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내던져진 존재다. 눈 뜨고 보니 문득 눈 앞에 세계가 펼쳐져 있다. 그렇다. 우리는 특별한 게임에 초대받은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은 남의 게임에 내던져진 자의 수동적 상태를 자신의 게임을 설계하는 자의 능동적 상태로 바꾸는 것이다. 맵을 살피고 도구를 사용하여 게임을 공략하면 클리어 할 수 있다. 플레이어에게는 어떤 도구가 주어져 있는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계의 통제가능성이다. 그것은 방향성, 대칭성, 일원성, 효율성이다. 장기를 두듯이 말을 움직여서 이길 수 있다. 이 말들은 자신이 유리한 위치에 서야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권력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제 포지셔닝 게임이 벌어진다. 내가 먼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불리한 위치에 자리잡은 적을 내려다봐야 한다. 방향성, 대칭성, 일원성, 효율성을 적절히 조직하여 계의 통제가능성을 획득하는 것이 권력이다. 그것이 게임의 지배다. 인간은 권력을 이용하여 사람을 통제한다. 자연도 권력을 이용하여 대상을 통제한다. 인간은 동물적 서열본능으로 권력을 만들지만 자연은 에너지의 기세로 권력을 만든다. 본질은 같다. 큰 것 하나를 작은 것 여러 개로 바꾸면 기세를 얻는다. 큰 황소 한 마리를 작은 개 다섯 마리로 바꾸면 기세를 얻는다. 소 한 마리를 다루기는 힘들지만 개 다섯 마리의 무리를 다루기는 쉽기 때문이다. 대장개를 장악하면 부하개는 따라온다. 그것이 기세의 효과다. 자연은 닫힌계 안에서 공간의 거리를 시간의 속도와 바꿔치기하여 기세를 얻는다. 인간 역시 먼저 넓은 영역을 차지한 자가 빠른 속도로 바꿔치기하여 권력을 획득한다. 칼이 큰 날을 한 번 휘두를 때 톱은 작은 톱니를 백 번 휘두른다. 여럿이 하나처럼 행세하여 기세를 얻는다. 서로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떨어져 있으면 여러 번 작업해야 하지만 맞물려 있으면 머리를 장악해서 꼬리까지 얻는다. 승용차를 일일이 세워야 하지만 기차는 기관차만 세우면 객차는 자동이다. 맞물려 돌아가는 것에 이득이 있다. 인간사회에서 그것은 권력이다. 권력은 한 사람의 결정으로 여러 사람이 움직여서 기세를 올리고 효율성을 얻는다.
계는 닫힌계다.
통제가능성은 기세다.
100톤짜리 고래는 운반할 수 없다. 10톤짜리 10개로 쪼개면 운반할 수 있다. 작게 만들면 비용이 절감된다. 지렛대는 큰 바퀴를 한 번 움직여서 작은 도드래를 열 번 돌게 한다. 단 작은 구슬이 사방으로 흩어지면 안 되고 한 줄에 꿰어야 한다. 의사결정은 큰 것을 작은 것으로 바꾸므로 무질서도가 증가한다는게 엔트로피다. 필요한 것은 전략이다. 전략은 적의 자원을 소모하고 나의 이득을 늘리는 방향과 순서다. 통제가능성, 방향성, 대칭성, 일원성, 효율성을 장기의 말처럼 움직여야 한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계속하는 방법으로 주어진 자원을 적절히 사용하여 원하는 것을 얻고 목표에 다가설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