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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87 vote 0 2025.03.18 (22:48:31)

    세상은 변화의 집합이다. 작은 변화가 모여 큰 세상이 이루어진다. 변화의 단위는 방향전환이다. 존재가 내부 원인에 의해 스스로 방향전환을 일으키는 것이 의사결정이다. 방향전환을 가능케 하는 닫힌계 내부에서의 자발적 의사결정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존재하는 것은 곧 반응하는 것이다. 외부 작용에 반작용으로 맞서면 거기에 무엇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외부의 작용이 닫힌계 내부에 모순을 일으키면 자체 의사결정을 거쳐 반작용 형태로 변화가 격발된다. 변화의 원인은 모순이며 모순은 둘의 충돌이다.   


    변화는 혼자 일어나지 않는다. 반드시 둘 이상의 집단이라야 한다. 변화를 격발하는 모순은 둘의 충돌이기 때문이다. 집단이 내부에서 자체적인 의사결정을 거쳐 방향전환을 일으킨다. 방향전환이 가능한 집합구조가 갖추어지면 그것이 존재의 단위가 된다.  


    둘이 접점의 공유 형태로 공존하여 계를 이루면 내부에 밸런스가 만들어진다. 모든 변화는 밸런스의 복원으로 일어난다. 변화는 닫힌계 내부의 불안정에 의해 격발된다. 불안정하면 내부에서 상쇄되어 힘을 전달하지 못해 비효율적이다. 비효율적이면 진다.  


    지면 깨지고, 깨지면 작아지고, 작아지면 충돌하지 않으므로 안정된다. 그러므로 계 내부의 파동은 동조화되어 나란해진다. 나란해졌을 때 충돌을 멈춘다. 우리가 존재로 아는 것은 내부의 자체적인 방향전환이 나란해져서 모순이 해소되고 안정된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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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2가 연결되어 계를 이루고 외부에 대해 1로 맞서는 것이 구조다. 집단이 개체로 행세한다. 모든 독립적 존재는 이러한 구조가 있다. 구조가 없는 것은 다른 것에 빌붙어 있을 뿐 독립할 수 없다. 내부가 없다고 가정되는 원자 개념의 존재는 자연에 없다.   


    질 - 깔때기 내부에서 충돌이 상쇄되어 1이 된다.
    입자 - 지렛대의 받침점을 중심으로 힘점과 작용점의 대칭이 1이다.
    힘 - 각운동의 바깥쪽에서 중심으로 밀리며 힘을 전달하여 1을 만든다.
    운동 - 시간적인 반복으로 1을 만든다.
    량 - 접점에서 1을 만든다.   


    집을 지어도 한 채를 짓고, 동물을 키워도 한 마리를 키우고, 사람이 와도 한 명이 온다. 자연의 모든 변화는 언제나 1을 도출한다. 실제로는 한 채의 집 안에 기둥이 여러개 있고 한 마리의 몸통에 팔다리가 여러개 있다. 1이 아닌 것이 모여서 1로 행세한다.   


    물건을 들어도 두 팔로 잡아서 깔때기를 만든다. 가위로 잘라도 두 가윗날 사이에 종이를 끼워 깔때기가 된다. 칼로 잘라도 도마로 받쳐 깔때기를 만든다. 도마가 없어도 속도를 높여서 깔때기를 만든다. 최소한 질량으로 받치므로 무조건 깔때기가 발생한다.   


    깔때기 - 안과 밖의 구조가 있다.
    지렛대 - 내부에 대칭과 축의 구조가 있다.
    도마 - 도마가 칼을 멈춰세워 공간의 방향을 바꾼다.
    칼 - 칼이 시간적으로 진행하여 일을 전달한다.
    재료 - 접점에서 멈춘다.   


     모든 의사결정은 깔때기다. 다른 것은 깔때기가 세트로 갖추어져 있느냐 차이다. 깔때기는 중력이 작용하여 재료를 안으로 밀어넣는다. 절구통은 사람이 밀어넣는다. 칼과 도마는 깔때기가 해체된 것이다. 지렛대는 조립된 것이며 깔때기는 지렛대가 두개다.   


     우주는 깔때기다. 깔때기보다 복잡한 구조는 없고 더 단순한 구조도 없다. 깔때기 안에 지렛대, 지렛대 안에 도마, 도마 위에 칼, 칼 앞에 재료로 다섯 가지 세부 의사결정이 하나의 사건을 완성시킨다. 깔때기는 방향전환이며 지렛대, 도마, 칼, 재료는 세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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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론과 원자론은 세계관이 반대다. 원자를 뒤집으면 구조다. 원자론은 외부 관측자의 관점이다. 구조론은 내부의 자체질서다. 인간이 관측하는게 아니라 내부에서 상호작용하며 서로를 관측한다. 외부에서 담너머로 보는게 아니라 식구들이 서로를 관측한다.   


    원자는 크기가 없고 내부가 없으므로 쪼갤 수도 없다. 그런 것은 자연에 없다. 굳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둘의 접점이다. 구슬 두 개가 닿아 있다면 그 접점의 크기는 0이다. 접점은 쪼갤 수 없다. 쪼개면 접촉이 사라지고 연결이 단절되므로 더는 접점이 아니다.   


    질, 입자, 힘, 운동, 량 중에서 량이 원자와 유사하다. 가윗날 두 개가 맞물려 종이를 자를 때 두 가윗날이 만나는 지점은 크기가 0이다. 깔때기, 지렛대, 도마, 칼, 재료 중에서 재료가 원자와 같다. 그러나 량은 접점이고 접점은 둘의 만남이므로 독립할 수는 없다.   


    원자는 주체인 인간이 객체와 연결한 것이며 인간과 객체 사이에 관측의 접점이지 자연의 존재자가 아니다. 자연에는 원자가 없다. 량이 원자와 비슷하지만 관점이 반대다. 량은 질을 쪼개서 마지막에 도달하는 것이다. 선을 잘라서 탄생하는 단절점이 점이다.   


    선을 자르면 점이 되지만 점을 합쳐도 선이 안 된다. 구조는 마이너스 방향으로만 작동한다. 돌이 깨져서 모래가 되지만 모래가 붙어서 돌이 될 수는 없다. 원자론은 부분이 모여 전체가 되지만 구조론은 전체가 깨져서 부분이 된다. 계는 마이너스로 통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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