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260 vote 0 2023.10.28 (12:17:08)

    앎과 믿음은 비슷하다. 믿음은 게임의 구조에 작동하는 상호의존성에 올라탄다. 상대의 행동에 선제대응할 수 있다. 믿음의 본질이 상호의존성이면 지식은 방해자의 제거다. 두 사람이 간격을 벌리고 상호의존하면 방해자가 끼어든다. 상호의존의 구조 속에서 방해자를 하나씩 제거하여 연결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인간의 진보다.


    안다know는 할수 있다can와 관계가 있다. can은 관貫이다. 파이프 속을 관통한다. 구멍에 숨은 동물을 꺼낼 수 있을까? 원시인은 난관에 부딪힌다. 구멍에 손을 넣고 꺼내려다 손가락을 물린다. 지식know은 곤란항 상황에서 방해자를 극복하고 내부를 관통하여can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canny, ken, cunning으로 알 수 있다.


    생각think도 머리 속을 찌르며 관통한다는 뜻이다. know, can은 꺼내다, 꿰다, 캐다, 깨치다, 깨닫다, 깨어나다, 꿰뚫다에 해당된다. know는 can+on, can+now다. 채집경제는 무언가를 꺼낸다. 땅을 파서 조개를 꺼내고, 나무뿌리를 캐고, 덩이줄기를 캔다. 방해자를 제거하고 감추어진 것을 꺼내서 밖으로 드러내는 것이 지식이다.


    문제가 있으면 답도 있다. 원론적인 답은 알지만 구체적으로 실행하려면 know-how가 필요하다. 원론적인 답을 알고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것은 믿음이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노하우는 지식이다. 지식은 믿음의 구조 안에서 작동한다. 범인은 이 안에 있다고 선언하는 것이 믿음, 구체적으로 한 명을 찍는 것은 know다.


    믿음은 포괄적으로 아는 것이다. 어떻게든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자동차가 고장나면 보험사를 부르거나 카센터로 가면 된다. 대응할 수 있다면 마음은 편안하다. 그것이 믿음이다. 믿음 없는 앎은 지혜가 없는 지식이다. 상호의존성을 아는 것이 진정한 믿음이다. 인간이 신에 의지한다면 동시에 신도 인간에 의지하는 것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52666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43166
6645 마이너스로 통일하라 image 11 김동렬 2011-08-04 17551
6644 이오덕과 권정생에 대한 추측 김동렬 2007-10-06 17547
6643 상생의 정치 좋아하네! 농담하자는 거냐? image 김동렬 2003-03-15 17540
6642 조기숙님 어이가 없수! 김동렬 2004-04-29 17539
6641 펌 .. 노무현 51번 기사처럼 싸우라! 김동렬 2002-10-30 17531
6640 발정난 개새끼들의 정치공학 스피릿 2003-04-16 17528
6639 노무현과 추미애의 시대를 여는 서프라이즈 김동렬 2002-12-16 17525
6638 최병열 등신의 당선을 두손모아 기도하며 image 김동렬 2003-06-25 17517
6637 자기애성 성격장애 image 3 김동렬 2017-09-15 17512
6636 [단상] 목사와 탈레반 image 김동렬 2007-07-26 17507
6635 조조의 리더십 image 김동렬 2011-02-02 17501
6634 Re..오 아다리님 윤카피 2002-11-24 17499
6633 집합론과 구조론 김동렬 2011-09-05 17497
6632 승리의 공식 image 김동렬 2010-12-16 17496
6631 왕따 노무현은 언제나 불안하다 김동렬 2002-11-28 17484
6630 진정한 사랑은 김동렬 2008-11-17 17469
6629 곱하기와 빼기 image 김동렬 2011-07-28 17449
6628 경주 남산의 세가지 보배 image 2005-08-30 17447
6627 병역비리대책회의 사실로 확인 image 김동렬 2002-10-23 17447
6626 펌 - 오마이뉴스 독자란에서 김동렬 2002-11-09 17443