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퍼거에 대해서 어제 유튜브 방송 중에 말이 나왔는데, 아스퍼거에 대해서는 필자도 최근에 알게 되었다. 그동안 필자를 답답하게 했던 의문이 모두 풀렸다. 속이 시원하다. 대나무밭에 가서 이야기하고 싶다. 아스퍼거 대나무밭 <- 이런거 없더라. 그런데 이런 이야기는 신중하게 해야 한다. 원래 아스퍼거는 최초 발견자가 뉴턴,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들의 기묘한 특징에 주목한 것이다. 천재가 아닌 아스퍼거를 돌보는 부모들이 항의해서 학계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이름을 바꾸었다. 스펙트럼이란 말은 사례가 다양해서 함부로 일반화할 수 없다는 거다. 필자의 말을 ‘그런 경우도 있구나’ 해야지 ‘아스퍼거는 다 그렇구나’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공통점은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거다. 필자는 한 살 이전의 기억이 잔뜩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은 네 살 이전의 기억이 없다고 한다. 아스퍼거는 다 그런가? 그건 나도 모른다. 네 살까지 소뇌가 발달하면서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를 짓누르는데 해마의 기억이 지워지게 되어 있다. 필자는 소뇌가 덜 발달해서 영아시절의 기억이 남아있다. 소뇌는 뇌의 중심에 낑겨서 억압받고 있다. 원시 뇌에 가깝다. 대뇌는 뇌용적이 커지면서 나중에 자리 잡았다. 외곽지역을 배당받아 여유 있게 공간을 차지한 것이다. 서울이든 부산이든 중구는 면적이 좁다. 춘추시대를 보더라도 변두리 나라가 면적이 넓다. 나중에 자리 잡는게 유리하다. 소뇌가 억압받아 덜 성장했다면 그만큼 누가 먹은 거다. 소뇌가 잃은 것을 누가 차지했을까? 그건 사람마다 다른데 수학을 잘하는 사람도 있고 필자처럼 어휘력이 발달한 사람도 있다. 소뇌가 덜 발달해 있기 때문에 필자는 모든 동작이 약간씩 어긋난다. 몸으로 때워야 하는 것은 죄다 못 하거나 해도 결과물이 예쁘지 않다. 단순 반복동작을 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하이파이브든 국민체조든 매스게임이든 다른 사람과 동작을 일치시켜야 하는 것이 제일 힘들다. 노래를 하며 맨 처음 들어가는 부분을 어떻게 찍는지 필자는 아직 모른다. 독창을 하면 절대 안 되고 합창을 하면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맞추면 되겠는데 그나마 어설프다. 미드 빅뱅이론에서 키가 크고 팔이 가늘고 말이 빠른 천재가 아스퍼거로 설정된 인물이다. 시청자들이 항의를 해서 아스퍼거 기믹을 부인했다고 한다. 어쨌든 필자도 말이 빠르고 팔이 가늘다. 그런데 대화에 끼어들지 못 한다. 특히 주변 상황에 맞는 의례적인 말을 못한다. 만약 말을 하게 되면 분위기 깨는 말을 하게 된다. 보통의 대화는 공감을 표시하고 분위기를 띄우는 것인데 나한테 말을 시키면 분석적인 말을 해서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든다. 언어는 전제와 진술로 조직되는데 보통은 전제를 생략하고 동사를 마구잡이로 투척하는 것이다. 필자는 그런 식의 호응하여 상대의 말을 받아주는 말을 못 한다. 사리를 따지고 전제를 뒤엎어서 분석적인 말을 한다. 일고 있는 것을 풀어놓는 말은 잘하는데 상황에 맞는 말, 특히 인사말을 못 하므로 술자리에서 필자에게 건배사 같은 것을 기대하면 안 된다. 닥치고 처먹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위하여! 하고 건배하는 모습은 솔직히 우습다. '위'가 한자로 무슨 '위'인지 알고나 있는겨? 위爲는 '하여'인데 '하여하여'가 뭐냐고? 굳이 해석하자면 '하고자하여'가 되는데 '하고자하여'를 외치고 있으니 너무 우습지 않나? 다들 외쳐보자. '하고자 하여.' 술자리에서 내가 이런 말을 해버리면 파멸이다. 참는 거다. 분위기 깨면 안 되지. 감각이 예민한데 햇볕이 있는 곳에서는 눈이 부셔서 항상 손으로 눈두덩이를 가린다. 어릴 때부터 나만 그러고 있는 것이 이상했다. 다른 사람은 괜찮다는 말인가? 왜 땡볕인데 뛰어다니지? 햇볕이 나면 모자를 쓰는데 얼굴이 탈까봐 그러는게 아니다. 