김동렬 2022-07-06 2304
6596 확률에 대한 오해 김동렬 2023-02-03 2309
6595 관성의 법칙 김동렬 2022-05-10 2314
6594 아무도 말하지 않는 정치의 진실 김동렬 2024-03-19 2314
6593 조국인싸 동훈아싸 image 김동렬 2024-03-22 2314
6592 보고 알고 깨닫고 쥐고 다루고 김동렬 2022-05-04 2316
6591 이종섭이 무얼 잘못했지? 김동렬 2024-03-31 2316
6590 윤석열 까는 영화 오펜하이머 김동렬 2023-08-20 2317
6589 공천잡음 비명횡사 김동렬 2024-04-04 2317
6588 소로스와 열린사회 김동렬 2022-05-25 2318
6587 정수 김동렬 2022-10-16 2319
6586 이기는 원리 김동렬 2023-07-20 2319
6585 미래산업 정문술 명암 김동렬 2024-06-15 2319
6584 본질을 넘어 도구로 김동렬 2022-04-15 2320
6583 관통자 김동렬 2023-08-23 2320
6582 의미론 김동렬 2023-10-21 2321
6581 대화 김동렬 2022-10-15 2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