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아저씨는 정치감각이 뛰어난 듯 하면서도 어처구니 없는 오판을 저지르기도 한다.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는 인물이다. 그래서 위험하다.
사실 정치도 리스크 회피가 아주 중요하다. 간혹, 노무현이나 문재인이 정치 생명을 걸고 도박을 하는 것으로 보일 때가 있는데, 이는 그만한 중요한 가치가 있을 때나 하는 것이다. 노무현은 다들 알다시피 가끔 정치적 승부수를 던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문재인도 새누리당 과반수를 저지하지 못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등의 승부를 걸어 현재까지 실패하지 않고 잘 생존해 왔다.
지난 총선에서 김종인은 필리버스터 중단에 이은 국민의당에 던진 야권통합 포탄까지는 정치 8단인듯 보였다. 이후 이해찬, 정청래 컷오프 셀프공천으로 알려진 비례 공천 폭망 등으로 당을 와해 직전으로 몰고 갔으나 이해찬, 정청래의 활약과 그 동안 당을 지킨 당원과 지지자들의 저력으로 총선을 승리하였다.
각설하고 김종인은 뛰어난듯 하면서도 자살골도 남발하는 스타일인데, 이번 발언이 또 그렇다.
세법학에서는 부가세는 소득 중립적이라고 평가가 있는 모양인데, 세간에 알려져 있기로 부가세는 간접세로서 소득 역진성이 있고 직접세는 소득 역진 보완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간접세를 줄이고 직접세를 늘여야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김종인의 발언은 감히 이것에 반대된다.
소신이 있으면 이런 위험한 발언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실제 그 위험성은 더 높다. 전세계 역대 어느 정권이던 세금 올리자고 하면 바로 정권 내놓을 각오를 해야 한다. 올릴 때 올리더라도 세심한 스킬이 필요하다. 노무현 정권때 95% 이상 서민들하고 관계도 없는 종부세 만드느라고 세금폭탄이라고 맹폭을 당하고 결국 정권 내어 주는 한 계기가 된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 총선 새누리당 총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가 담배세 인상이다.
이런 와중에 간접세인 부가세를 올리자고 하면 참 다들 가만 있겠다.
기사 중에 법인세를 올리기 어렵다고 하는데, 이것은 민주당과 심지어 국민의당의 당론에도 위배되는 뚱딴지 같은 소리다. 나도 그전부터 주장했던 것이 법인세 인상이 아니라 '원상회복'을 하자고 했고, 추미애의 민주당은 '정상화'라는 좋은 워딩을 사용하고 있다. 일단 이곳이 먼저가 아닌가?
그리고, 현재 박원순, 이재명 등 지자체에서 세수를 늘리지 않더라도 새는 돈을 아껴 재정을 흑자로 만든 경험이 있다. 일단, 새누리당 정권을 몰아 내고 4대강 자원외교 방산비리 등 각종 부정부패를 뿌리 뽑으면 세금을 올리지 않고도 재정 건전성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하고 먼저 이곳에 노력하는 것이 순서다.
부가세는 세율을 올릴 것이 아니라 각종 명목으로 감면되는 면세를 없애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