선크림은 바를 수 없다. 얼굴 감각이 예민해서 따끔거리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은 선크림을 발라도 괴롭지 않다는 말인가? 여전히 필자에겐 수수께끼다. 오전에 햇볕에 나가면 속이 메쓱거린다. 오후는 덜하다. 소음에 민감하다. 교실에서 애들이 떠드는 소리 때문에 귀를 막고 싶은 지경이 된다. 다들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는게 이해되지 않는다. 괴롭지 않아? 이명은 항상 들린다. 조용하면 언제든 이명을 들린다. 모세혈관에 적혈구 지나가는 소리다. 이명을 못 듣는 사람이 있다? 이 시끄러운 소리가 안 들릴 수 있다고? 환장할 일이다. 얼굴감각이 민감해서 안경을 만지거나 코를 문지르게 된다. 손이 얼굴쪽으로 간다. 손가락이 항상 움직인다. 어떤 물체를 만지작거리는게 보통이다. 안면인식 장애가 있을 뿐 아니라 사람 얼굴을 정면으로는 못 본다. 외국영화를 보면 특히 남부유럽 사람들은 얼굴을 상대의 이마와 부딪힐 정도로 가깝게 들이댄다. 너무 가까워서 눈이 안 보일 텐데. 왜 저러지? 최소 30센티는 떨어져야 보이지. 동물원의 동물들도 관객의 시선을 피한다는데. 베트남 흐몽족도 시선을 피하는게 예절인데. 왜 사람들은 맹렬하게 노려보면서 대화를 하지? 이해할 수 없다. 시선이 마주치는게 부담스럽지 않다는 말인가? 식당주인이나 종업원이 쓸데없이 말을 걸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가? 시선이 마주치면 순간적으로 호흡이 정지되기 때문에 생각하고 있는 것을 잊어먹게 된다. 호흡이 정지되지 않는다고? 아스퍼거인에게 지구라는 별은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대인관계가 어려운게 첫째, 얼굴을 쳐다볼 수 없고, 둘째, 할 말이 생각나지 않고, 셋째, 궁금한게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무언가 질문하는 형식으로 말을 건다. 질문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더욱 얼굴을 쳐다보면 호흡이 중단되므로 하던 말도 까먹는다. 호들갑을 떨면서 흥분한 채로 ‘있잖아 있잖아.’ 하고 말을 걸기 마련인데 ‘있긴 뭐가 있어? 주어는 왜 빼먹어?’ 이러면 대화할 수가 없다. 얼굴을 보는 즉시 긴장해 버린다. 물론 편한 관계라면 말을 곧잘 한다. 그러나 내가 상대를 편하게 생각한다면 상대는 내가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편하게 대화하면 상대가 무시당했다고 여기고 내가 쩔쩔매면 대화가 중단되고. 결국 사회적 관계는 단절된다. 만나면 상대를 관찰하고 상황에 맞게 말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나보다. 어렵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아스퍼거를 연구하는 학자들도 잘 모르는 듯해서다. 사이코패스에 대해 처음 연구한 사람은 사이코패스였다.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것이다. 아스퍼거인을 모아 연구해볼까 하다가 절대 모일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만두었다. 1) 아스퍼거는 사람마다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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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 항목도 있으니까요...
자신을 직면하고 또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동렬님의 뇌구조가 아름답습니다.
직면이 어려운 발달장애인과의 일상은 버라이어티합니다 ^^
제 아들의 경우에는 "자폐증 스펙트럼"입니다.
제 아들은 언어능력이 확실히 뒤쳐지는 것으로 보아서 아스퍼거는 분명히 아니고, 일반적인 자폐증에 가깝습니다.
아들을 볼 때마다 걱정스러운데, 언어능력이라도 되면 한결 쉬워질 것 같기도 해요.
자폐증의 입장에서는 아스퍼거가 아주 부럽지요.
구조론 아카데미 회원의 대다수가
위의 특징이 있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